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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흘려버리는 빗물, 재사용 가능할까요?

행복도시 세종시의 친환경 빗물관리시스템 통해 살펴본 빗물 활용법

2019.07.24 정책기자 김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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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이 뚫린 것처럼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걸 보니 장마철이 시작됐다는 게 실감난다. ‘엄청 내리네. 이 많은 비는 어디로 가는 걸까?’ 창밖에 내리는 비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전국에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전국에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출처=KTV)

1년 동안 우리나라에 내리는 비는 약 1274mm로 세계 평균 973mm보다 많다. 하지만 여름철에 비가 집중돼 하천을 통해 바다로 내보내는 양이 많아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비의 양은 1/3도 안 된다.

또한 도시 개발로 지표면이 포장되면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해 홍수와 폭염이 자주 발생하고 지하수의 양은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에 1년 동안 내리는 비는 초등학생 키인 127.4cm정도 내린다.
우리나라에선 1년 동안 초등학생 키인 127.4cm 정도의 비가 내린다.

우리가 한 번도 이용하지 못하고 바다로 내보내는 빗물의 양이 전체의 2/3 정도다 보니 우리나라 한사람 당 1년 동안 쓸 수 있는 물의 양은 2500톤 정도로 세계 평균의 12% 수준이다.

만약 빗물을 흘려보내지 않고 땅속으로 스며들게 해 모아서 사용한다면 물이 부족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빗물관리 시스템 중 하나인 침투도랑은 자갈이 채워진 도랑으로 빗물이 흘러가며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시설이다.
빗물관리시스템 중 하나인 침투도랑은 자갈이 채워진 도랑으로 빗물이 흘러가며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시설이다.

이런 고민에서 나온 방법이 바로 LID(Low Impact Development), 저영향개발 기법을 이용한 빗물관리시스템이다. 이는 도로, 주차장, 공원, 건물 등에서 빗물을 머금거나 땅속으로 스며들게 해 저장하는 것으로 이미 미국이나 독일 등에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수원시가 빗물관리사업을 시행, 도로를 청소할 때 그 물이 쓰이고 있다  

LH공사 환경에너지연구 단장 최종수 박사님이 홍보관 관람객에게 빗물관리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H공사 도시관리연구실장 최종수 박사가 친환경 빗물관리 홍보관에서 빗물관리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재 세종시도 시범적으로 빗물관리시스템을 설치해 운영 준비 중이다. LH공사 도시관리연구실장 최종수 박사로부터 빗물관리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들었다. 

LID(저영향개발) 기법이 적용된 빗물관리시스템을 설치했을 경우, 도시에서 홍수 피해나 물 유출량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지하로 내려가는 빗물들이 많아져 지하수도 조금씩 채워지게 된다. 또한 빗물관리시스템을 위해 녹지공간이 늘어나게 되면 여름에 폭염을 줄여주는 건 물론이고 일부 미세먼지 발생량 감소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주택이나 아파트의 지붕에서 흘러나온 깨끗한 빗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장해 두는 통 모양의 시설이다.
주택이나 아파트의 지붕에서 흘러나온 깨끗한 빗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장해 두는 통 모양의 시설.

특히 미국 시애틀의 경우, LID 기법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수생태환경을 복원한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고 말했다. 시애틀은 이 사업 이후 도시의 조경이 쾌적하게 바뀌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등 주민들의 사업만족도가 컸다  

인도나 도로의 빗물이 보도하부로 내려가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장치이다.
인도나 도로의 빗물이 보도하부로 내려가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장치이다.

단점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사례가 별로 없어 아직까지 설계나 시공에 대한 노하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LID 기법은 세종시 6-4 생활권에 시범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가 오는 기간이 7~8월에 쏠려 있는데, 이 기법을 사용할 경우 문제는 없는지 물었다. 최 박사는 “안 그래도 이 빗물관리시스템을 설계할 때 토목, 환경, 조경 등을 전공하는 사람들을 모아 토론을 한 적이 있었다. 도로 밑 침하나, 지하수 오염, 식생 등의 문제들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이미 20년 전부터 이 시스템을 활용한 미국이나 영국, 독일 등 다른 나라들도 걱정했던 부분들이지만 문제를 잘 해결해왔다”고 전했다.    

나무여과상자로 나무가 심어진 상자에 빗물이 흘러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시설이다.
나무여과상자로 나무가 심어진 상자에 빗물이 흘러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시설이다.

덧붙여 “관련 사안에 대해 모니터링한 지 10년이 됐고 현재는 우리나라 데이터를 가지고 이런 문제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도로가 침하되지 않고 식물 쪽으로 빗물이 들어가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젠 인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식물재배화분이다. 이는 도로의 빗물이 식물이 심어진 화단으로 침투해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시설이다.
식물재배화분. 이는 도로의 빗물이 식물이 심어진 화단으로 침투해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시설이다.

미국이나 독일 같은 경우이 기법을 적용하고 있고 지금도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계속 연구 중이다. 기후변화로 과거와 달리 비가 많이 내리고 있는 미국 LA 같은 경우에도 LID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침투도랑의 실사모습이다. 자갈이 채워진 도랑에 빗물이 흘러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시설이다.
앞서 설명한 침투도랑의 실사모습이다. 자갈이 채워진 도랑에 빗물이 흘러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시설이다.

행복청 홍보관 밖에 시범 설치된 빗물관리시스템을 돌아보며 최종수 박사의 설명을 들으니 글로만 보는 것보다 훨씬 이해가 잘 됐다. 부족한 물을 지키는 방법, 그 첫걸음이 제대로 된 빗물 관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혜인
정책기자단|김혜인kimhi10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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