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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단축 그 후, 협력업체 분위기

<노동시간 단축이 가져온 일상의 변화 ③> 협력업체 중견관리자

2018.07.23 정책기자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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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 직장생활 20년차에 접어든 중견관리자이다. 지난 1월,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었다. 내가 상대하는 고객은 유통업체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나는 유통업체 파트너인 협력업체 직원으로 현재 유통업체 사무실에 파견 나가 근무하고 있다.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 단축(출처=KTV)
법정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확정했다.(출처=KTV)
 

얼마 전 본사에서 이메일로 주 52시간 근무를 준수하라는 지침을 받았다. 본사 근무 직원들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7월 1일부터 정시 퇴근하고 있다. 우리 업체의 파트너인(계약관계상 갑의 위치에 있는) 유통업체도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무실 중앙 벽면에 내걸린 시계가 오후 6시 정각을 가리키면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우르르 몰려나간다. 마치 회식 날 분위기와도 같다.   

을의 입장에 있는 우리 직원들은 어떨까? 아직은 좀 갑의 눈치를 살피는 것 같다. 물론 계약서상에 표기한대로 근무 조건을 지키면 된다지만 계약관계로 맺어진 협력업체의 입장에선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다만, 본사나 파트너 업체들이 지금과 같이 정시에 퇴근하는 분위기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사회 분위기가 그런 방향으로 무르익는다면, 협력업체인 을의 입장도 마냥 눈치만 보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사무실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출처=KTV)
사무실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출처=KTV)
 

실제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사무실 분위기가 확 달라진 면도 있다. 먼저,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가 향상되었다. 예전처럼 야근하면 그만이라며 근무 중 담배나 커피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줄었다. 커피를 마시더라도 각자 책상으로 가지고 와서 일을 하면서 마신다. 근무시간 내에 업무를 끝내야 가벼운 마음으로 정시에 퇴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 효율성 또한 향상되고 있다. 직원들은 주간 단위로 각자 할당된 업무에 맞춰 시간을 기록한 이른바 ‘타임 리포트’를 관리자에게 제출한다. 자신에게 할당된 업무를 완료하는 데 필요한 예상시간 대비 소요시간을 기록한 기록지다. 관리자는 팀원들의 주간 타임 리포트를 보면서 업무가 고르게 배정됐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관리자에게 타임리포트 제출
직원들은 관리자에게 타임 리포트를 제출한다.
  

정시 퇴근으로 저녁시간이 여유로워졌다. 나는 그동안 차일피일 미뤄뒀던 영어학원에 등록할 예정이다. 영어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저녁 여유시간이 불규칙해 결강하는 일이 잦거나, 새벽반에 수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학원이 끝나면 곧장 귀가해서 가족들과의 저녁도 즐기고, 가까운 공원에 가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선진국에서나 가능한 일인 줄로만 알았던 저녁이 있는 삶이 지금 내 눈앞에 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윤혜숙 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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