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전통 의상을 입은 여대생(Primrose Amornlerdpisan)은 간단한 한국어와 함께 포도송이 해초의 효능을 설명했습니다. 여성이 가장 원하는 항산화 효과가 있다는 ‘카울러 파 브라이트닝 크림’을 보니, 저도 모르게 눈가 주름을 매만지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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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울러 파 브라이트닝 크림(Caulerpa Brightening Cream)을 보여주는 태국 여대생(Primrose Amornlerdpisan 씨). |
또한 브레인 스위트 젤리(Brain Sweets Gummy)를 바르니 그녀가 말한 행복과 아름다움이 입안에서 숨쉬는 것 같아 황홀했습니다. 민물고기에서 추출한 고품질의 콜라겐에 라벤더와 레몬밤 향기가 가득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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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여성발명왕 엑스포에서 다양한 부스로 태국의 발명 세계를 표현한 주역들. |
지난달 28일부터 7월 1일까지 여성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탄생한 발명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던 ‘2018 여성발명왕 엑스포’ 이야기입니다.
특허청(청장 성윤모)이 주최하고, 한국여성발명협회(회장 윤명희)와 한국발명진흥회(회장 구자열)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행사는 중국, 프랑스, 태국, 잠비아 등 전 세계 27개국 160여 명의 여성 발명인들이 한국을 찾아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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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여성 발명왕 엑스포 개막식. |
그동안 ‘대한민국 세계여성발명대회’ 및 ‘여성 발명품박람회’ 라는 이름으로 만났던 이 행사는 올해 ‘2018 여성발명왕 엑스포(EXPO)’ 라는 큰 규모의 모습으로 성장했는데요!
국내외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모든 여성 발명인들의 위용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발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특히 여성의 섬세한 감성과 가사, 육아 경험들은 우수한 발명품을 창출한다!’ 라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시 섹션은 총 4개로 이뤄졌습니다. 주요 기업이 참여한 기업관, 마음을 모아 탄생한 공동관, 개인의 역량을 보여주는 출품관, 각종 해외에서 참여한 해외출품관으로, 발명의 주체에 따라 기발한 상상의 세계를 탐독할 수 있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해외에서 온 여성 발명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는 건 흥미로운 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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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생활발명코리아 대통령상 수상자 나예선(이동식분리수거함, 왼쪽) 씨와 2017 생활발명코리아 대통령상 수상자 홍시연(오토타월장) 씨. |
발명은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우리가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바로바로 반영한 분들이 바로 여성 발명인이었죠!
필요가 쓸모를 만든다는 다짐을 연거푸 하던 날이었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분리수거 날마다 아쉬웠던 마음을 다시 상기하게 되었고, 수건, 칫솔 등 욕실에 주르륵 놓여져있는 비품을 볼 때마다 답답했던 때를 만나기도 했죠. 해결사처럼 말끔하게 정리해준 분들이 바로 대통령상의 주인공이었습니다.
‘나도 발명에 도전해 볼까?’ 이런 무모한 상상도 해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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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미조(YEOMIZO)’ 브랜드를 만든 조영미(왼쪽 사진 왼쪽) 씨. |
생활 속 민화그림에서 ‘매, 소나무, 장석’에서 영감을 받아 고유의 문양을 탄생시킨 ‘여미조(YEOMIZO)’ 브랜드의 조영미 씨가 펼친 전통예술의 세계는 놀라웠습니다.
용맹, 영웅의 기상인 매를 통해 복을 얻고, 경복궁 근정전의 단청문양을 소나무 형상으로 자아내어 장수를 기원하고, 고가구에서 사용한 장석과 경첩을 빗장(열쇠)처럼 그려내어 풍요를 누릴 수 있도록 한 정성이 고스란히 묻어났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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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열쇠) 형상으로 한 장석 디자인과 ‘매, 소나무, 장석’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방향제. |
‘여미조(麗美造)’ 브랜드는 고움과 아름다움을 의미하고 고유 전통문양을 현대화하는 대한민국 문화제품개발 전문기업입니다. 디자인 개발에서 제조 기반까지 갖춘 ‘여미조’답게 생활 곳곳에서 전통을 만나도록 온 마음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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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여성발명왕 EXPO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자개 작품과 미니어처. |
옛 할머니 댁에 놀러가면 방안 곳곳에 향기가 배어있었습니다. 자개와 나전칠기에서 묻어나는 그 잔향 기억나시나요? 박람회를 걷다가 그 향기에 걸음을 멈췄습니다. 3대를 이어온 전통 자개명장 이영옥 아티스트의 진주쉘(JINJOOSHELL)입니다.
영롱한 빛을 가진 조개를 이용해 기물을 장식하는 자개는 인공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천연의 품위를 보여주었습니다.
화장품 브랜드 ‘후’와 루이비통, 국민카드 등과 콜라보한 자개의 상품들도 인상적이었죠. 산업분야와 함께한 전통의 가능성에 눈을 뗄 수 없더군요. 꾸준히 혁신을 거듭하는 한국 고유의 문화들도 하나의 발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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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 디자인 글래스의 양파로 만든 작품을 살펴보는 성윤모 특허청장(왼쪽). |
놀랐습니다. 양파가 이렇게 아름다운 채소였다는 걸. 아름다운 순간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하는 신정 디자인 글래스(SHINJUNG DESIGN GLASS)의 작품입니다.
플로리스트였던 신정옥 대표는 양파, 옥수수 등의 식재료는 물론이고, 아름다운 꽃, 식물들의 아름다움이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예술을 발견했습니다. 야채와 같은 식물 안에 숨겨진 문양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물이 식물의 맥 하나하나를 타고 올라가는 삼투압 원리를 활용해 색을 품어낸 각종 생활 물건들을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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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 디자인 글래스는 아트뿐만 아니라 접합유리로써의 내구성도 지녔다. |
일상에서 만나는 다양한 가구에서부터 욕실 유리와 같은 곳에도 자연을 담아낼 수 있게 됐죠. 무엇보다 이렇게 이 접합유리를 사용하게 되면 기존의 방탄유리라고 하는 견고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식물이 유리와 유리 사이에 들어가 접합이 되므로 우리 집 전체가 안전한 지점이 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아트-발명 분야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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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여성발명왕 엑스포의 비전을 이야기하고 있는 성윤모 특허청장과 특허청 마스코트의 모습. |
주로 생활 속 불편함에서 출발하고, 여성의 섬세한 예술적 감성에서 창출되는 여성 발명품의 뿌리! 같은 여성으로서 끊임없는 여자들만의 수다를 즐기고 온 날이었습니다. 그것도 ‘발명’을 계기로 말이죠!
부스 하나하나 호기심을 보여드릴 때마다 엄마, 이모, 언니처럼 따스하게 맞이해준 분들이 떠오릅니다. 어쩌면 그런 것 아닐까요? 보통의 시간들 하나하나 애정으로 보살폈던 여성의 마음이 ‘발명품’으로 꽃을 피웠단 생각이 듭니다. 내년 여성발명왕 엑스포에선 또 어떤 여성의 드라마가 펼쳐질지 사뭇 궁금해지네요! 어쩌면 당신이 그 주인공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노마드 소울이 가득합니다. 어디서든 배울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