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일 줄어든 595일의 군복무 임무를 받고, 막내동생이 8월 6일 육군현역병으로 입대를 했다. 국방개혁이 아주 가까이에서 체감되는 순간이었다.
국방부는 병 복무기간을 17년 1월 3일 입대자부터 적용해 최대 3개월을 단축한다. 이에 따라 육군·해병대는 21개월에서 18개월로, 해군은 23개월에서 20개월로 줄어든다. 입대시기에 따라 복무기간에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2주단위로 1일씩 단계적으로 단축한다.
입대 날짜를 받아두고 다소 어수선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군복무 단축 날짜를 알려준 건 도리어 군대에 있거나 제대한 동생의 친구들이었다. 동생 친구들은 앞다퉈 동생의 군복무가 42일 단축되었음을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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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진종현(아랫줄 왼쪽에서 3번째)과 군복무를 성실히 수행중이거나 끝마친 친구들. |
동생은 동기들 평균보다 반년에서 1년 정도 입대가 늦어졌다. 휴학도 그만큼 길어지고, 가족들도 걱정이 커지기 시작했다.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입대 지원에 실패하기를 몇 달,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낸 건 동생이었다.
군대를 가겠다는데도 입대 여석이 없는 군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가까스로 군 입대 날짜를 받아들고 접한 42일 단축근무 소식은 늦어진 군입대에 짧은 단비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입대시기를 맞추면 학생의 경우 한 학기의 휴학을 더하지 않고도 복학에 유용하게 시간을 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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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개혁2.0에 따라 줄어든 군복무 기간 |
입대가 늦어질 땐 가족 모두 애타는 마음으로 동생에게 채근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동생이 어려서부터 군대는 꼭 가야한다는 입장을 피력하셨다. ‘신체에 문제가 없는 대한민국 남자라면’이라는 이유는 기본이었고, 누나 둘 있는 막내라 자칫 응석받이가 될까봐서도 군대는 꼭 가야한다는 생각이셨다.
아직도 앳된 얼굴의 동생이 밤톨같이 머리를 자르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영을 한다. 청춘의 한 페이지를 군대에서 보내기 위해 떠나는 동생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쩔 수 없이 애잔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 빨리 군대에 못가서 애가 탔던 부모님도 마음이 한없이 무거워지는 것은 매한가지.
동생이 입영날짜를 받아둔 다음부터 이래저래 걱정이 커졌다. 군대에서 별 탈 없이 무사히 보낼 수 있어야 할 텐데, 이렇게 더울 때 가서 얼마나 고생할까 등등 걱정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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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 복무기간 변화 과정 |
그런 누나에게 동생은 “요즘 군대 월급도 올랐대. 너무 걱정하지 마. 어디서든 나 잘 할 수 있을거야.”라며 도리어 위로를 건넸다. 군 입대를 앞둔 동생에게 동생 친구들은 “그래. 42일이나 군복무 줄어들었잖아. 그게 어디냐.”라며 군복무 단축을 위로의 말로 삼았다.
동기 중 가장 빨리 군대를 다녀와서 이제 막 전역을 한 친구들은 혜택이 이제야 생겼음을 아쉬워했고, 아직 군복무 중인 친구들은 다만 며칠이라도 군복무 기간이 줄어드는 것에 아쉽지만 만족해했다.
20대의 어리고 젊은 청년들이 군복무를 하는 부담이 조금이라도 줄어드는 것에 반가움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학업과 취업의 부담까지 짊어져야 하는 청년들이 어쩌면 가장 부담스러워 할 관문 중에 하나인 군대에서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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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훈련소에서 마지막 인사중인 동생. |
병 복무기간이 단축되더라도 현대전 양상의 변화에 발맞춰 과학기술군으로 정예화하고, 첨단전력을 증강하여 숙련도가 필요한 보직은 부사관으로 대체하며, 병사들이 전투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비전투 임무를 최소화 하는 등 종합적인 개혁을 통해 전력은 오히려 강화한다고 한다.
이제 군인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군복무 단축을 포함한 군인 복지와 병영문화 개선을 담고 있는 국방개혁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군 장병 하나하나는 모두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자 형제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어릴 적 얼굴이 겹쳐 보이는 동생의 얼굴을 뒤로하고, 자꾸 눈물이 맺히는 걸 가까스로 참아본다. 사랑하는 우리 막내 진종현! 그리고 이 무더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군 장병 모두, 건강한 입영시기를 보낼 수 있길 마음을 다해 기원한다. 이 청춘들의 군생활을 누구보다 지지하고 살펴줄 수 있는 우리 정부가 되길!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진윤지 ardentmithr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