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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줘서 고맙다옹~” 고양이에게 감사 인사 받은 소방관

[인터뷰] 심폐소생술로 고양이 살린 춘천소방서 박민화 소방위

2019.04.10 정책기자 최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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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9일 춘천시 후평동 한 아파트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신속히 출동한 춘천소방서 119구조대에 의해 화재가 진압됐고 집 주인과 함께 작은방에서 의식을 잃고 발견된 고양이 한 마리! 연기를 많이 마셔 호흡과 맥박도 뛰지 않았고 몸은 축 처진 채 쓰러져 있었다.

화재현장에서 연기를 많이 마셔 축 늘어진채 마당에 쓰러져 있는 고양이
화재 현장에서 연기를 많이 마셔 축 늘어진채 마당에 쓰러져 있던 고양이.(사진=춘천소방서)
 

아무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현장에 출동한 박민화 소방위가 민첩하게 고양이를 밖으로 옮겨 눕힌 뒤 망설임 없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4분 가량 심폐소생술을 하자 ‘커컥’ 소리와 함께 호흡이 돌아왔다.

박민화 소방위가 숨이 멎은 고양이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다
박민화 소방위가 숨이 멎은 고양이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다.(사진=춘천소방서)
 

생수로 입과 코를 헹궈주니 고양이가 기적적으로 움직였다. 119구조대에서도 고양이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상황은 낯설었지만, 박민화 소방위가 반려동물 심폐소생술을 유튜브에서 배워 알고 있던 덕분에 고양이를 살릴 수 있었다.

심폐소생술로 살아난 고양이가 고맙다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심폐소생술로 살아난 고양이가 고맙다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사진=춘천소방서)


당시 이야기를 자세히 들으러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경춘가도를 달려 춘천소방서를 찾았다. 박민화 소방위는 ‘아! 고양이를 살린 분이구나’ 라고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환한 미소로 맞이해줬다.

춘천소방서 119구조대에서 만난 박민화 소방위. 뒤편으로 동료 소방관들이 소방훈련에 열중인 모습이 보인다
춘천소방서 119구조대에서 만난 박민화 소방위. 뒤편으로 동료 소방관들이 소방훈련에 열중인 모습이 보인다.

 
고양이를 구조하게 된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하자 박 소방위는 “화재로 소실된 집안을 수색하던 중 작은방 침대 옆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고양이를 발견했다. 살려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에 고양이를 안고 밖으로 나왔다”며 고양이를 구조하던 순간을 설명했다. 고양이가 심폐소생술로 살아날 거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이미 숨이 멎은 것 같았지만 심폐소생술로 많은 기적을 봤기에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반려동물 심폐소생술을 쉽게 배울 수 있는 곳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에는 “유튜브나 온라인에서 배울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아직 오프라인에서는 교육하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박 소방위는 반려동물 심폐소생술 방법을 알려달라는 요청에 모형견을 이용해 시범을 보이며 설명했다.

모형견을 이용해 반려동물 심폐소생술을 설명하는 박민화 소방위
모형견을 이용해 반려동물 심폐소생술을 설명하는 박민화 소방위.
 

반려동물이 갑자기 심장이 멎을 때 먼저 눈 주변을 손으로 건드려 눈꺼풀이 깜박이는지 확인해 의식 여부를 확인한다.

눈 주변을 눌러 반려동물의 의식이 있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눈 주변을 눌러 반려동물의 의식이 있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아무 반응이 없으면 두 번째로 발가락 사이를 꼬집는다. 반려동물을 들고 흔들어 반응을 살펴보라는 곳이 있지만, 반려동물의 척추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한다.

발가락 사이를 꼬집어 의식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발가락 사이를 꼬집어 의식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두 가지 확인에도 반려동물의 의식이 없는 경우, 심폐소생술을 위해 반려동물 왼쪽 가슴이 위로 오도록 옆으로 눕힌다. 동물의 심장은 왼쪽 앞다리를 구부려 관절이 닫는 부분에 있다.

동물의 심장은 왼쪽 앞다라를 구부려 관절이 닿는 곳에 있다
동물의 심장은 왼쪽 앞다라를 구부려 관절이 닿는 곳에 있다.
 

입 안을 확인해 이물질이 있으면 제거한 후, 코와 입에 얼굴을 대 숨을 쉬는지 확인하고 호흡이 없으면 기도를 확보하고 코에 대고 2회 호흡을 불어 넣은 뒤 30회 심장압박을 한다. 압박은 작은 동물은 3~4cm, 큰 동물은 7~10cm의 깊이로 한다. 호흡은 감염 우려가 있으니 반드시 할 필요는 없고 압박만 해도 효과가 있다.

심장압박은 작은 동물은 3~4cm 깊이로 30회를 한다
심장압박은 작은 동물은 3~4cm 깊이로 30회를 한다.
 

이 과정을 2분 동안 한 후 뒷다리 안쪽의 혈관을 손가락으로 짚어 맥박을 확인한다. 맥박이 뛰지 않을 경우 이 과정을 다시 반복한다.

뒷다리 안쪽의 혈관을 손으로 짚어 맥박을 확인한다
뒷다리 안쪽의 혈관을 손으로 짚어 맥박을 확인한다.
 

반려동물의 호흡이 돌아오면 가능한 빨리 24시간 운영하는 동물병원으로 옮긴다. 전국에 120여 곳에 24시간 동물병원이 있으니 집에서 가까운 동물병원의 위치를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벗이고, 누군가에게는 가족인 반려동물 1천만 시대!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심장이 갑자기 멈추거나 이물질이 기도에 걸려 숨쉬기 힘든 긴박한 순간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 이런 위급 상황에 대비해 주인이 심폐소생술과 기도 속 이물질 제거법을 알면 침착하고 빠른 대처가 가능해 귀중한 반려동물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최병용
정책기자단|최병용softma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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