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 속에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는 있지만, 창업 도전을 망설이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해보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서 포기하는 것이죠. 많은 청년들은 창업의 걸림돌이 ‘자금’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청년창업자들을 위해 사업계획 수립부터 사업화까지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받을 수 있는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국에 5곳이 운영되고 있고, 올해 지원이 확대돼 12곳이 새로 생길 예정입니다.
청년창업지원사업을 통해 평범한 청년에서 아트디자이너 겸 청년창업 CEO로 주목받고 있는 이언(28) 작가를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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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이언 작가를 만나다. |
이 작가는 지난해 9월, 전남 담양에 창고형 카페를 오픈했습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졸업 석 달을 앞둔 시점입니다. 그가 사업을 위해 발로 뛰어 찾아낸 곳은 오래 전 폐허가 된 낡은 창고였습니다.
누구도 찾지 않는 200평 창고 안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몇 달간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옷을 입혔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하나둘 전시했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대부분 제가 했어요. 매장 자리를 찾다가 폐창고를 본 순간 느낌이 왔어요. 팝아트 디자인 상품을 카페에서 판매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돈 한 푼 없이 청년지원사업 비용을 밑천 삼아 시작한 카페는 오픈 10개월 만에 어마어마한 카페로 성장했습니다. 게다가 이 작가가 개발한 ‘붓튀김(Brush Splash llustration)’ 디자인 상품은 젊은이들의 취향을 저격해 순풍에 날개 달린듯 판매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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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지원사업으로 승승장구 중인 이언 작가의 팝아트 작품. |
그냥 인물 그리는 게 좋아 독학으로 미술을 배운 이 작가는 팝아트 작가로 활동 중 자신만의 붓튀김 그림 기법으로 기술특허도 취득했습니다. 생활소품을 디자인과 믹스한 작품을 재미삼아 SNS상에 하나둘 올렸던 것이 나중에는 팬까지 확보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전시를 목적으로 붓터치 기법을 홀로그램화한 디자인이 자신만의 노하우로 인정되자 여기저기서 불러주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창업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자신을 잘 포장해 마케팅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뭐든 꾸준히 하면 기회가 옵니다. 저는 SNS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20대 청년이 카페를 차리니 주위에서는 ‘부모 잘 만나서 좋겠다’며 곱지 않은 시선도 보냈습니다. 하지만, 이 작가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은 자수성가형입니다.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그림도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 장남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에 이 작가는 디자인으로 성공해 보고자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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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전통 한지를 응용해 한국적인 팝아트 디자인을 만들었다. |
“대학 3학년 때부터 창업에 뛰어들었어요. 팝아트가 떴을 때 저는 디지털로 그림을 그려 무작정 웨딩의 거리를 찾았습니다. 웨딩포토에 제 팝아트 패키지를 아이디어로 제안했는데, 다들 외면하더군요. 그중 한 군데에서 저를 인정해주셨어요. 저의 성실함을 보신 대표님의 추천으로 전주로 스카우트 됐구요.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지 관련 상품을 만들어 주다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적인 팝아트에 관심이 생겼구요. 그때부터 한국적 기법을 살린 붓튀김이라는 콘셉트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사도 술술 풀어내는 이 작가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습니다.
“3년 전만도 라면에 고시원을 전전했어요” 이언 작가는 청년창업지원금이 없었다면 지금의 본인도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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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인기상품인 디퓨저, 청년창업지원금으로 개발했다. |
“운 좋게 지인을 통해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알게 됐습니다. 입교 후 제가 구상한 사업의 트레이닝을 받고 1억3천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구요. 제 사업 노하우와 청년 사업가의 기질을 읽은 전남도청 등에서도 추가로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청년창업지원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아 안타깝다는 이 작가는 자신이 지원받은 자금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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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전시실이자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담양 노매럴. |
카페 안에는 이 작가의 작품이 모두 바닥에 놓여 있습니다. 홀로그램을 이용한 작품이라 손으로 만져보고 손전등도 비춰보라는 의도였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비비안리를 비롯해 제임스딘, 마틸다, 도끼 등 익숙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아기자기한 손거울부터, 담배케이스, 다이어리, 디퓨저까지 독창적인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카페 수입의 일등공신이 되고 있는 ‘랜덤 선물박스’ 또한 이 작가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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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도끼의 이미지를 잘 표현한 이언 작가의 팝아트 작품. |
이 작가는 자신의 창업 작품 첫 판매처로 이국적인 아트 도시로 뜨고 있는 ‘담양 메타프로방스’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오가는 곳을 아트숍으로 연결해 볼거리와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팝아트를 생활용품에 접목하자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고작 10개월 된 카페 안에는 이 작가의 팝아트 작품을 보고 신기해 만져보고, 또 구입하는 손님들이 많아졌습니다. 매출도 엄청나게 늘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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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작가의 작품은 누구나 만져보고 빛을 비추며 체험할 수 있다. |
사실 ‘이언’이라는 이름도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의미에서 본인이 직접 지은 이름입니다.
“전 항상 목표를 정해놓고 달려갑니다. 저의 20대 마지막 꿈은 LA에서 제 작품을 전시하는 것입니다. 꼭 이룰 거예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현숙 happy046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