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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대응으로 메르스 종식되길~

전신보호복 경험한 아들의 메르스 종식에 대한 간절한 바람

2018.09.12 정책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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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꼽아 온 현장학습이 취소됐다. 야외로 가는 모든 약속마저 미뤄지자, 아이의 실망은 컸다. 아직 메르스에 대한 위험보다 원망이 앞설 나이였다.

바깥 상황은 위험했다. 손 소독제가 동이 나고, 마스크가 품절됐다. 2015년, 계절의 여왕 5월은 그렇게 불안한 시간으로 채워졌다.

메르스에 대한 영상을 보니 당시가 선명히 떠올랐다.
메르스에 대한 영상을 보니 당시가 선명히 떠올랐다.


지난 여름, 국민소통단으로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지인과 함께 참여할 수 있다고 할 때, 바로 아이가 떠올랐다.

2년 동안, 오송에서 학교를 다녔었던 아이는 가보고 싶다며 따라나섰다. 무더위 속에 긴급상황실(EOC) 및 매개체자원실, 특수연구실험동(BL3), 국립의과학지식센터를 돌아보았다. 담당자로부터 이곳에 처음 방문한 초등학생이라는 말을 듣자, 아이는 빙그레 웃었다.  

국립의과학지식센터는 사이트에서 등록을 하면 일반인도 올 수 있다. 특히 전시실이 잘 돼있다.
국립의과학지식센터는 사이트에서 등록을 하면 일반인도 들어올 수 있다. 특히 전시실이 잘 돼있다.


당시, 모든 국민이 마음 졸였던 기억을 역시 잊지 않았던 걸까. 그중에서도 단연코 아이 시선을 끈 건 메르스 관련 내용이었다. 메르스 사태 이후 만들어진 긴급상황실 모습을 본 아이는 영화 같다며 눈을 반짝였다.

국민안심병원에서 사용한 메르스 개인보호구에 유독 아이 눈길이 머무르는 걸 느꼈다.
국민안심병원에서 사용한 메르스 보호구에 유독 아이 눈길이 머무르는 걸 느꼈다.
 
긴급상황실.
긴급상황실.


탄저, 두창 등 감염병 상황에서 입는 전신보호복이 보였다. 소통단원 중 다섯 명만 체험할 수 있었는데, 수줍음 많은 아이가 슬그머니 손을 들었다. 

아이 혼자 입기 어려워 도움을 받아 온몸을 감싸고 마스크를 썼다. 그만큼 철저하게 감염을 막아야 하는 옷이었다. 평소 답답하다며 머플러도 하지 않는 아이는 불편한 위생장갑을 두 겹이나 끼고도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무척 더위를 타는 아이지만 마치 담당관이 된 듯한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무척 더위를 타는 아이지만 마치 담당관이 된듯한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단지 그리웠던 오송을 찾았고, 하루 동안 좋은 체험을 했다고만 생각했다. 그렇지만 아이는 그 이상을 받아들인 듯싶었다. 기침을 할 때면 꼭 소매로 입을 가렸다. 더 이상 집에 오면 손부터 씻으라고 말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현관에 들어서면 곧장 세면대로 향했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대요” 

지난 8일 쿠웨이트에서 돌아온 남성이 메르스 확진을 받았다. 뉴스를 보던 아이는 상기된 표정으로 외쳤다. 2015년 공포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방문한 날, 아이는 눈으로 보는 것으로 부족했는지 일일이 사진을 찍고 메모를 했다.
방문한 날, 아이는 눈으로 보는 것으로 부족했는지 일일이 사진을 찍고 메모를 했다.


메르스는 2012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보고됐다. 높은 항원 변이성을 갖고 있어 치료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전염병이다. 2015년 우리나라에서는 186명의 확진자와 38명의 사망자가 발생, 큰 상처를 남겼다. 

질병관리본부 사이트는 메르스에 관련한 내용이 한가득이다.
질병관리본부 사이트에는 메르스 관련 내용이 한가득이다.(출처=질병관리본부)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는 이낙연 총리의 말이 다가왔다. 질병관리본부 사이트에는 온통 메르스 관련 내용이 가득하다.

실시간 질문에 대한 답변들도 계속 정리 돼 올라오고 있다. 각 부처와 지자체 역시 신속한 대응에 힘쓰고 있다. 회의를 거듭하며 메르스에 대해 신속하고 상세하게 알리고 있다.

지자체가 중심이 돼 국민 불안감 해소 및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의, 약사를 참여시켜 민관합동기구를 운영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 사이트에는 실시간으로 메르스 상황이 업데이트 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사이트에는 실시간으로 메르스 상황이 업데이트 되고 있다.(출처=질병관리본부)


그동안 상황도 변화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5년에 비해 역학조사관 수도 3배 정도 확충했고, 긴급상황실 설립 및 국제적 포럼과 협력 등 지속적으로 연구를 해왔다.

2018년 4월 19일에는 국가방역체계, 감염병 R&D와의 연계강화를 위해 7개 부처가 공동 노력, ’방역연계 범부처 감염병 연구개발 사업단‘을 설립했다. 또한 2018년 7월, 불편사항 보완과 과학적 최신 방향에 맞춰 아래와 같은 세 가지를 주요골자로 하는 ’2018년 메르스 대응지침 개정사항‘[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http://www.cdc.go.kr): 민원/정보공개(→지침) 혹은 정책/사업(→긴급대응→메르스→일반자료)에서 확인 또는 다운로드 가능]을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말하는 메르스 국내, 국외 예방수칙
질병관리본부에서 말하는 메르스 국내, 국외 예방수칙.(출처=질병관리본부)


국민들에게는 올바른 손씻기와 기침 예절을 지킬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항상 손으로 만지는 컴퓨터 키보드, 얼굴과 접촉하는 휴대폰 살균 역시 잊지 말아야한다.

또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의료기관 방문 전 지역 보건소나 1339에 알려야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잉이라도 좋다. 하나라도 놓치지 않도록, 조그마한 상황도 관찰하고 살펴보면 좋겠다.
과잉이라도 좋다. 하나라도 놓치지 않도록, 조그마한 상황도 관찰하고 살펴보면 좋겠다.


“집에 손 소독제 사놨어요?”  

아이는 환자 발생 이후 나갈 때마다 마스크를 써야 할지 묻는다. 다시금 지난 여름 땀을 흘리며 입었던 전신보호복을 떠올리나보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무서운 상황이 되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보탠다. 이미 밖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눈에 띈다. 필자 역시 메르스가 빨리 종결돼, 찜찜하지 않게 상쾌한 가을을 거닐고 싶다. 아직 추가 확진자가 없으니 다행이다.

3년 전과 달리, 메르스가 크게 번지지 않기를 바라는 필자와 아이의 간절한 염원. 곧 국민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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