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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10대들도 사춘기 겪을까?

<평화, 일상이 되다 ④> 10대 자녀 둔 부모가 바라본 북한 학생들

2018.10.16 정책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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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지금 ‘기-승-전-평화’ 모드가 진행 중이다. 그리고 이는 갈수록 체계화 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마음이 한결 든든하다. 이제 그 흐름을 타고 남북 국민의 정서적 거리감을 좁히는 일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일상을 알아야 쉽게 친해질 수 있으니 말이다. 

‘중2가 무서워 북한이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말이 유행처럼 떠돌던 때가 있었다. 재밌었다. 아들이 ‘말로만 듣던 그런 중2’의 모습으로 거듭나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우리 집엔 아직 너무 중학생인 자녀가 둘이나 있다. 북한의 학생들도 사춘기가 되면 최선을 다해 반항을 할까 싶었다. 남한에 사는 흔한 10대 엄마의 시선으로 같은 시간을 사는 북한 학생들의 모습이 궁금했다.

북한 소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모습 (출처=KTV)
북한 소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모습.(출처=KTV)
 

관련 정보는 유투브 탈북자 전문방송인 ‘배나T’ 속 탈북학생들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북한의 교육제도를 알 필요가 있다. 북한은 유치원 1년, 소학교 4년, 중학교 6년의 11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한다. 초등학교는 소학교라 불렀고, 북한 어린이들은 함께 만나 줄을 맞춰 노래를 하며 등교했다. 

북한 학생들도 국어, 영어, 수학을 배운다. 영어와 컴퓨터는 2008년, 소학교 2학년부터 배우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에 스카우트가 있는 것처럼, 조선 소년단이 있다. 흔히 보이는 빨란 스카프를 한 학생들이 바로 소년단이다. 

중학교 수업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6시간씩 진행된다. 7시 30분까지 등교해 8시에 수업을 시작하지만, 7시 45분부터 15분 간 신문을 읽어주거나 공지사항을 알리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조회시간과 같았다.

쉬는 시간은 15분이며, 급식은 없었다. 12시 45분 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다시 학교로 와 오후 2시까지 수업을 했다. 북한에도 방과 후 활동이 있고, 이는 ‘소조활동’이라고 했으며, 보통 음악이나 체육활동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북한 학생들은 학교가 끝나면 주로 농촌 봉사활동을 했다.

북한의 학생 중 상류층 학생들은 일본, 미국제 학용품을 사용하고 있다. (출처=KTV)
북한의 학생 중 상류층 학생들은 일본, 미국제 학용품을 사용하고 있다.(출처=KTV)
 

휴대폰을 지닌 학생들도 있는데, 수업 시간에 전화를 받거나 문자를 하기도 했다. 숙제를 안 하거나 수업태도가 불량하면 체벌을 했고, 학생들은 절대 반항하지 않는다고 한다. 수학은 비슷하게 어렵고, 중국어 영어, 수학, 물리도 등 거의 모든 과목에 과외도 했는데, 이는 비담임이 학교에서 지도했다. 

북한 학생들은 친구들과 집에서 놀았다. 음악을 크게 틀고 간식을 먹으며 디스코를 추는 것은 우리나라 80년대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다. 토요일이면 학교에서 생활총화를 했는데 이는 조직 생활 중 각자의 생활을 반성하고 상호 비판하는 것을 말한다. 

비판을 받아도 하고 싶은 건 어쩔 수 없었다. 남학생은 담배를 피우고, 여학생은 교복을 짧게 입거나 풀 메이크업 화장을 했다. 물론 코 수술과 쌍커풀, 보톡스 등의 성형도 우리나라의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남북, 아니 세계 어디서나 예뻐지고 싶은 나이 10대가 아닌가. 북한의 중학생들에게 ‘중2병’이란 말이 따로 존재하지 않았지만,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북한 학생들은 교과서를 물려받기 때문에 교과서에 낙서를 해서는 안 된다 (출처=KTV)
북한 학생들은 교과서를 물려받기 때문에 교과서에 낙서를 해서는 안 된다.(출처=KTV)
 

북한도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있었다. 서술형 문제가 거의 없어 외우면 됐다. 소학교 방학은 2, 3개월, 중학교는 한 달이며, 소학교나 중학교 담임은 모두 1학년부터 졸업할 때까지 바뀌지 않았다. 담임의 존재는 북한에 더 의미가 있을 듯 했다.

북한에도 입시 전쟁이 있었다. 대신 김일성 종합대학 등 명문대학에서 고급교육을 받으려면 여러 단계를 거친다. 예비시험이 첫 통과 의례다. 그 시험으로 대학에 갈 학생과 군대나 취업 대학에 갈 학생을 나눈다. 

예비시험에 통과한 학생들은 본시험을 보고 성적이 되면, 배정된 학교에 가서 입학시험을 치루는 식이다. 북한은 학교마다 대학교에 갈 학생 수를 제한하는 폰트제도(추천)가 있는데 시험을 잘 봐도 이 추천권을 못 받으면 대학에 갈 수 없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출신성분이다. 

북한의 청소년들이 예체능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출처=KTV)
북한의 청소년들이 예체능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출처=KTV)
 

예체능 분야는 어려서부터 두각을 낸 학생을 추천해 입학을 시키는데, 이는 남한의 수시모집과 비슷했다. 어떤 학생에게 추천권을 주는지는 학교장의 권한이었고, 학부모의 물밑작업도 빠지지 않았다. 2월 말 3월 초 시험을 치르고, 4월 싱그러운 새학기가 시작된다. 

남과 북 학부모의 마음은 거의 같았다. 자식의 미래를 위해 온 힘을 다했다. 북한의 부모는 자식이 외부 세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영어, 컴퓨터 예능과 같은 교육에 관심을 쏟았다. 학생들은 공부하고, 어른들의 눈길을 피해 어른 흉내를 내거나 때로는 치열하게 경쟁했다. 

남과 북의 학생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실 환경의 차이는 어디에나 있으니 말이다. 분명한 건, 기필코 시간은 가고 세월은 흐른다는 거다. 남북의 학부모는 그저 꾸준히 자중하며 기다리면 된다. 우리의 아이들은 어느 새 건전하게 성장해 우뚝 자리할 것이다. 




박은영
정책기자단|박은영eypark1942@naver.com
때로는 가벼움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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