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6월! 매해 똑같이 지나고 있는 6월의 시간을 2018년 더욱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이 나섰습니다. 다양한 연령대에 각기 다른 직업과 경험을 가진 정책기자단이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보내는 특별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드릴 텐데요. 이를 통해 보훈의 의미를 되새기고, 보훈의 과거, 현재, 미래를 기대하는 좀 더 색다른 보훈의 달로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정책기자단이 경험한 특별한 호국보훈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실까요?<편집자 주>
“이 분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을까요?” 라는 질문에 아이들이 수군수군합니다. 이곳은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해요’라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초등생 가족 프로그램이 한참 진행 중인 박물관 교육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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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역사박물관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해요’ 수업 모습. |
교련복을 입은 남자 고등학생들이 총을 들고 운동장을 돌고 있는 사진, 여자 고등학생들이 붕대를 감고 있는 장면, 반공 포스터, 삐라까지! 요즘 초등학생들은 좀 이해하기 힘든 풍경이지만, 엄마인 저에게는 추억의 한 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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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질문에 손을 들어 의견을 말하는 황찬우(11세) 초등학생. |
박물관 선생님께서는 “그렇다면 부모님들 시대에는 왜 이런 일들이 있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초등학생들이 생각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우리나라가 남과 북으로 나뉘어 분단이 된 분단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같은 민족이지만 남과 북으로 갈라져 전쟁을 잠시 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한반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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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지도 중 남북의 경계선을 그리고 있는 초등학생. |
“우리나라는 왜 남과 북이 분단이 되었을까요?” 라는 질문을 하자 아이들은 매우 진지한 얼굴로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자신의 생각을 말합니다.
짝꿍끼리 금 그어놓고 지우개 넘어오면 싸우는데 우리나라도 선 하나로 그어놓고 싸우는 것입니다. 북에는 소련, 남에는 미국이 들어와서 서로 싸우게 되었던 상황을 알려주고 휴전선이 그어지게 됐다는 쉬운 설명으로 아이들에게 6.25, 분단에 대해 알려줍니다. 초등학생에게는 가장 친근한 짝꿍의 이야기로 설명하자 금세 이해하는 눈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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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역사박물관 38선 앞에서 평화의 손을 잡은 가족. |
제1전시실을 돌면서 38선 표지판 찾기를 합니다. 고향을 떠나 38선을 넘어가는 가족의 안타까운 심정을 담아 우리 가족의 사진을 찍어 봅니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익숙한 해시태그를 달아보자고 하니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은 #통일_늦기전에 #통일가즈아 #평화_실천하자 를 적느라고 바쁩니다.
요즘 남북정상회담으로 따뜻한 기류가 한반도에 형성되니 그 영향을 받은 우리 가족도 38선에서 밝은 표정으로 평화와 화해 무드의 인증샷을 찍자는 초등 아들의 제안으로 사진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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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을 찾기 위해 가족의 이름을 들고 서있는 중년 남성의 모습. |
“나는 전쟁 때 가족을 잃어버렸습니다…” 라며 잃어버린 가족 이름을 빽빽하게 적은 한반도 지도를 들고 서 있는 한 아저씨의 사진을 제3전시실에서 만났습니다. 그리고 영상을 통해 이산가족을 찾는 감동의 눈물겨운 방송을 함께 보았습니다.
전쟁 이후 30년 동안 헤어져 있었던 사람들이 이산가족찾기 특별방송 때 만나며 오열하는 장면도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방송은 세계 최장기간 생방송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합니다. 무려 138일, 453시간 동안 1189건 방송을 통해 전쟁으로 헤어졌던 가족들이 만나고 또 찾지 못해서 안타까워했다는 내용을 들은 아이들은 깜짝 놀랍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었기에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가족을 찾는 방송을 했을까 궁금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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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전시. |
요즘 초등학생들은 6.25 전쟁과 그 이후의 어려웠던 삶을 살았던 부모 밑에서 그 이야기를 종종 들으며 자란 부모의 자녀들입니다. 어찌 보면 부모도 6.25 전쟁을 직접 경험한 세대가 아니기에 들었던 풍월만 있을 뿐 아이들에게 경험한 것을 들려줄 이야기가 많지는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요즘 학생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늘 남과 북은 갈라져 있었고, 같은 민족이라는 생각도 별로 들지 않을 정도의 거리감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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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통해 유럽까지 기차로 연결되어 있는 불빛. |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들에게 남과 북의 분단 현실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는 채로 둔다면 한반도의 평화는 기대하기 어렵겠지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한반도에 평화가 이뤄지고 통일이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라고 묻자, 아시아의 기찻길이 모두 뚫려서 유럽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떠들썩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아이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 오히려 지금 서로 휴전선을 지키느라 쓰는 돈을 다른 곳에 쓸 수 있다, 북한의 자원을 이용해서 돈을 벌 수도 있다는 둥 손을 들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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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 전시된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
전 세계가 하나 되어 움직이는 시대에 원래 한민족이었던 작은 반도국가 대한민국은 같은 민족끼리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협력하고 평화의 길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무엇보다 그 당시 아픔을 몰랐던 초등 아이들에게는 시간여행을 통해 왜 우리가 분단되었는지, 왜 형제끼리 총을 겨눴어야 했는지 조금이나마 생각해 본 계기가 되었습니다. 초등 4학년 아들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에 주목합니다. 반짝이는 금이 너무 멋지다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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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평화를 위해 쓴 초등생 가족의 다짐. |
하지만 금빛 보다 더 찬란한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꿈꾸며 평화를 위해 자신이 할 일을 잠시 생각해보는 초등 아들은 자신이 역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통일과 관련된 정보를 찾아본 적은 많지 않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스스로 통일과 관련된 기사를 찾아보고 파일에 스크랩하면서 관심을 먼저 늘려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저 또한 아이와 함께 평화와 통일에 관한 책을 찾아서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이런 평화와 통일에 대한 관심과 의식의 변화가 우리 가족부터 시작된다면 적어도 다른 나라에 의해 내 나라의 평화를 빼앗기지는 않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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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평화를 다짐하는 선언서와 평화의 물병을 표현하는 아들 모습. |
아직은 어린 초등학생이지만,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하면서 나라에 대한 사랑을 키우고, 평화 통일을 준비하는 아이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던 6월의 어느 날!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의 호국보훈은 평화를 지키지 못했을 때 일어났던 굉장히 불행한 역사를 간접 경험하면서 더욱 소중한 평화의 의지와 나라 사랑에 대한 열정을 불타오르게 했던 특별한 경험이었답니다. 아이의 평화를 향한 작은 다짐 한 걸음은 미래 한반도 평화를 기대하는 행복의 시작 아닐까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조성희 purejo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