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아버님은 편의점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어머님은 식당 사장님이십니다. 두 분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많은 타격을 입는다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자영업자들입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확정되면서 이로 인한 부담은 어떠실지, 어떻게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서 직접 찾아가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편의점을 갔습니다. 친구 아버님이 처음 편의점을 연 2016년 당시 최저임금은 6030원이었다고 합니다. 2017년 6470원으로 오른 최저임금은 2018년 올해 7530원, 2019년 내년은 8350원으로 오릅니다. 2017년까지는 인상률이 크지 않았지만 올해 처음 7000원대로 올랐고, 내년에 다시 8000원대로 올라 인건비 상승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았습니다.
아버님은 “올해 들어 주말 오전에 직접 가게에 나와서 근무하는 시간을 늘렸다”고 말씀하시는데, 아무래도 인건비 부담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도 아버님은 내 가게를 위해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 일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믿고 계셨습니다.
“아르바이트생도 누군가에게는 귀한 자식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사장이나 아르바이트생이나 먹고 살자고 하는 것입니다. 최저임금이 올라 부담이 된다고 그걸 안주겠다고 하면 남의 집 귀한 자식들이 먹고 살 수가 없게 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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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아버지가 운영하는 편의점. |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갈등으로, 일부 고용주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모두 받아가는 아르바이트생의 일자리를 없애거나 돈 많이 받는 만큼 가혹한 근무조건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씀드리자 “내 자식들도 다른 곳에서 똑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일인데, 그럴 수야 없죠. 아르바이트생에게도 정당한 임금과 대우를 해줘야 사회가 점점 그런 방향으로 흘러갈 것 아닙니까.”라고 반문했습니다.
친구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도 가봤습니다. 저녁식사 즈음이어서 주방은 매우 바빴는데요. 잠시 짬을 내 인터뷰에 응해준 친구 어머니는 “올해 갑자기 1000원 넘게 최저임금이 인상 될 때는 사실 놀랐다”고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감을 솔직히 말씀해주셨습니다.
“다행히 올해는 임대료를 안 올리는 해라 운좋게 넘긴 것 같다.”는 어머님은 자영업자들에게 “카드 수수료 부담을 없애고, 건물주 위주로 책정되는 임대료만 제대로 잡아준다면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이 어느 정도 사라질 것“이라며 필요한 정책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저도 정책기자단답게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방법에 대해 어머님과 좀 더 긴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자영업을 하시는 친구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 ‘상생(相生)’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함께 가면 멀리 갑니다.’라는 말은 이럴 때 필요한 말이 아닐까요. 함께 멀리 가기 위해 어렵지만 당당하게 길을 열어가고 계시는 부모님들께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 자영업 소상공인 최저임금 지원책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년에도 3조 원의 자금을 투입, 일자리안정자금을 집행하기로 했습니다. 근로장려금도 3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2017년 기준 166만 가구에 1조 2천억 원 지급했던 것을, 내년에는 334만 가구에 3조 8천억 원 규모로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근로장려금을 받는 334만 가구는 전체 가구의 17%를 차지해 자영업자들도 상당수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분이 말했던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는 대학생입니다.
왠지 지금은 그 세상이 온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