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전세계적으로 교육열이 대단한 나라다. 그 어느 나라도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다. 그래서 이룬 것도 많지만 간과할 수 없는 부작용도 많다.
새로운 정부의 출범 때마다 교육제도도 함께 개편되어 나갔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나에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어느덧 아이들이 중·고등학생이 되니 그 누구보다 교육과 관련된 정책과 제도들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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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공교육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대입제도가 제대로 개편되어야 한다.(사진=뉴스1) |
내년이면 입시생이 되는 고2 딸아이는 특목고에 진학했다. 입학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 6개월이 지났다. 아이는 학교에서 각자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본 토대를 제공해주고 있어 학교생활이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특목고에서도 대학입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며 더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오히려 특목고는 내신을 따기가 더 어렵고, 학과공부 이외의 다양한 활동 등이 일반고보다 많아 에너지가 분산되기 쉬웠다. 결국 입시는 일반고나 특목고 모두에게 쉽지 않은 청소년들의 고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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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입제도 개편안은 현 중3 학생들부터 적용된다.(사진=뉴스1) |
자녀를 낳아 기르고 양육하는데 1인당 3억 원이 든다는 뉴스 보도는 실제 현실이었고, 이러한 현실은 저출산율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입시중심의 공교육은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그래서 대학입시의 현실은 고통스럽고 불편하기까지 하다.
입시를 경험한 부모라면 입시가 얼마나 피를 말리고 힘든 여정인지 공감이 갈 것이다. 수천 가지나 되는 입시전형부터 그 어려움을 느끼게 해준다. 내 아이의 입시를 잘하려면 여러 전형을 제대로 알고 내 아이에게 맞는 전형을 선택해야 하는데 여기서부터 학부모들은 막힌다.
입시가 목표인 공부이다 보니 고등학교 공부에 대한 선행이 이뤄지고 있다. 아무리 선행금지를 법으로 정하고 못하게 해도 쉽게 실현되지 않았다. 여러 과목 중 유독 수학 선행의 광풍이 불면서 이미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고등수학을 여러 번 돌리는 기현상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거기에 더해 영재교육, 과고와 외고 등 특목고 진학을 위한 사교육 시장의 열기도 대단하다. 이제 우리는 쉽게 만들어지는 영재를 주변에서 목격할 수 있다. 엄마의 주도면밀한 계획과 아빠의 경제력, 아이의 지구력과 끈기가 만나 비범한 아이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얼마 전 EBS 다큐프라임에서 방영된 교육대기획 ‘대학입시의 진실’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대학을 가는 것이 얼마나 힘겹고 처절한 몸부림인지 낱낱이 확인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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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이 서울 서초구 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에서 대입제도에 대한 국민대토론회가 개최됐다.(사진=뉴스1) |
문재인 정부에서는 많은 사회적 문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현 대입정책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모두가 바라고 원하는 대입제도개편을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발족해 국민대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26일부터 2022년 대입제도개편 시나리오 토론회가 4개 지역에서 열렸다. 발의된 4개의 의제를 통해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야할 대입제도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대입개편안의 공론화 의제 4가지 시나리오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을 45% 이상 선발하고 수능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것, 수시와 정시 비율을 대학자율에 맡기고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면 전환하는 것, 수시와 정시 비율을 대학 자율에 두고 수능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것, 수능위주전형 확대 및 학생부 전형 균형과 수능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것 등 네 개의 안으로 되어있다.
사실 4가지 시나리오 중에서 어느 하나만 고르기는 쉽지않다. 다만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대입선발 방식에서 벗어나 공교육이 살아나고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이 입시에만 쓸모있는 것이 아닌 이 사회, 이 나라, 이 세계를 살아가는데 유용하게 이용하고 적용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학문이 되길 바랄 뿐이다.
제대로 된 학문을 공부하고 그것에 대해 누구나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방식으로 평가해, 열심히 노력했다면 그 노력이 무시되지 않는 입시제도가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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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아이를 위한 대입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사진=뉴스1) |
현재 중3 부터 적용될 2022년 대입개편은 단순히 대학의 학생 선발 과정을 넘어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할 근본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중학교 2학년인 필자의 아들에게 적용되는 새로운 대입제도개편이기에 더욱 더 관심이 간다. 이번 대입개편안의 대국민 합의를 통해 우리는 대학입시 제도를 공정한 시스템으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 꼭 그렇게 되길 학부모로서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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