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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을 택한 건 ‘신의 한 수’였다!

대한상공회의소 선정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주)가비아

2018.11.16 정책기자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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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과 저녁은 회사에서 먹어요!”

그렇다면 이 회사는 새벽부터 사원들을 출근시켜 일을 시키고, 게다가 저녁까지 주는 걸로 봐서는 야근이 많은 회사인가보다? 정답은 ‘아니오’다. 아침 일찍 출근할 필요도 없고 야근도 없다.

‘대기업 못지않은 중소기업’이라고 소문난 IT비즈니스업체 (주)가비아 이야기다. 직원들이 출근하자마자 곧바로 사무실이 아닌 식당으로 몰려든다. 회사에서 아침을 먹으면 밥값도 내야하고 그만큼 더 일해야 하지 않나? 아침을 먹고 있는 입사 2년차 사원 김효은 씨에게 물었다.

김 씨는 “밥은 공짜에요. 일산에서 출퇴근하는데요, 부모님이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을 해주지 않아도 되니 너무 좋아요. 솔직히 말해서 집밥보다 더 맛있어요.”라며 활짝 웃는다. 다른 직원들도 김밥이나 죽, 밥버거 등을 들고 담소를 나누며 아침을 먹고 있었다.

(주)가비아 직원들이 출근하자 마자 식당에 들러 아침을 먹고 있다.
(주)가비아 직원들이 출근하자마자 식당에 들러 아침을 먹고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주)가비아는 시차출근제, 금요일 휴무제, 프로젝트팀, 닉네임 호칭제 등 유연한 근무 환경으로 사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회사다.

가장 눈에 띄는 게 시차출근제다. 내가 출근하고 싶은 시간에 출근해 일을 하면 된다. 출근시간이 오전 8시, 9시, 10시로 탄력적이다. 워킹맘이라면 아이 유치원 데려다주고 여유롭게 출근해도 된다. 전날 술을 마셨거나 피곤하면 오전 10시까지 나가면 된다. 출근하기 싫어할 이유가 없겠다.

(주)가비아는 사원들에게 아침과 저녁을 제공하는 등 복지에 힘쓰고 있다.
(주)가비아는 사원들에게 아침과 저녁을 제공하는 등 복지에 힘쓰고 있다. 사진은 사원 김효은 씨.
 

아침식사를 한 후 오전 9시가 되자 사원들이 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업무를 시작한다. 일상적인 회의도 없다. (주)가비아에서 5년째 근무하고 있는 도병권(입사3년차) 사원을 만나봤다. 그는 금요일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했다. 이 회사는 금요일 휴무제를 시행하기 때문에 2박3일로 여행 떠나기 좋다. 지난 추석 때는 추석 연휴까지 이용해 3주동안 스웨덴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한 달에 한 번씩 금요휴무제를 사용할 수 있어 회사에서 보유한 용평, 속초, 홍천 등의 콘도로 여유롭게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여름 성수기보다 여행 경비도 적게 들고, 무엇보다 사람들로 붐비지 않아 힐링 여행하기 딱 좋다고 한다. 휴식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라는 인식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선택한 것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는 입사 3년차 사원 도병권 씨.
 

진짜 이런 중소기업이 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런데 이런 회사는 아주 많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고용정보원, 한국기업데이터, 사람인, 잡플래닛 등과 함께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565곳을 선정·발표했다.

대기업 못지않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복지, 성장 가능성을 자랑하는 중소기업들이 선정됐다. 발표된 기업들을 보니 대기업과 비교해 근무환경과 사내문화, 승진기회와 가능성, 복지, 급여 등에서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565개사를 선정 발표했다.(출처=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는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565곳을 선정 발표했다.(출처=일하기좋은 중소기업 사이트)
 

그런데 이런 기업들이 외면받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내 친구 사례를 보자. 고교동창 친구 아들은 대학을 졸업한 지 벌써 3년째 취업준비생이다. 서울에서 명문대학을 나왔는데 취업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기업만 고집한 이유 때문도 한 몫 한다. 지금까지 이력서만 100개도 넘게 냈다. 올해도 이력서를 내고 1차 서류 전형에 합격해 면접만 10번 이상 봤지만 모두 떨어졌다.

친구는 요즘 취업 못하는 아들 때문에 한 숨 소리가 깊어졌다. 친구에게 꼭 대기업만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중소기업 취직을 권유해도 아들이 대기업만 고집해 자기도 안타깝다고 한다.

반면, (주)가비아에서 만난 도병권 사원은 대기업 소프트웨어 멤버십(인턴)으로 근무하던 중 고민을 하다가 중소기업을 택한 케이스다. 그가 중소기업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미래에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증명해 보일 수 있어서다. 부모님도 적극 권장하셔서 중소기업에 들어왔는데, 지금은 대기업을 선택하지 않은 게 ‘신의 한 수’였다고 한다.

요즘은 중소기업도 대기업에 비해 사내문화, 승진, 복지, 급여 등에서 빠지지 않는다.
요즘은 중소기업도 대기업에 비해 사내문화, 승진, 복지, 급여 등에서 빠지지 않는다.
 

정부도 중소기업 취업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청년을 신규로 채용한 중소·중견 기업에 3년간 2,700여 만의 장려금을 지급하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 기업-정부-청년이 함께 중소·중견 기업에 취업한 청년의 목돈을 마련하게 하는 ‘청년채움내일공제’, 청년·기업·정부가 함께 적립해 중소기업 5년 근속 시 3,000만 원의 자산을 마련하는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 취업 청년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소득세 감면, 전월세보증금 융자 지원, 교통비 지원 등 청년일자리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주)가비아는 시차출근제로 직원들이 아침에 여유롭게 출근하고 있다.
(주)가비아는 시차출근제로 직원들이 아침에 여유롭게 출근하고 있다.
 

지난 11월 12일 국토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소기업 근로자의 주거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일자리 연계형 지원주택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도시재생 및 국토교통 분야 스타트업 육성에 대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취업준비생들이 대기업에만 눈을 두고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건 시간 낭비일 뿐이다. 낭비된 시간만큼 취업을 못해 기회비용을 날리는 대신 이제 중소기업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취업을 못해 방황하는 친구 아들이 하루빨리 이런 현실을 깨닫길 바란다. 그래서 친구의 한숨 소리도 멈췄으면 좋겠다.

☞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http://goodcompany.korcham.net


이재형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는 발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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