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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살면 더 와닿는 생활 SOC 사업

[2019 예산안] 우리 동네 생활 SOC 이래서 필요하다

2018.11.12 정책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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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엄마와의 통화는 8할이 경전철에 대한 내용이었다. 버스보다 지하철이 빨라서 좋다는 말에서, 타는 곳을 잘못 알아 반대로 탔다는 하소연으로, 역시 새 것이라 깨끗하고 좋다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버스만 타고 다녔을 땐 할 수 없었던 얘기였다.   

엄마가 사는 지역에는 지하철이 다니지 않았다. 버스만 존재했던 동네에 우이신설 경전철이 뚫린 거다. 그러니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을까. 그간 버스만 이용했던 엄마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노인 지하철 요금의 혜택도 받지 못했다. 덕분이다. 빈틈없이 행복한 엄마의 말투를 듣는 내 기분도 무척이나 편안했다. 

우이신설 경전철을 타고 솔밭공원역 1번과 2번 출구에 내리면 삼각산시민청이 나온다.
우이신설 경전철 솔밭공원역에 개관한 삼각산시민청.
 

생활환경의 변화가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편리함 때문이다. 이를 ‘생활 SOC’라 했다. 생활 SOC란 용어를 처음 접했을 땐, 사실 도시재생뉴딜보다 낯선 느낌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SOC(Social Overhead Capita), ‘사회적 간접자본’이라 불리는 이 말은 사회전반의 경제활동을 위한 기반이 된다는 의미다. 또한 정부나 지방 공공단체의 통제 하에 있기에 ‘사회적 자본’이라고도 불렸고, 공익과 관련되는 간접적 필요에 의해 마련되는 것이므로 ‘간접자본’이라고도 한다.

지난 4월 개관한 주민의 휴식처 삼각산시민청.
지난 4월 개관한 주민의 휴식처 삼각산시민청.
 

여기에 ‘생활’을 붙인 생활 SOC는 사람이 태어나서, 먹고, 키우고, 부양하고, 일하고, 쉬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뜻했다.

이는 생활밀착형 변화라 할 수 있으며 보육시설, 노인복지시설, 응급의료시설, 일반 병·의원, 보건시설, 공공도서관, 체육시설, 공원, 문화시설, 공공주차장 등이 이에 속한다. 대규모 도시재생과 조금 다른 모양새였다. 이에 국민들을 위한 생활 SOC를 강조한 문재인 정부가 반가웠다. 

엄마가 계신 강북구의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학창시절 자주 이용했던 4.19탑 인근 도봉도서관에도 경전철이 연결됐는데, 지난 4월 이곳에 또 하나의 시민청인 ‘삼각산시민청’이 개관했다. 

북카페, 전시, 영화상영 등이 가능한 삼각산시민청 1동.
북카페, 전시, 영화상영 등이 가능한 삼각산시민청.
 

삼각산시민청은 강북구, 도봉구 등 동북권 주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북카페, 전시나 영화 상영은 물론 어르신들의 참여할 수 있는 동화책 스토리텔링과, 예술가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활력콘서트, 그리고 지역 학교와 연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아이들과 청소년, 중년과 노인 모두 참여할 수 있어 주민들의 여가생활이 한층 풍요로워질 수 있었다. 더불어 주민단체의 세미나 등 각종 모임을 위해 저렴하게 대관할 수 있는 워크숍 룸이 3개나 마련돼 있었다. 주민들을 위한 인프라 확충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었다. 

삼각산시민청은 주민단체가 세미나 등의 모임을 할 수 있도록 3개의 워크숍 룸을 대관하고 있다.
삼각산시민청은 주민단체가 세미나 등의 모임을 할 수 있도록 3개의 워크숍 룸을 대관하고 있다.
 

정부에서 추구하는 생활 SOC는 ‘주민들이 실감할 수 있는 변화를 골목골목에 일으킬 수 있는 변화’였다. 이러한 변화는 내가 사는 동네에서도 체감할 수 있었다. 이곳 성북구에 처음 이사 왔을 때만 해도 근처에 도서관이 없어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몇 년 뒤 ‘달빛마루 도서관’이라는 국립도서관이 생겼고 무척이나 반가워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거나 잔뜩 빌려오곤 했다. 

뿐만 아니다. 도서관 건물 위층에 평생학습관이 개관해 바리스타, 캘리그라피, 영어 수업 등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당장 가서 뭔가를 등록하지 않아도 든든했다. 근처에 새로운 뭔가를 부담 없이 배울 수 있는 공기관이 있다는 것만으로 말이다. 

2012년 동네에 문을 연 달빛마루 도서관과 성북평생학습관
2012년 동네에 문을 연 달빛마루 도서관과 성북평생학습관.
 

엄마가 사는 곳이자 나의 고향인 강북구는 강남보다 잘 살지 못하는 동네라 인식되는 곳이다. 서민의 여름을 체험하기 위해 강북구의 한 옥탑방에서 한 달을 머물렀던 박원순 시장의 모습이 기사화 됐던 것도 그 때문이다. 내년 예산중 강북구 생활 SOC의 예산이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동네에 생긴 도서관으로 생활의 질이 향상되고, 친정 동네에 생긴 경전철과 삼각산시민청으로 엄마는 일상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었다. 가족의 삶이 더 윤택해진 거다. 이는 바로 실질적인 생활 SOC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평생학습관에서 진행한 수업, 켈리그라피의 작품들을 전시한 모습
평생학습관에서 진행한 캘리그라피 수업 작품들을 전시한 모습.
 

사실 이제까지의 도시재생은 지역 주민들에게 구체적으로 도움을 주는 형태는 아니었는지 모른다. 이에 정부는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생활 SOC를 연구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도시재생과 생활 SOC의 예산을 별도로 배정했다고 한다.

아울러, 규모가 큰 도시재생은 중앙정부의 경제기반형 사업으로, 지역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은 지자체가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복 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도시재생과 생활 SOC 사업을 병행하도록 해 섬세한 차이를 느끼도록 했다.

평생학습관에서 취미생활을 배우는 주민들이 쉴 수 있도록 마련한 휴식공간
평생학습관에서 취미생활을 배우는 주민들이 쉴 수 있도록 마련한 휴식공간.
 

아직은 어색한 말 ‘생활 SOC’. 이는 국민을 위한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의 건설과 이를 통해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내 일자리를 구축한다는 뜻이었다.

주민의 삶 깊숙이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다짐을 믿고 기대한다. 이를 통해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영영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지역 간의 격차 역시 좁힐 수 있기를 말이다. 



박은영
정책기자단|박은영eypark19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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