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2018 책의 해’를 지정하면서 도서관도 함께 변신을 꾀했다. 과거 도서관이 조용히 책을 읽고 학습하는 공간이었다면 요즘 도서관은 독서 대출은 물론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과 카페 같은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복합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7년 12월, 34년 만에 리모델링한 대구광역시립북부도서관은 여느 카페 못지않은 탁 트인 공간 활용으로 재개관 후 지역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해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북부도서관을 찾아가 달라진 시설과 시스템을 체험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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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34년 만에 리모델링한 대구광역시립북부도서관은 여느 카페 못지않은 탁 트인 공간 활용으로 지역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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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도서관은 365일 24시간 언제나 책을 반납할 수 있도록 무인반납기가 설치돼 있어 휴관일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
도서관에 들어서려 하니 출입문 입구 밖에 24시간 무인반납기가 배치돼 있다. 365일 24시간 언제나 책을 반납할 수 있도록 무인반납기가 설치돼 있어 휴관일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1층 로비에 들어가니 어린이 자료실과 전시실, GIGA 도서관이 있었다. GIGA 도서관은 KT의 지원을 받아 ICT(정보통신기술) 교육장과 GIGA 어린이 실험실, 전자도서 체험실로 구성돼 있어 일반인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가자격증 및 인터넷 활용교육, 어린이 인성교육을 위한 손인형극 공연 등이 운영되고 있었다.
GIGA 도서관 옆에는 전시실이 운영돼 멀리 가지 않아도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해령 북부도서관 관장은 “1983년 11월 개관한 이래 자료 부족과 시설 노후화로 어려움이 많았다”며 “2017년 대구교육청의 예산을 받아 외벽과 냉난방기를 교체하고, 내진 보강 설계와 RFID(무선인식기술) 등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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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도서관에 설치된 ‘책 반납기’는 책을 옆 선반에 꽂아두면 터치 없이도 자동으로 반납처리가 되는 시스템을 갖췄다. |
어린이 자료실의 경우 285㎡ 공간이 422㎡로 넓어졌다. 어린이 도서도 3만여 권에서 4만여 권으로 늘렸으며, 아이패드와 교육용 올레TV 등 첨단기기를 활용한 ICT(정보통신기술) 체험 환경도 달라진 점이다.
어린이 자료실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자동 ‘책 반납기’였다. 셀프로 책을 빌리는 것은 익히 경험해봤지만 북부도서관에 설치된 ‘책 반납기’는 책을 옆 선반에 꽂아두면 터치 없이도 자동으로 반납 처리가 됐다.
백종숙 사서는 “가족통합회원의 경우 한꺼번에 책을 반납할 때는 카트기에 40권이 넘는 책을 가져와 반납할 때도 많았다”며 “예전 같았으면 일일이 하나씩 책을 찍고 확인하는 절차였다면 자동 책 반납기의 경우 꽂아만 놓으면 반납 처리가 되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가장 편리하게 이용하는 시설 중 하나다” 라고 귀띔했다.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자료실답게 알록달록 비치된 책상과 의자가 눈에 띄었다. 특히 내진보강설계가 된 세모 모양 프레임은 책장으로 활용하는 인테리어로 거리감 없이 친숙하게 다가왔다. 그 밑에서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누워서 책을 읽기도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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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진보강설계가 된 세모 모양 프레임은 책장으로 활용하는 인테리어로 거리감 없이 친숙하게 다가왔다. 그 밑에서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누워서 책을 읽기도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 |
방학을 맞아 자녀와 함께 도서관을 이용하던 주부 박모(37) 씨는 “오랜만에 도서관을 찾았는데 달라진 도서관 시설에 여러 번 놀랐다”며 “조용해야만 할 것 같은 도서관 이미지가 아닌 서점이나 문화센터처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색다르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2층 종합자료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규격화된 도서관이 아닌 확 트인 카페 같은 인테리어가 반겨줬다. 내부는 다양한 의자 배치가 눈길을 끌었다. 창문을 향해 20개가 넘는 1인 책상들을 길게 나열하는가 하면 편안한 1인 소파와 미니탁자를 곳곳에 다양한 방법으로 배치한 것이 인상 깊었다.
또, 칸막이를 없애고 넓은 6인용 테이블과 둥근 의자를 배치해 가족 단위, 친구들끼리 오순도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도서관에서 안락한 1인 소파라니’ 하는 감탄과 함께 책을 한 권 들고 앉아봤다. 통유리로 된 창문 사이로 나무가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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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도서 코너, 초·중·고 교과연계 코너, 폭염을 이기는 추리소설 코너 등 서점에서 볼만한 서적 배치로 이용객들이 다양한 책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마련돼 있었다. |
옆에 앉아 책을 읽던 이용객 김 모(43) 씨는 “예전에는 주말 한낮 더위를 못 이겨 시원한 카페를 찾았다면 이제는 주말에 마트 나들이 가듯 도서관을 찾는다”며 “재개관 후 연령대별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 생기고, 인테리어도 아늑해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신간도서 코너, 초·중·고 교과연계 코너, 폭염을 이기는 추리소설 코너 등 서점에서 볼만한 서적 배치로 이용객들이 다양한 책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마련돼 있었다. 아울러 치매극복 선도도서관으로 지정된 북부도서관은 KT와 IT 활용 기억향상학교 ‘두뇌 청춘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도 있었다.
북부도서관의 차별화된 서비스 가운데 하나는 대구광역시에서 처음 선보인 경북대학교와의 상호대차서비스이다. 일반 시민 누구나 쉽고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북부도서관에서 경북대 도서관의 풍부한 자료를 대출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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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화된 도서관이 아닌 확 트인 카페 같은 인테리어로 다양한 의자 배치가 눈길을 끌었다. 창문을 향해 20개가 넘는 1인 책상들이 길게 나열돼 이용자의 기호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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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북부도서관은 편안한 1인 소파와 미니탁자를 곳곳에 배치해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
3층에는 자율학습실을 84석으로 줄이는 대신 평생학습실, 북카페, 쉼터, ICT 복합문화공간 등이 마련돼 있었다. ICT 복합문화공간은 학생들의 창의융합적인 사고능력을 기르기 위해 VR 체험교실, IoT 헬스바이크, 드론 시뮬레이션 등 체험코너도 구축돼 있었다.
특히 북부도서관은 학생들의 창의적 체험활동과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드론 가상현실 트렌드 체험, 코딩교육, 내 꿈은 창업 CEO 등 이용자가 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동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도서관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현대적인 인테리어에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맞춤 콘텐츠 때문일까. 재개관후 도서관 이용률도 대폭 상승했다. 백종숙 사서는 “재개관후 평일 기준 15% 정도 이용자가 늘었으며, 주말에는 20% 이상 증가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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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GA 도서관은 KT의 지원을 받아 ICT(정보통신기술) 교육장과 GIGA 어린이 실험실, 전자도서 체험실로 구성돼 있어 일반인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가자격증 및 인터넷 활용교육 등을 운영하고 있다. |
이번 주말은 뜨거운 태양을 피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도서관에서 휴가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바쁜 일상의 템포를 늦추고 편안한 소파에 앉아 책 한 권의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가보자.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