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현충일(6월 6일)을 포함해, 6.25 전쟁(6월 25일), 제2연평해전(6월 29일)이 일어난 달이기도 하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지난 16일 국가보훈처에서 주관하는 역사 토크쇼 ‘역사다방’이 서울 양재역 근처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MBC 서인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역사다방에는 서울대 박태균 교수(국제대학원)와 역사 전문 유튜버인 라임양이 패널로 참석했다. 주제는 ‘분단과 냉전시대 그리고 6.25 전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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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설치된 메모지에 참여자들이 ‘6.25 전쟁과 호국영웅, 남북한의 평화에 관한 질문’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감사와 추모의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
현장에 도착하니 이미 스튜디오 안은 청중들로 꽉 차 있었다. 직장인을 비롯해 대학생 및 대학원생은 물론 부모님 손을 잡고 방문한 초등학생들도 무척 많았다.
서인 아나운서가 토크쇼의 시작을 알리고 이어 박태균 교수의 강연이 시작됐다. 박태균 교수는 본격 강연에 앞서 ‘호국보훈의 달’이 없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전쟁이 없었다면 호국보훈의 달도 없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더 이상 이 땅에 전쟁이 없었으면 한다며 강연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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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다방 패널 및 사회자. |
한반도 분단의 기원은 1945년 8월 15일 광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분단과 냉전의 시대 그리고 전쟁의 시작은 그때부터 이미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연합국의 협정에 따라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분할점령이 이뤄졌다. 전쟁을 일으킨 당사국이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베트남이 분할점령됐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전범인 반면, 아시아 두 나라는 전범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분할점령 상태가 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과 맞서기 위해 미국이 소련에 협조를 요청하는 바람에 그 영향이 한반도에 미친 것이다. 외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좌익과 우익의 대립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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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도중 모니터에서 분단과 냉전시대 그리고 전쟁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
이러한 외세의 영향과 좌우 대립의 갈등 속에서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북한의 남침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시작됐다. 그리고 동족끼리 3년 동안의 전쟁이 이어졌다. 인천상륙작전처럼 전쟁을 빨리 종식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서 많은 희생이 따랐다.
1951년 7월 개성에서 열린 첫 번째 정전협상 이후 진전이 없었던 것도 그 이유다. 우리가 영상 또는 책에서 많이 접하는 사건은 거의 1951년 7월 이후부터 1953년 7월 27일 정전이 될 때까지 일어났다. ‘태극기 휘날리며’, ‘고지전’ 같은 영화도 모두 그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53년 7월 27일 종전이 아닌 정전을 선언한 후 지금까지 한반도는 분단의 상태에 놓여있다. 전투는 중지됐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한반도에서 더 이상 이런 일들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박태균 교수는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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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박태균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라임양은 흥남부두 철수작전의 실상에 대해 설명했다. 1950년 12월, 국군과 유엔군이 장진호에서 패한 후 퇴로가 막히자 흥남부두를 통해 철수할 때의 일이었다. 약 10만 명의 주민들도 유엔군의 도움으로 부산항으로 이동했다. 그 처절한 장면을 우리는 영화 ‘국제시장’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이에 앞서 장진호 전투에서 많은 피해를 본 이유에 대해 박태균 교수는 중공군이 추위에 강했고, 상대적으로 미군은 추위에 약했다고 설명했다. 워낙 혹한기다 보니 몸에서 피가 나면 즉시 얼어 저절로 지혈이 될 정도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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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과 토크쇼가 끝난 후 참가자들의 단체사진. |
패널 토론이 끝난 후 청중들이 미리 메모지에 적은 6.25 전쟁과 호국영웅, 남북한의 평화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만약 전쟁이 나지 않았다면 남북관계는 괜찮았을까요?” 라는 질문에 라임양은 6.25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오히려 독립운동가의 유공이 더 돋보였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 밖에 객석의 청중들에게 추가 질문이 주어졌는데 보훈가족임을 밝힌 70세 한 어르신은 전쟁 당시 잃었던 가족의 유해를 아직 못 찾았다는 안타까운 사연과 함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힘을 키워야 한다는 박태균 교수의 말에 동의한다고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질문을 대신했다.
다음으로, 초등학교 5학년생인 황찬우 어린이는 3년 동안의 전쟁이 빨리 끝날 기회를 잘 살렸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많다고 했다. 그는 또한 유해발굴이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는 소망과 함께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줘 감사하다는 인사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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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해봤다. |
박태균 교수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키우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강연과 토크쇼가 끝난 후 참가자 모두 단체촬영을 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역사다방’ 토크쇼가 막을 내렸다.
한국전쟁은 정말 참혹했다. 이 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앞으로 더 이상 일어나면 안 된다. 우리 모두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쟁에 대해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순풍 lsp631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