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 아들은 올해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IT관련 학과라 그냥 취업하겠거니 생각했는데 뜻한 바가 있어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친구와 함께 창업을 준비 중입니다. 판교에서 사무실을 임대해 쓰고 있는데, 어려운 형편에 비싼 임대료까지 부담하며 창업을 준비하려니 무척 힘겨워 합니다.
어디 제 친구 아들뿐일까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의 하나가 사무실일 겁니다. 정부가 이런 현실을 감안해 지원하는 것이 바로 ‘소셜캠퍼스 온(溫)’(이하 소셜온)입니다. ‘소셜온’은 소셜벤처·사회적기업을 위한 성장 클러스터로, 복권기금으로 조성된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입니다. 현재 제가 사는 경기도 성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6곳(서울, 부산, 전북, 경기, 대전, 대구)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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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캠퍼스 온은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로 소셜벤처·사회적기업을 위해 만들어졌다. |
그래서 친구와 함께 ‘소셜캠퍼스 온 경기’(경기도 성남시, 이하 소셜경기)를 찾아가봤습니다. 친구는 아들도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했습니다. ‘소셜경기’는 2017년부터 조성·운영 중인 서울·부산·전주 성장지원센터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문을 열었습니다. 창업 인큐베이터라고 할 수 있죠. 이곳은 2개 층, 1718㎡(520평) 규모로 조성됐으며, 입주공간과 회의실 등 제반 시설을 갖추고 멘토링 등 성장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소셜경기’에 가보니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몇 기업 사무실을 찾아가봤습니다. ‘구두 만드는 풍경’(이하 구두풍경)은 일명 ‘문재인 구두’를 만든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장애인들을 많이 고용해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회사 유석영(1급 시각장애) 대표를 포함해 17명 중 12명이 장애인(청각장애 10명, 시각장애 1명, 지체장애 1명)입니다. 정부가 정한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 2.9%를 초과해 70%가 장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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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만드는 풍경’의 유석영 대표. |
‘구두풍경’의 유석영 대표는 “저희 회사는 소셜온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지금은 이곳(소셜경기)을 영업전략본부처럼 활용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으로 성장한 회사니 장애인 복지 증진과 우리나라 신발 산업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유메이(Umay)는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염병, 질병, 환경, 기상정보를 지역 단위로 제공하는 질병예방정보 솔루션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2016년 소셜벤처 경진대회에서 특별상을 받아 창업한 후 성장을 거듭해 현재 사회적기업 인증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이 회사 오상용 대표는 “소셜온은 사회적기업에게 오아시스같은 곳입니다. 이런 기관이 많아져야 우리나라 벤처기업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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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대표는 국내 최초로 ‘댄스플래너’ 벤처기업을 만들어 무용학과 졸업생들의 해외 취업을 알선하고 있다. |
무용학과를 나오면 취업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이런 현실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무용학과 출신 김동욱 대표는 국내 최초로 ‘댄스플래너’ 벤처기업을 만들어 무용학과 졸업생들의 해외 취업을 알선하고 있습니다. 댄스플래너는 정부의 사회적기업 육성자금을 지원받아 창업했는데요. 현재는 ‘소셜경기’에서 사무실 등을 무료로 지원받아 회사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셜온’에 입주한 사회적기업들은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안정적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소셜경기’ 사무국 임예린 대리에게 어떻게 하면 입주할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임 대리는 “소셜온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이나 청년 소셜벤처, 사회적 협동조합 등 사회적기업들만 입주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은 입주가 제한됩니다” 라며 ‘소셜온’이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래서 입주 기업을 심사할 때 사회적기업 진입 가능성을 평가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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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의자, 캐비넷 등 사무기구는 물론 회의실, 교육실, 휴게실 등 비즈니스 공간, 공용 OA장비(복합기)도 무상 제공된다. 입주기간은 최초 1년이며, 평가에 따라 6개월씩 2회 연장이 가능해 최대 2년까지 사무실 이용이 가능하다. |
제가 직접 방문한 ‘소셜경기’의 경우 상주 기업은 입주 신청한 기업 중 심사를 통해 28개 기업이 선정돼 기업별로 개별 공간을 제공받고 있었습니다. 책상, 의자, 캐비넷 등 사무기구는 물론 회의실, 교육실, 휴게실 등 비즈니스 공간, 공용 OA장비(복합기)도 무상 제공됩니다. 입주기간은 최초 1년이며, 평가에 따라 6개월씩 2회 연장이 가능해 최대 2년까지 사무실 이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코워킹 기업(비상주 기업으로 시설 및 공간을 공유)도 22개 기업이 선정돼 코워킹존, 회의실, 이벤트홀을 수시로 사용합니다.
‘소셜온’은 입주 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영진단(경영·회계·세무·법률 등) 멘토링, 전문컨설팅과 협업 연계, 예비 사회적기업 지정 신청 및 인증 신청도 지원합니다. 게다가 입주 기업 성과관리를 위해 매출 및 고용실적을 점검하고 단계별 추진과제 수행 및 성과도 확인합니다. ‘소셜온’이 창업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겁니다. ‘소셜온’ 담당자 얘기를 들은 친구는 아들에게 당장 알려줘야겠다며 아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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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캠퍼스 경기’에 입주한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
정부는 2017년 10월 제3차 일자리위원회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을 확정·발표했습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의 주요 정책은 소셜벤처 등 사회적경제기업의 창업·성장을 돕고, 사회적경제기업의 판로를 지원하는데 핵심을 두고 있습니다. 정부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 중에서 고용노동부와 사회적기업진흥원이 올해 안에 ‘소셜캠퍼스 온(溫)’ 4곳을 더 추가한다는 것이 눈에 뜁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는 청년들의 고용 불안과 양극화 등의 해결방안으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는 일반 기업에 비해 취업유발효과가 크고 구성원이 전체 이익을 공유하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일반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는 게 목적이라면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기업입니다. 예를 들어 앞에서 언급한 ‘구두풍경’의 경우 일자리 창출로 지체장애인이 정규직으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등 사회적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기업입니다. 이렇게 ‘소셜온’은 초기 창업단계에 있는 사회적기업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주는 곳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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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소셜캠퍼스 온’에 입주한 사회적기업은 서울 등 전국 6개 지역 304개 기업이며, 입소 후 매출은 물론 근로자도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사진은 2018년 7월 대구에서 열린 사회적경제박람회다.(출처=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소셜캠퍼스 온’에 입주한 기업은 서울 등 전국 6개 지역 304개 기업이며, 입소 후 매출은 물론 근로자도 크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4곳이 더 추가된다고 하니 입주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소셜캠퍼스 온’에 직접 가보니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 역할뿐만 아니라 제2벤처 붐 확산, 규제 샌드박스 활성화와 바이오·헬스, 핀테크 등 신산업 창업은 물론 일자리 창출까지 일석다조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창업 인큐베이터였습니다. 이곳을 통해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많은 벤처기업가들이 그 꿈을 이루길 기대합니다.
☞ 소셜캠퍼스 온 입주 문의 http://www.socialenterprise.or.kr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1661-4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