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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꽃길만 뛰게 해줄게~

[e스포츠, 스포츠가 되다 ②] e스포츠 중계의 산증인 김철민 캐스터, 오버워치 러너웨이 팀 ‘꽃빈’ 구단주 인터뷰

2018.10.31 정책기자 최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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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e스포츠가 시범종목에 채택되고, 우리나라 청년들이 해당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하면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가 가득하던 분위기에서 차츰 프로 e스포츠 선수, e스포츠 중계, 게임 방송에 이르는 산업 전반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에서는 ▲ 아시안게임 e스포츠 메달리스트 조성주, 이상혁 선수와의 인터뷰 ▲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협회 및 정부관계자 ▲ e스포츠 분야 종사자들을 만나 대한민국 e스포츠의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알아보는 연재 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 주> 

“게임 그만 하고 공부 좀 해라. 나중에 커서 뭐 하려고 그러니?”

컴퓨터 앞에 앉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하다보면 으레 부모님께 듣던 잔소리다. ‘나는 게임으로 돈 벌 거야’ 라고 말해도 돌아오는 것은 더욱 큰 잔소리 뿐. 사실 얼마 전까지도 우리나라에서는 게임에 대한 가능성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에 주목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 열렸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되고 국가대표 선수들이 메달을 따면서 이런 인식도 전환기를 맞이했다. e스포츠를 통해 게임이 단순한 놀이에서 벗어나 어엿한 스포츠의 한 종목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e-스포츠는 이미 해외에서는 거대한 스포츠 산업이다. (출처=EU lolesports)
e스포츠는 이미 해외에서는 거대한 스포츠 산업이다.(출처=EU lolesports)

이렇듯 e스포츠가 스포츠로서 인정받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판’이 커지고 있다. 2017년, 3억8000만 명 이상이 본 스포츠는 축구도 야구도 아닌, 바로 e스포츠였다.

골드만삭스에 의하면 2022년 e스포츠 시장 규모는 약 30억 달러(약 3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발렌시아, 파리 생제르맹(PSG)과 같은 유명 축구팀은 이미 e스포츠의 가능성을 보고 e스포츠 팀을 인수하거나 창설했다.

점차 그 가능성이 커져가는 e스포츠 산업에서 프로 e스포츠 선수들만큼 중요한 e스포츠 종사자들을 만나봤다.

스타크래프트 중계의 레전드, 김철민 캐스터를 만나다

한국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 중계를 맡고 있는 김철민 캐스터
한국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 중계를 맡고 있는 김철민(왼쪽) 캐스터.(출처=KSL 시즌 1 오프라인 예선)
 

스스로를 ‘캐스터계의 화석’이라고 소개하는 김철민 캐스터는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즐긴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는 전설이다. 스타크래프트 중계에 있어 레전드로 평가 받고 있다. 

2001년 MBC게임 스타리그 캐스터로 시작해 무려 18년 동안 e스포츠 중계를 하고 있다. e스포츠의 부흥기를 인기 캐스터로서 이끌었음은 물론이고, e스포츠 침체기가 왔을 때에도 개인 방송이나 자체 리그를 통해 꾸준히 대한민국의 e스포츠를 부흥시키기 위한 노력을 펼쳐왔다.(김철민 캐스터 개인 방송 ‘KCM방송국’ 채널: http://afreecatv.com/cjfals28)

그렇다면 김철민 캐스터는 어떻게 e스포츠와 인연을 맺었을까? “처음에는 지역방송 아나운서로 방송생활을 시작했다. 아나운서 활동을 하던 중 스타크래프트로 e스포츠가 조금씩 태동하기 시작했다”며 “처음엔 스타크래프트가 뭔지도 몰랐다. 그냥 단순히 조작할 수 있는 오락실 게임이 더 좋았다”고 회상했다. “사람들이 스타크래프트에 이토록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PC방에 들어가 직접 게임을 해봤더니 정말이지 너무 재밌었다”며 웃음 지었다.

18년 동안 e-스포츠 분야에 종사하며 들었던 생각을 풀고 있는 김철민 캐스터.
18년 동안 e스포츠 분야에 종사하며 들었던 생각을 풀고 있는 김철민 캐스터.


이후 게임과 방송,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김철민 캐스터는 결국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게임 캐스터로 전향을 했다. 이후 게임을 제대로 중계하기 위해 몇 백 시간 이상을 연구하고, 모든 캐릭터를 플레이해보며 노력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무려 18년 동안 게임 캐스터를 하며 우리나라 e스포츠의 ‘산증인’이 됐다.

김철민 캐스터는 “게임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방송국에 게임 캐스터를 해보고 싶다고 하자, 관계자가 ‘저희도 이거 언제까지 할지 몰라요’ 라고 극구 말리더라. 사실 처음의 e스포츠는 그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며 “지금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e스포츠는 당시에 비하면 상전벽해라 할만큼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 전세계에서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게 바로 우리나라다” 라고 설명했다.

김철민 캐스터가 대한민국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철민 캐스터가 대한민국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철민 캐스터는 “18년 동안 e스포츠에 종사하다보니 우리나라 e스포츠의 발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 e스포츠 부흥을 위해선 우선 지적재산권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임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가지고 있는 게임사와 방송국, 정부 등 관계 당국이 서로 협력하고 양보하며 e스포츠의 부흥을 위해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철민 캐스터는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봤다. “e스포츠는 앞으로 무한하게 성장할 블루오션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정부가 지속적으로 관련 부서를 양성화하고, 아시안게임의 영광을 이어갈 후속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철민 캐스터는 ‘미래의 캐스터’들에게 전할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게임을 안 좋게 보던 시기가 서서히 걷히고 있다. 자신이 해야 할 의무는 지키되 게임을 사랑하고 e스포츠 분야에 종사하는 것에 대해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e스포츠 팀 ‘러너웨이(RunAway)’ ‘꽃빈’(본명 이현아) 구단주

유튜브 크리에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는 ‘꽃빈’ 이현아 구단주.(출처=러너 꽃빈TV 캡쳐 화면)
유튜브 크리에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는 ‘꽃빈’ 이현아 구단주.(출처=러너 꽃빈TV 캡쳐 화면)


두 번째로 오버워치 e스포츠 팀 ‘러너웨이’ 구단주이자, 유명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꽃빈’ 이현아 구단주를 만났다. 2000년부터 방송을 시작한 꽃빈 구단주는 지금도 트위치와 유튜브 등에서 활발하게 방송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방송 외에도 군복무 중인 남편 ‘러너’(본명 윤대훈)를 대신해 오버워치 ‘러너웨이’를 구단주로서 이끌고 있다. 구단주와 선수들의 노력이 더해져 러너웨이는 올해 8월에 열린 ‘2018 오버워치 컨텐서스 코리아 시즌2’에서 구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꽃빈 구단주 개인 방송 채널: https://www.twitch.tv/flowervin)

러너웨이의 시작을 묻는 질문에 “러너웨이를 창단하게 된 계기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남편인 러너 씨 덕분이었다. 러너 씨가 오버워치 초창기에 이벤트 BJ 리그에 나가 우승했다. 그 뒤에 러너 씨가 리그를 열려고 했으나, 오버워치 APEX(오버워치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리그 개최 계획을 취소했다. 그리고 시청자들과 함께 팀을 꾸려 오버워치 APEX에 나가게 된 것이 러너웨이의 첫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꽃빈 구단주는 “대리(타인의 능력으로 계정 등수를 올리는 행위), 부정 프로그램 사용 전력이 있는 선수는 절대 영입하지 않는다. 이런 악행들로 선한 게임 유저들이 피해를 입고, 그 유저들이 게임을 떠나 전체적인 판이 작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반적인 플레이 연습뿐만 아니라, ‘브리핑(선수들 사이에서 게임할 때 각자의 상황을 서로 알려주는 것)’ 연습도 신경 쓰고 있다. 감정을 절제하면서 부드럽게 브리핑하는 것도 승리의 요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자신만의 구단 운영 노하우를 밝혔다.

꽃빈 씨의 구단 운영 원칙은 생각보다 확고했다.
꽃빈 구단주의 구단 운영 원칙은 생각보다 확고했다.
 

그렇다면 e스포츠 팀을 이끄는 구단주로서 한국의 e스포츠 산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먼저 지원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해외의 경우, e스포츠에 대한 가능성을 일찍 깨닫고 투자 금액이 수백억 원에 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e스포츠 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금전적 문제와 함께 선수 생명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했다. “프로 e스포츠 선수들의 직업 수명이 다른 직업군에 비해 굉장히 짧은 편이다. e스포츠가 더 발전해 e스포츠 관련 직업군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생각도 털어놨다. “올해 열린 아시안게임처럼 게임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의 사례가 늘면 늘수록 e스포츠에 대한 인식도 바뀔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로 한 선수를 데려올 때 부모님이 크게 반대했지만, 점차 프로 e스포츠 선수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러너웨이와 자녀를 적극적으로 믿어주게 됐다”고 긍정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e스포츠의 미래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미래도 걱정해주는 꽃빈 씨였다.
e스포츠의 미래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미래도 걱정해주는 꽃빈 구단주였다.
 

끝으로 e스포츠 업계에 뛰어들 사람들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가능성이 무한한 분야이기에 최선을 다해 뛰어들었으면 좋겠다. 점차 전문화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므로 진지한 자세로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e스포츠 산업에 대한 소망도 밝혔다. “우리나라 e스포츠 산업이 더 발달해서 ‘진짜’ e스포츠 강국이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e스포츠도 당당히 스포츠의 한 부분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 발짝 뒤에서 e스포츠를 위해 살아가는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의 인터뷰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 e스포츠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이고 ▲ 앞으로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뀔 것이며 ▲ 정부 차원의 지원과 선수들과 종사자들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 ▲ 그리고 e스포츠도 이제 어엿한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 등이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전국 3개 지역에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을 짓겠다는 사업이 포함됐다. 앞서 인터뷰한 e스포츠 종사자들의 바람처럼 정부에서도 e스포츠를 위해 투자를 시작했다.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발걸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최현서
정책기자단|최현서hyeunseo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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