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심각해지는 청년 취업난, 여기에는 일자리 미스매치도 작용하고 있다. 기업은 기업 나름대로 신입사원을 구하지 못하고, 청년은 다닐 만한 괜찮은 기업이 어딘지 몰라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괜찮은 중소기업, 청년들이 가고 싶어하는 중소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016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청년친화 강소기업’ 선정 역시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청년친화 강소기업’은 말 그대로 청년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의 작지만 강한 기업을 뜻한다. 올해 역시 강소기업 1만4127곳을 선정했으며 이중 청년친화 강소기업 1127곳을 선정했다. 중소·중견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선택을 폭을 넓혀주기 위해 우수한 중소·중견기업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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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친화 강소기업 선정 기준. |
고용유지율 및 신용평가 등급이 놓고 임금체불이 없는 강소기업 중에서도 청년들이 선호할 만한 조건(임금, 워라밸, 고용안정, 혁신역량) 등을 갖춘 곳이 선정된다.
청년친화 강소기업은 워크넷 홈페이지(www.work.g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채용정보 탭에서 ‘청년친화 강소기업’을 클릭하면 ‘임금 우수’, ‘일생활균형 우수’, ‘고용안정 우수’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는 기업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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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청년친화 강소기업의 정보가 직종, 지역별로 정렬되어 있다.(출처=워크넷 홈페이지) |
올해는 특히 임금, 일생활균형, 고용안정 등 근무환경 3개 부문을 엄격하게 평가, 3개 부문 모두를 인증받은 기업이 308개라고 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3개 부문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아 청년친화 강소기업으로 인증받은 곳이 있다. 천연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아이소이(isoi)다. 피부만큼이나 청년을, 복지를 생각한다는 그곳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이소이에서는 회사 지원으로 운영되는 다양한 문화 클래스, 사내 필라테스 등 워라밸을 유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수 진행되고 있다. 업무 중간중간에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휴식공간이 많다보니 직원들의 호응도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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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옥상정원. |
“저는 옥상정원을 자주 올라가곤 해요. 정신 없이 업무를 보다 보면 꼼짝없이 3~4 시간 앉아있을 때가 많은데 옥상에 올라가서 비타민D도 합성하고, 흔히 말하는 ‘갬성샷’도 찍으면서 잠깐 머리를 식혀요. 장미와 초록초록한 담장이덩굴, 파란 하늘이 딱! 여름감성이거든요. 잠깐 쉬고 내려오면 조금 차분한 마음으로 업무를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업무가 끝나면 옥상정원에서 한우파티도 한답니다. 그럴 땐 점심부터 고기 먹을 준비를 하곤 해요.”(온라인팀 전희덕 씨)
“점심이면 제가 꼭 가는 곳이 탁구장이에요. 꾸준히 치다보니 나름의 활력소가 되더라구요. 1층 남자화장실에 샤워실이 있어서 땀 흘려도 걱정없고요. 회사에 있으면 늘 업무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마련인데, 점심에 잠깐 운동하는게 기분 전환에 정말 좋습니다.”(경영지원팀 김규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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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정원의 전망. 탁 트인 하늘이 상쾌함을 가져다준다. |
“제일 좋아하는 공간은 북카페에요. 책이랑 커피 향기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매월 직원들이 신청한 도서들이 다양하게 들어오는데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침에 올라가서 커피를 내리면서 들어온 신간을 쭉 훑어보고 있으면 아침부터 그냥 기분이 좋아요. 도서신청에 제한이 없어서 제가 좋아하는 소설도 마음껏 읽을 수 있고 대만족이에요.”(온라인팀 유승연 씨)
휴식공간 이외에 사원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최근에는 ‘인싸댄스 배우기’ 일일 클래스를 진행했다고. 유명 댄서와 함께 ‘엑소춤’, ‘오나나춤’부터 간단히 리듬타는 법까지 여러 춤을 배워보는 시간이었는데 직원들 사이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뜻밖의 재능을 발견한 직원부터, 새로운 흥미를 찾은 직원까지 클래스 후 직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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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MBA 강의 현장. |
아울러 매년 5월 진행되는 불가리아 해외출장 역시 사내에서 ‘브랜드 성지순례’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터키 등 주변국을 관광하는 시간도 함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양한 복지문화가 사내에 자연스레 자리잡기까지는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야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고, 고객에게도 좋은 서비스와 제품을 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사내 무료 필라테스를 진행하며 직원들의 업무 자세가 좀 더 바르게 변했다든지, 모든 사원들이 ‘님’ 호칭을 쓰면서 직원들간 유대관계가 깊어졌다든지 등의 사소한 변화들이 모여 기업 이미지를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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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무료 필라테스 강의 현장. |
아이소이 관계자는 “단순히 ‘회사는 일하는 곳’, ‘나는 나, 너는 너’의 개념을 벗어나, 회사에서도 다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라고 전했다. 실제로 아이소이는 브랜드 창립초기부터 퇴사율이 현저하게 낮았다고.
낮은 급여, 열악한 근무환경의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이 당연한 사실 하나는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모든 청년의 마음이다.
그러나 이제는 기업이, 사내문화가 변하고 있다. 더 이상 회사가 버텨내야하는 곳이 아닌 내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두에 청년친화 강소기업이 있다.
안녕하세요, 2019 스토리랩 정책기자단으로 활동하게 된 장채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