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철거 지역에서 혼자 살던 7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지난 2일 오후였다. 광주시 하남동 한 주택에서 잠옷을 입고 있던 박 모(74) 씨는 침대에 반듯이 누워 숨진 채로 사회복지사에게 발견됐다. 집은 TV만 켜져 있을 뿐 외부인의 출입 흔적은 없었다.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 뉴스가 있다. 어린 아이들의 사고와 어르신들의 고독사다. 슬픔을 넘어선 공허한 감정이 차오른다. 엄마와 시어머니가 혼자 계시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자주 연락하거나 찾아 뵙지 못해 늘 죄송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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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늘고 있는 노인 및 독거노인 추이.(출처=보건복지부) |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의 ‘고독사’는 쉽지 않은 사회문제가 됐다. 최근 5년간 65세 이상 무연고 사망자가 2배 이상 증가했다는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2017년, 전체 독거노인 수는 134만 명으로 5년 전보다 23만 명이 증가했으며, 65세 이상 무연고 사망자는 2배 이상 늘었다. 한 해 평균 300여 명이 홀로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독거노인의 고독사는 대부분 건강 악화에서 시작됐으며, 이는 노인빈곤과도 연결돼 있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제 때 적절한 의료지원을 받지 못해 고독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 1위를 기록한 불명예를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다. 갈수록 독거노인 인구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들은 소외감과 빈곤, 질병의 고비 사이에서 위태롭게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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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외로움이 독거노인 생활상 어려움의 46%를 차지했다.(출처=한국보건사회연구원) |
이에 정부는 만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하위 70%에게 월 최대 20여만 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해 왔다. 이는 혼자 계신 어르신들께 병원비와 약값을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기초연금은 소득과 재산을 환산한 금액을 합친 소득인정액 수준에 따라 기초연금 수급 여부가 결정된다. 올해 1월부터 단독가구는 월 소득 131만 원, 부부가구는 209만 원 이하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으며 해당 주민센터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기초연금 수령액은 전년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조금씩 오르고 있었다. 이에 지난해 20만6,050원이던 기초연금 급여액은 올해 4월부터 20만9,960원으로 인상됐으며, 9월엔 25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까지 기초연금을 30만 원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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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독거노인 중 돌봄 기본서비스를 받는 대상자 현황.(출처=보건복지부) |
지난해 기초연금 수급자는 모두 487만 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가입자는 53만 명으로 역대 최대였지만, 기초연금을 신청하지 않거나 주소지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초연금이 노인 빈곤과 소득 불평등 완화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이 2일 발간한 ‘기초연금 도입 전·후 노인빈곤 실태분석’에 따르면, 기초연금의 빈곤 완화 효과는 2014년 8.2% 포인트, 2015년 11.1% 포인트, 2016년 11.8% 포인트로 꾸준히 늘었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지금의 어르신들은 국가발전에 기여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노후는 준비할 수 없었던 세대다. 또한 부모와 자식을 위해 몹시 헌신한 세대이기도 하다. 이에 노인들의 기초연금은 젊은 세대에게 자비심을 구하는 것이 아닌 당연한 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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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지급 이전과 이후 노인 빈곤율 감소효과.(출처=한국보건사회연구원, 통계청) |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독거노인 가구는 140만5,000명에 이른다. 보건복지부는 이 가운데 빈곤에 시달리거나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관심 필요집단’은 45.6%인 64만1,000명 정도로 보고 있다.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돌봄의 확대 역시 병행돼야 할 필요가 이다.
해마다 늘고 있는 취약 독거노인 중 수급자를 더 끌어들이기 위해 선정기준은 낮추고 지급액은 늘린다는 정부의 방침에 마음이 포근해진다.
기초연금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해당 주민센터나 보건복지부 기초연금 사이트(http://basicpension.mohw.go.kr/Nfront_main/index.jsp)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어르신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이뤄진 세상을 살지만, 우리도 결국 늙고 쇠약한 몸으로 살아가게 될 거다. 그 시기와 와도 서러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웃과 가족의 돌봄, 그리고 국가의 복지를 통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