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냇동생이 둘째를 출산했다. 맞벌이 부부라 첫째 아이도 아등바등 키우고 있었는데 둘째를 낳았으니 더 고생할 모습에 걱정이 앞섰다. 첫째 조카는 출산 전부터 사용한 육아휴직 3개월이 지나고 나서 어린이집에 맡겨졌다.
어린이집에 맡기기엔 너무 이른 시기였지만 엄마, 아빠 둘 다 일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도와주고 싶어도 동생이 지방에 살고 있어 도와줄 수 없었다. 때로 아이가 아파 회사에 나가지 못하고 쩔쩔매는 동생의 모습을 보면 속이 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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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냇동생이 둘째를 출산하고 나니 출산·육아 정책에 더욱 관심이 간다. |
대한민국이 저출산이라는 큰 병에 걸렸다. 결혼을 해도 아기를 낳고 키우기가 버거워 출산을 회피하는 가정이 늘어났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데 3억 원이라는 큰 돈이 들어간다는 말에 모두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나마 아이를 낳아도 보육시설에 맡겨야 하는 맞벌이 부부라면 돈이 더 많이 들어가기 마련이었다.
출산 전부터 육아용품을 구매하고 산후조리원을 알아보는 동생은 한숨을 쉬었다. 돈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육아맘 선배로서 이러한 상황에 100%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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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와 아이를 위한 시설이 갖춰진 산후조리원은 비용이 꽤 크다. |
동생은 아이 출산 한 달만에 산후조리원 비용으로 290만 원, 병원비로 120만 원을 지출했다. 병원비와 산후조리원 비용을 합하니 410만 원이나 됐다. 목돈이 한방에 나가니 웬만한 가정에서 타격이 클 것은 자명한 일이다. 여기에 육아용품이나 산후도우미 비용까지 더하면 금액은 더욱 더 커지게 된다.
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2019년 1월부터 소득기준에 상관없이 만 0세부터 5세 이하 모든 아동에게 아동수당 10만 원이 지급되고, 9월부터는 만 7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월 10만 원의 아동수당이 지급되는 내년도 예산이 확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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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출산 정책과 다양한 복지서비스로 국가와 개인이 함께 아이를 키워야 한다. |
지금까지 아동수당은 만 6세 미만의 소득 하위 90%만 받았다. 새롭게 바뀐 아동수당을 계산해보면 7년 동안 총 840만 원을 받게된다. 기관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양육을 한다면 가정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다. 12개월 미만은 20만 원, 24개월 미만은 15만 원, 84개월 미만은 10만 원이 지급된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보내게 되면 가정양육수당은 받을 수 없고 대신 보육료나 누리과정 지원금을 받게 된다.
다만, 내년도 예산에 출산장려금 지원이 반영되지 않은 건 아쉽다. 그런데 출산을 해본 사람이라면 출산장려금이 얼마나 필요한지 실감할 것이다. 동생은 둘째 출산 당시 2주에 290만 원이나 되는 산후조리원 비용을 지불했다. 비싸다.
게다가 2주로는 산후조리가 부족해 집에 와서도 가정방문을 해 도와주는 산후도우미를 고용해야 하는데, 그 역시 비용이 꽤 비싸다. 출산장려금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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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앤베이비엑스포에서 유아 침대를 살펴보는 관람객.(출처=뉴스1) |
내년에 출산을 계획 중이거나 고민인 부부라면 변화된 출산 정책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지자체는 전국에 220여 곳에 달한다. 지급되는 금액은 천차만별이지만 100만 원을 넘게 주는 지자체도 49곳이나 된다.
경기도 용인시는 ‘친정엄마 서비스 사업’을 2019년부터 실시한다. 자녀 수, 소득, 거주 기간 제한 없이 모든 출산가정에 산후도우미를 지원하는 이 사업은 이용료의 42%~65%를 지원해준다. 전북 순창군은 첫째 출산 시 300만 원, 둘째는 460만 원, 셋째는 1000만 원, 넷째 이상은 15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필자가 아이를 낳을 때는 출산장려금 지원정책이 없었기에 이런 정책적 변화가 더 크게 다가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금을 지급하는 것보다 더 실효성 있는 정책과 다양한 서비스들이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에 대한 책임도 국가가 나눠지는 시대가 됐다. 모쪼록 출산과 육아가 어려운 일로 인식되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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