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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 1위 비결은?

고령자 운전면허증 자진반납 우대제도 최초 도입~ 행정제도 개선 우수사례 선정

2019.06.26 정책기자 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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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 갑자기 튀어나온 자전거를 보고도 머리는 ‘브레이크를 밟아야지’ 했지만 마음처럼 몸이 따라 주지 않더군요.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어요. 그 사건 이후 몇 달 동안 운전을 하지 않았는데 이젠 겁이 나서 면허증을 반납했습니다.”

지하철에서 만난 강 모(75) 할아버지는 스스로 자신의 운전면허증을 경찰서에 반납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나이가 들어 이젠 운전을 못할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경찰서 민원실에 가서 운전면허 취소 진술서를 작성하니 곧바로 운전면허처분(취소) 결정통지서를 받았다고 했다.

생각보다 간단했다고 말문을 연 강 모 할아버지는 “사는 동네가 교통편이 불편해 사실 시원섭섭한 마음은 있다”면서도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안전을 생각하니 면허증 자진반납을 주위에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제도를 지난해 8월 전국 최초로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공=도로교통공단>
부산시는 고령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운전면허증을 자진반납하는 제도를 지난해 8월 전국 최초로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사진제공=도로교통공단)
 

부산시는 고령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운전면허증을 자진반납하는 제도를 지난해 8월 전국 최초로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부산시의 고령 인구 비율은 2018년 통계청 자료 기준 16.5%로 서울과 전국 광역시 중 가장 높다.

이시웅 부산시 공공교통정책과 주무관은 “최근 5년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감소 추세이나 고령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증가 추세다”며 “초고령 사회 진입에 대비한 맞춤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운전면허 자진반납 우대제도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이미 1998년부터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고령자에게 교통 승차권과 상업시설 이용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면허증 반납 실적을 기록한 부산은 지난해부터 4월까지 8,308명이 운전면허증을 스스로 반납했다. <사진제공=부산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면허증 반납 실적을 기록한 부산은 지난해부터 4월까지 8308명이 운전면허증을 스스로 반납했다.(사진제공=부산시)
 

부산시도 면허증을 반납한 어르신들에게 음식점과 안경점, 의료기관 등 상업시설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어르신 교통사랑카드’를 제공했다. 현재까지 교통사랑카드를 발급받은 대상자는 2828명이다. 교통카드 협력업체로 등록한 음식점 1120곳을 포함해 2200개 업소에서 5~5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산시는 협력업소에 대해 광안대로 통행료 면제와 시내 공영주차장 요금 50%를 할인해준다.

최근 고령운전자 사고 뉴스에 면허증을 반납했다는 김 모(72) 할아버지는 “운전면허 적성검사 기간이 다 됐다는 우편물을 받았다”며 “운전면허 갱신을 고민하다 면허증 자진반납 우대제도를 시행한다는 말에 반납했다. 시골은 차가 없으면 이동이 전혀 안 되는 지역도 많은데, 일본처럼 고령운전자임을 표시할 경우 도로에서 배려해 주는 정책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면허증 반납 실적을 기록한 부산은 지난해부터 4월까지 8308명이 운전면허증을 스스로 반납했다. 2017년 466건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17배가 증가했다.

고령운전자가 감소하자 이에 따른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부산 지역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45명으로 2017년 77명에서 41.6%(32명) 줄었다.

지하철에서 만난 70대 할아버지는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반납을 한 후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지하철에서 만난 70대 할아버지는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이 발표한 2018년 11월 기준 전국 교통사고 사망자 수 통계자료에서도 전국 평균 6% 감소율에 반해 부산시의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이 40%대로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런 부산시의 노력 때문일까.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 주관의 행정제도 개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부산시는 수상 상금 200만 원도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고령자의 교통비 지원으로 사용했다.

부산시는 면허 반납 고령자에게 1회에 한해 10만 원이 든 선불교통카드를 지급하는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4억 원을 확보했다. 선불교통카드와 교통사랑카드 신청은 지원자가 거주지 읍면동 주민 센터를 방문해 간단한 신청서만 작성하면 된다.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 주관의 행정제도 개선 우수 사례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부산시는 수상 상금 200만원도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고령자의 교통비 지원으로 사용했다. <사진제공=부산시>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 주관의 행정제도 개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부산시는 수상 상금 200만 원도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고령자의 교통비 지원으로 사용했다.(사진제공=부산시)
 

뿐만 아니라 부산시는 최근 고령자 교통안전 교육을 전담하는 컨설턴트 16명을 위촉했다. 교통 분야 근무 경력자 중에서 선발된 이들은 부산 지역 노인복지관과 노인교실, 경로당 등 대상 기관 2311곳을 찾아가 방어운전, 안전보행 등 교통안전교육을 시청각 위주로 실시할 계획이다.

이시웅 부산시 공공교통정책과 주무관은 “면허증 자진반납 외에도 올해는 각종 고령자 대상으로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현재 시행 중인 시책을 더욱 보안해 교통사고를 줄이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은 올해 1월 1일부터 만 7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면허 갱신과 적성검사 기간을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했다. 또한, 운전면허 갱신 및 적성검사 기간 단축과 함께 고령운전자는 2시간의 교통안전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교통안전교육 과정에서는 ‘인지능력 자가 진단’을 통해 기억력과 주의력에 대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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