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책기자단으로 활동한 지 벌써 1년이 되어간다. 2018년 2월 2일, 정책기자단과 처음 만났다. 정책기자단은 크고 작은 일들로 나의 하루를, 한 달을, 그리고 일 년을 꽉꽉 채워줬다. 조모임을 진행하고, 기획기사를 쓰고, 팸투어에 참여하면 한 달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참 숨가쁘게 즐거웠던 1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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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2일, 정책기자단과 처음 만나다. |
정책기자단이 아니었다면 할 수 없었을 일들이 꽤 많다. 세대 불문 다양한 사람들과 만났고, 동계올림픽이 열린 평창과 느린 삶의 철학을 실천하는 슬로시티 제천·영월 등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장소에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조모임은 매달 쉴 틈 없이 진행됐다. 조모임은 개별 취재만 하던 정책기자단의 관계 확장을 위해 올해부터 마련된 제도이다. 나는 조원들 간 친목 도모를 위해 공방을 운영하는 친구에게 작가를 추천받아 도자기 핸드페인팅을 진행했다. 내가 모임을 기획하고,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것이 내심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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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기획한 조모임 활동에 조원들과 함께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
지난 6월에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유공자인 친할아버지(진용하 옹)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그런데 기사가 발행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EBS 다큐멘터리 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내 기사를 보고 6.25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해줄 것을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덕분에 할아버지는 우리 집안의 스타가 됐다. 친척들도 할아버지가 나온 기사와 방송을 보고는 흐뭇해 하셨다. 정책기자단이 기사를 작성하면 정책포털과 민간포털에 동시에 노출되기 때문에 기사를 본 꽤 많은 지인들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기사의 파급력을 이렇게 피부로 느끼면 가끔은 숙연한 마음이 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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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께서 거동이 불편하신 관계로 인터뷰는 다큐멘터리 팀이 직접 할아버지 댁을 방문해 진행됐다. |
정책기자단 활동의 꽃은 뭐니뭐니 해도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특별한 정책 현장을 경험하는 정책기자단 팸투어다. 매달 10건 내외의 팸투어 및 정책탐방 기회가 주어진다. 39개 정부기관에서 기관별로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이슈와 현장 점검이 필요한 정책에 대해 정책기자단의 도움이 필요할 때 팸투어를 진행한다. 매달 어떤 주제의 팸투어가 새로 올라오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일상의 소소한 재미이다.
개인적으로는 서울대학교 임상시험센터 팸투어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평소 임상시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는데 현장에 가보곤 생각이 바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회 현상이나 특정 이슈를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게 정책기자단이 갖는 또 다른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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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자단 활동을 하면 현장에 나갈 일들이 참 많다. |
정책기자단은 특히, 대학 졸업반인 내게 취업으로 연결되는 매개체 역할을 해주었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정책기자단에서 체험해본 것들이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풍부한 경험담으로 녹아들었다.
현직에 있는 분들을 만나 어디서도 들어볼 수 없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는 점도 매우 쏠쏠하다. 한번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정책 브리핑에 일반 기자들과 함께 동석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만난 한 언론사 기자와 우연히 식사를 함께하게 됐다. 잠깐의 대화였지만 언론사 기자의 업무 프로세스와 현장의 느낌을 실감나게 전달받을 수 있었다. 기자를 향한 내 꿈이 더욱 확고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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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7일, 제주에서 돌하르방과 함께 한 컷. |
얼마 전에는 내가 속한 조가 우수 활동조로 선정돼, 제주도로 정책탐방여행을 다녀왔다. 정책기자단의 첫 활동을 평창·영월 1박2일 팸투어로 시작해 마지막을 제주도에서 마무리한 셈이다.
그러고 보니 지난 1년간 대한민국 곳곳을 다녔다. 그 곳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이 내 머리와 가슴에 고스란히 축적됐다. 내 경험의 폭과 깊이도 그만큼 더 확장됐으리라. 경험을 공유한 정책기자단 동료들과의 인연은 덤이다. 가장 불안하고 지치는 대학 4학년 시기를 정책기자단과 함께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이렇게 2018년 한 해를 즐기며 내 꿈도 이뤘다. 내년 3월부터 신문사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게 된다. 너무 설레어 잠도 안오는 요즘이다. 정책기자단이 아니었다면 나는 언론사 입사를 위해 도서관 한 구석에서 아직도 책만 들여다보고 있거나 스터디 그룹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훗날 내 꿈을 이룬 아주 뜻깊은 해인 2018년을 떠올렸을 때 도서관이 아닌 정책기자단과 함께한 현장을 떠올리게 될 거라는 점이 지금 이 순간 가장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