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사각지대인 우리 마을에 공공형 생활체육센터를 설립하는 게 최종목표입니다.”
대구광역시 달서구에 위치한 청년참여형 마을기업 ‘위고스포츠’의 강상빈(27) 이사가 포부를 당차게 밝혔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지역사회가 침체돼 가는 가운데, 청년참여형 마을기업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을기업은 마을 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자원을 활용해 안정적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을 말한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청년참여형 마을기업에 선정된 ‘위고스포츠’가 마을에 젊은 활력을 더해주고 있다고 해 찾아가봤다. 행정안전부가 추진 중인 청년참여형 마을기업은 39세 이하 청년이 주도하는 마을기업을 집중 육성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지난해 전국 17곳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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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참여형 마을기업 ‘위고스포츠’는 스포츠 접근성이 낮은 지역사회에 건강한 스포츠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6월 대구광역시 달서구에 문을 열었다. |
지난해 처음으로 도입된 만큼 ‘청년참여형 마을기업’이 빠른 시일 내에 자립할 수 있도록 ▲ 기업 운영에 필요한 시설비, 장비구입비, 운영비 등을 위한 보조금 지원 ▲ 온·오프라인 판로 확보 ▲ 청년 경영인의 역량 강화 및 사업계획에 대한 자문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청년참여형 마을기업 ‘위고스포츠’는 스포츠 접근성이 낮은 지역사회에 건강한 스포츠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다. 체육교육과 출신 3명과 사회복지학과 출신 2명 등 청년 5명이 의기투합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출신인 류상기(27) 대표는 “대학생 때부터 사범대학생들의 목표인 임용고시 준비보다는 블루오션을 창출하고자 방과 후 강사와 각종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며 “위탁업체와 또 다른 하청업체에 수수료를 떼이고 나니 수중에는 교통비뿐이었다.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고용 불안감도 느꼈다”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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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스포츠는 초·중·고 방과 후 학교는 물론 아동센터, 돌봄교실 등 20곳이 넘는 지역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다.(사진제공=위고스포츠) |
위탁업체 퇴사 후 개인스포츠강사로 활동했지만 어려움은 계속됐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스포츠를 체험시켜 주려다보니 자신이 갖고 있는 교구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단다. 개인강사로 활동하던 대학동기들이 ‘함께 교구를 돌려 써보자’는 말이 시발점이 돼 마을기업이 탄생했다. 단순 스포츠 창업이 아닌 마을기업을 선택한 것도 본인 스스로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류 대표는 “걸어서 5분 거리에만 5개의 아동센터가 있고, 반경 1km 이내 12개, 달서구 통틀어 32개의 아동센터가 있다”며 “자원봉사를 하면서 아동센터 아이들이 체육 수업을 원하지만 비용 부담으로 신청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마음이 아팠다”고 마을기업에 눈을 뜨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위고스포츠는 초·중·고 방과 후 학교는 물론 아동센터, 돌봄교실 등 20곳이 넘는 지역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은 지역 특색을 잘 아는 마을 주민으로써 넓은 운동장부터 작은 교실까지 장소와 인원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기획해 제공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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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마을축제 때 안전요원으로 활동하며 어린이들의 스포츠 활동을 도왔다.(사진제공=위고스포츠) |
축구, 배드민턴, 농구 등 생활체육부터 플로어볼, 티볼, 키롤링 등 뉴스포츠와 놀이 위주의 실내체육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마을기업을 운영하면서 보람된 순간을 묻자, 류 대표는 “일할 수 있다는 자체가 좋다”며 “중간 업체가 없으니 수수료 떼이는 일도 없고 땀 흘린 만큼 수익창출로 이어져 성취감이 크다”고 말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빼먹지 않는 것은 바로 지역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자원봉사 활동이다. 류 대표는 “쉬는 날이나 야간에는 마을 아동센터에 찾아가 문화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놀면서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에 에너지를 얻는다. 여름마을축제로 물놀이를 할 때는 안전요원으로 활동하며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의 성과가 빛을 발한 것일까.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청년참여형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류 대표는 “보조금을 지원받아 늘어난 임대료와 2명의 일자리 창출비,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교구를 구비할 수 있었다”며 “특히 행정안전부의 마을기업 자문상담이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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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스포츠의 최종목표는 문화 사각지대인 낡은 마을에 공공형 생활체육센터를 건립하는 것이다. 류상기 대표(왼쪽)와 강상빈 이사(오른쪽)가 청년들의 패기를 보여주겠다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이어 “마을기업도 하나의 사업체인데 경영·회계는 처음이라 쩔쩔맨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노무사 상담을 통해 공정계약서 작성법과 계약분쟁 교육을, 세무사 상담을 통해 세금 문제 등의 어려움을 맞춤서비스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3명으로 시작했던 스포츠 강사는 이제 5명이 됐다. 이들의 평균나이는 27.4세다. 젊은이들의 패기와 샘솟는 아이이디와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새로운 아이템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강상빈 이사는 “체육수업을 나가다보면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체육교구 구매요청이 종종 있다”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체육교구 통신판매로 사업을 확장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위고스포츠의 최종목표는 문화 사각지대인 낡은 마을에 공공형 생활체육센터를 건립하는 것이다. 강 이사는 “마을 주변에 스포츠센터가 있긴 하지만 좁고 낡은 건물뿐이다” 라며 “모든 연령대가 쾌적한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는 건강한 스포츠문화터전을 만들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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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청년참여형 마을기업 지정서’ 수여 후 전국 17개 마을기업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사진제공=행정안전부) |
행정안전부 김현기 지방자치분권실장은 “마을기업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공동체 활성화, 사회경제 활성화, 사회혁신의 핵심 정책대상으로 공동체 회복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수단”이라며 “앞으로 마을기업이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