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 반짝이는 모래사장, 한가득 쏟아지는 별빛, 상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지 않나요? 무인도 하면 이렇게 때 묻지 않은 자연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동안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만 접했던 무인도, 실제로 가본다면 어떨까요? 상상 속 환상과 낭만이 그곳에 있을까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이 8월의 무인도, ‘사승봉도’ 탐방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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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바라본 사승봉도. |
해양수산부에서 8월의 무인도서로 선정한 ‘사승봉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에 있는 면적 168,910㎡, 둘레 3km의 사유지로 개발가능 무인도서⑷입니다.
즉, 무인도서의 유형인 절대보전 무인도서⑴, 준보전 무인도서⑵, 이용가능 무인도서⑶와는 달리, 일정한 개발이 허용되는 곳이지요. 자연을 만끽하며 해양 레저와 탐방을 즐기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승봉도에 가려면 영흥도에 있는 진두선착장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배를 타야 합니다. 혹은 2.2km 떨어진 유인도인 ‘승봉도’에서도 낚싯배로 진입이 가능한데요. 피서철에는 수시로 운항하고 있어 비교적 쉽게 갈 수 있답니다.
⑴ 절대보전 무인도서 : 무인도서의 보전가치가 매우 높거나 영해의 설정과 관련하여 특별히 보전할 필요가 있어 일정한 행위를 제한하는 조치를 하거나 상시적인 출입제한의 조치가 필요한 무인도서
⑵ 준보전 무인도서 : 무인도서의 보전가치가 높아 일정한 행위를 제한하는 조치를 하거나 필요한 경우 일시적인 출입제한의 조치를 할 수 있는 무인도서
⑶ 이용가능 무인도서 : 무인도서의 형상을 훼손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사람의 출입 및 활동이 허용되는 무인도서
⑷ 개발가능 무인도서 : 위의 3가지 유형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일정한 개발이 허용되는 무인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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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와 음식을 내리는 사람들. |
식수와 음식을 내리고 바라본 사승봉도는 과연 ‘사도(沙島)’라 불릴 만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뽀얗게 속살을 드러낸 모래사장을 밟으며 깨끗한 경관을 바라보니 찌는 듯한 더위도 잠시 물러가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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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가 많아 붙여진 이름 사도(沙島). |
섬의 동쪽은 거칠고 경사가 급한 갯바위지만, 북쪽과 서쪽 해안은 대부분 모래로 이뤄져 있고 풀밭이 많아 캠핑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피서철 낮 시간에는 잠자리가 많이 보이는데, 모기를 먹이로 삼는 고마운 친구입니다. 단, 밤에는 잠자리가 활동하지 않으니 모기 퇴치 대책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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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을 구하러 나온 정책기자단. |
만약 무인도에 표류한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먼저 섬에 관한 정보를 얻고, 머물 곳과 먹고 마실 것을 해결해야겠죠. 그리고 탈출을 위한 방법도 모색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승봉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숙소와 화장실의 위치를 확인한 다음 먹거리를 찾으러 섬 탐방에 나섰습니다.
비단 조개, 바지락, 고동의 어패류는 물론 어류를 잡으러 투망과 낚싯대를 들었지만, 아쉽게도 별다른 소득은 없었습니다. 스스로 생존하기가 쉽지 않음을 깨달으며 긴급 구조 신호를 보냅니다.
구조 신호를 보낼 때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SOS를 해변에 크게 쓰고, 불빛(SOS 모르스 부호 : ···― ― ―···)이나 거울을 통해 지나가는 선박에 전달해야 하는데요. 만약 표류한 곳이 전파가 수신되는 장소라면 해양수산부에서 만든 ‘해로드’라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편리하게 자신의 위치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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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하늘 아래. |
일몰이 가까워져 오자 하늘이 다양한 빛깔을 뽐내고, 해수면과 아무도 밟지 않은 모래사장에 비친 석양이 찬란히 빛났습니다.
마침내 태양이 수평선 아래로 사라지자 태양이 남긴 붉은 흔적과 함께 달, 별, 어선이 조화를 이루는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태양을 따라 달도 바다 아래로 사라진 한밤중, 주변의 불까지 모두 끄면 무인도 탐방의 하이라이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늘을 뒤덮은 별빛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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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
맑은 날, 구름이 없다면 문자 그대로 쏟아지는 별빛을 은하수와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별자리를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별들이 총총이 박힌 하늘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라보다가 운이 좋게도 별똥별을 세 번이나 눈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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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궤적. |
이튿날 아침, 쌀쌀해진 공기를 느끼며 일어났습니다. 낮에는 폭염으로 뜨겁지만, 밤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추위 대비는 단단히 해야 합니다. 담요를 두르고 해변을 걸으며 몸을 데우고, 쓰레기를 줍는 정화 활동에 나섰습니다.
무인도에 웬 쓰레기냐고요? 물론 사승봉도의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도 있겠지만,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가 해류를 타고 해변에 밀려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에 뜨고 썩지 않는 플라스틱들이 많이 보였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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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해변. |
정화 활동을 마치고 짐을 추스른 다음, 사승봉도를 떠나 승봉도로 향했습니다. 무인도에는 고작 하루 있었을 뿐인데도 승봉도의 포장된 도로와 건물이 꽤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관광객을 위한 잘 조성된 산책로를 걷다보니 깎아지른 듯한 벼랑 옆으로 파도를 꿋꿋이 버티고 있는 촛대바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야말로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이 조각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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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봉도 |
무인도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역시 문명의 이기 없이 살아가기란 만만치 않음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사승봉도는 무인도이기 때문에 각종 편의시설은 물론 식수가 없습니다. 우물이 있어 간단한 세수는 가능하지만, 이는 무인도 중에서도 매우 드문 경우라고 하네요.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시설이 없어 텐트는 매섭게 흔들리고 밤에는 달려드는 모기를 걱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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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옆의 산책로. |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인도는 빠져들 만한 매력적인 요소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일상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자연 그대로의 청정함, 환상과 낭만이 펼쳐지는 밤하늘과 그림같은 해변, 이 모든 것들은 정말 직접 보지 않고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 해양수산부 무인도서 종합정보망 http://uii.mof.go.kr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정안 louis-lou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