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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단축 덕분에 아버지를 되찾았다

<노동시간 단축이 가져온 일상의 변화 ②> 중견기업 직장인

2018.07.19 정책기자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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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 아버지는 토요일에도 어김없이 회사에 출근했습니다. 게임을 좋아했던 저는, 아버지가 출근하면 몰래 게임을 즐기곤 했습니다. 아버지가 퇴근하는 오후 3시쯤 다시 컴퓨터를 껐지요.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 아버지는 격주로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토요일에 출근했습니다. 월~금요일 출근도 힘들어 보이는데, 토요일까지 근무를 계속했습니다.

아버지 회사 사무실 내부.
아버지 회사 사무실 내부.
 

7월 첫 주 토요일, 오늘도 아버지가 출근하는 줄 알았는데 오전 10시가 지나도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 연차 쓰셨어요?” 라고 물었더니 아버지의 기분좋은 대답이 들려왔습니다.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돼 우리 회사도 7월부터 토요일에 출근하지 않는다.”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7월 1일, 우리 사회에 또 하나의 큰 변화가 일어난 셈이죠.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현행 주 68시간에서 최대 주 52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한, 노동시간 단축(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이 시작됐습니다. 따라서 현재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지난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를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기업에서 노동시간 단축이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 규모별로 시행시기를 완화했기 때문인데요. 50인~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 5인~49인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부터 적용됩니다.

근무 중인 필자의 아버지 모습
근무 중인 필자의 아버지 모습.


아버지 회사는 50인~299인 사업장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2020년에 적용됩니다. 하지만 회사 복지차원 및 정부 방침을 따르기 위해 7월부터 전면적으로 주 52시간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노동시간 단축은 단지 아버지 회사에 주 5일제 근무를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월 1회 연차휴가 사용까지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른바 노동시간 단축이 ‘사내 복지’ 라는 알을 낳은 셈입니다. 토요일 근무와 연차휴가 사용으로 인해 생긴 공백은 신입사원 공고를 통해 충원하기로 했습니다. 청년들에게는 노동시간 단축이 또 하나의 기회가 됐습니다.

노동시간 단축이 시작되자 직원들의 반응은 매우 뜨겁습니다. 금요일이나 월요일에 연차를 사용하면, 2박 3일간의 단기 여행, 해외 여행을 계획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주말에 가족들과 놀러갈 수도 있구요.

아버지 회사 직원들
회사 직원들.
 

아버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토요일 오전에는 회사에 계셨던 아버지가, 주 52시간을 맞아 토요일에도 휴식을 취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토요일 아침에 온 가족이 모여 밥을 먹곤 하는데요. 토요일에 집에 있는 아버지와 함께 온 가족이 뒷산에 올라갔습니다. 그동안 일요일에 등산을 하면, 월요일에 바로 출근하게 돼 피로도가 꽤 쌓였지만, 이제 토요일에 등산을 하면 일요일에 쉴 수 있기 때문에 아버지가 좋아하는 등산도 부담없이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토요일 아침, 어머니와 아버지가 뒷산에 올라갔습니다.
토요일 아침, 어머니와 아버지가 뒷산에 올라갔습니다.
 

오랜만에 부자가 함께, 가족과 함께 걸어가는 산길.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대기업이 아닌 아버지 회사에서 노동시간 단축이 바로 시행될지는 몰랐습니다.

야근이나 주말 근무 등 무리한 노동 대신, 휴식이 있는 노동을 선택하면 근무의 효율성이 늘어나고, 이는 기업의 입장에서 바로 이익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회사와 근로자 모두에게 윈-윈(win-win)입니다.

아버지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돼 행복합니다. 저도 아버지와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조수연
정책기자단|조수연gd8525gd@naver.com
그분이 말했던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는 대학생입니다.
왠지 지금은 그 세상이 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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