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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빌보드 1위!

세계 최고의 보이밴드 탄생, 빌보드를 점령한 방탄소년단

2018.06.05 정책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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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음악이 좋을 나이였다. 80년대 FM에는 거의 팝송만 나왔다. 휘트니 휴스턴이나 앨튼 존의 노래를 가만히 듣노라면 공중분해되는 느낌이었다. 음악에 매우 집중하던 시기를 그래프로 그린다면 단연코 10대였다. DJ 김기덕이 빌보드 최장기 1위가 16주라 말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남의 일 이었다. 

30여 년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에서 빌보드 1위 가수가 탄생했다. 멜로디를 담은 속보가 전해졌다.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었다. 주인공은 ‘방탄소년단’(BTS)이었다.

20여 년 전, 김범수의 노래가 빌보드 100위 안에 든 적이 있다. 굉장한 일이라 크게 놀랐었다. 그런데 무려 1위였다. 마냥 신기했다. 나만 몰랐던 아이돌, 방탄소년단이 궁금해졌다.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 200 앨범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방탄소년단. (출처=빌보드 홈페이지 캡처)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 200 앨범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방탄소년단.(출처=빌보드 홈페이지 캡처)
 

방탄소년단이 만든 축제분위기는 지난 20일이 먼저였다. ‘2018 빌보드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째였다. 이 상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가장 활동적인 가수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상이었다.

유튜브에서 수상모습과 BTS의 공연을 찾아봤지만, 현지 실황이 궁금했다. 현지 시각으로 오전에 열렸던 시상식을 한 국내방송이 저녁에 녹화 중계했다. 방탄은 톱 아티스트 상을 수상하고도 공연은 하지 않았다. 딸은 그들의 무대를 기다리다 지쳐 잠들었다. 

방탄소년단은 ‘2018 빌보드 어워드’의 마지막 수상자를 발표하기 전 등장했다. 새벽 1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빌보드 역시 그만큼 아껴두는 가수였다. 잠든 딸을 깨우다 결국 혼자 봤다. 공연은 짜릿했다. 마치 금메달을 딴 결승전을 보는 것 같았다. 

‘톱 소셜 아티스트 상’ 수상을 위해 빌보드 어워드에 참석한 방탄소년단.(출처=뉴스1)
‘톱 소셜 아티스트 상’ 수상을 위해 빌보드 어워드에 참석한 방탄소년단.(출처=뉴스1)
   

MC인 켈리 클락슨은 귀마개를 하고 등장해, BTS를 ‘세계 최고의 보이 밴드’라고 소개했다. 시상식장의 열기가 최고로 달하는 순간이었다. 현지의 뜨거운 분위기는 전선을 타고 브라운관에 전해졌다. 이어진 방탄소년단의 무대는 그야말로 끝내줬다.

다채로운 조명과 무대장치, 댄서들이 대거 등장한 다른 가수들과 달랐다. 특별한 장치 없이 온전히 그들의 퍼포먼스만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빛이 났다. 무대가 끝나고도 환호는 쉽게 식지 않았다. 

딸은 방탄소년단의 면모를 이미 알았다. 아니 세계의 10대는 알고 있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 방탄소년단이 나오지 않는 것을 의아하다 말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런가 보다 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 예능을 하지 않으면 인지도를 얻기 힘든 한국 가요계에서 기성세대는 쏟아지는 아이돌 그룹들을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빌도드 차트 1위를 기록한 BTS에게 축전을 보낸 문재인 대통령 (출처=청와대)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한 BTS에게 축전을 보낸 문재인 대통령.(출처=청와대)


어른들만 몰랐다. BTS가 세계적인 가수임은 무수한 기록으로 증명할 수 있었다. 3집의 타이틀곡은 최단 시간에 1억 뷰를 기록했고, 앨범은 발매 1주일 만에 100만 장을 돌파했다. 태국, 말레이시아 등의 동남아부터 시작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아랍권 국가와 프랑스, 독일, 영국, 스웨덴 등 유럽과 미국까지 54개국에 예약 판매됐다. 

특정한 인물이나 원작의 파생 상품을 의미하는 ‘굿즈’는 ‘방탄 효과’를 발휘하며 해외팬들의 역직구로 이어졌고, 베를린 공연 티켓은 9분 만에 매진됐다. 티켓은 현재 환율 최저 73유로(9만1,000원)에서 최고 349유로(43만7,000원)에 팔렸다.

방탄의 세계적인 팬클럽인 ‘아미’는 스밍(스티리밍의 줄임말)으로 음원 순위를 높이고, 굿즈를 사고, 응원가를 불렀다. 방탄의 인기는 ‘팬덤’의 효과도 한 몫을 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80년대, 보이그룹으로 우리나라에서 몹시 인기를 끌던 미국의 아이돌 그룹 ‘뉴키즈온더블록’이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축전을 보내, “방탄소년단의 꿈을 응원합니다. BTS와 함께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팬클럽 ‘아미’도 응원합니다” 라며 팬들까지 챙기는 섬세함을 보였다. 

BTS의 3집이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기록한 후 타이틀곡은 싱글차트 10위에 올랐다. 아울러, 뒤를 잇는 여러 곡이 차트에 올라있다. 외국인들이 BTS에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딸에게 물었다. 딸은, 주저 없이 말했다. 초기 고생했던 방탄 맴버들의 사연을 팬들이 알고 있고, 그런 자신들의 서사를 담은 노래로 인기를 얻으니 방탄은 팬들과 함께 성장했다고 말이다. 물론 이는 중딩의 시선이다. 

전문가들은, 입시나 학원폭력 등에 관한 노래로 10대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아미와의 겸손한 소통과 수준 높은 뮤직비디오, 공연 퍼포먼스 등이 모두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만들었다고 했다. 2013년 데뷔한 이들의 노력이 최고의 결과로 이어진 거다. 성공은 하루아침에 일어난 꿈이 아니었다.

방탄 굿즈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상품들 (출처=네이버 쇼핑몰)
방탄 굿즈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상품들.(출처=네이버 쇼핑몰)
 

BTS는 비영어권 앨범 중 1위를 차지했고 이는 빌보드 역사상 12년 만의 일이었다. 세계 팝 음악계를 선도하는 미국의 빌보드 1위는 세계의 1위였다. 이는 한국 최초의 음악계 금메달을 딴 것과 같이 기꺼이 기분 좋은 일이다. 

한국 대중음악 100년의 역사상 최초의 순간이, BTS의 빌보드 입성 2년 5개월 만에 이뤄졌다. ‘RM, 뷔, 정국, 슈가, 진, 제이홉, 지민’ 일곱 청년의 이름을 불러본다. 이들이 해냈다. BTS는 기성세대 모르게 자랑스러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었다. 




박은영
정책기자단|박은영eypark19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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