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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 돈의동 새뜰마을에서 ‘홍반장’을 만나다

주거환경 개선 새뜰마을사업 우수 사례, 서울 돈의동 현장 취재기

2019.09.03 정책기자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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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역 건너편 쪽방촌에 간 적이 있다. 체감온도 40도에 이르는 무더위로 폭염경보 문자를 받은 날이었다. 창문 하나 없는 집안에서 지낼 수 없어서 집밖에 나와 우두커니 앉아 있는 쪽방촌 주민들을 여럿 보았다. 

새뜰마을사업 시행 전 서울 돈의동 쪽방촌(출처=종로구청)
새뜰마을사업 시행 전 서울 돈의동 쪽방촌.(출처=종로구청)


비좁은 골목길에는 차가 드나들지 못하고,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골목길에 쓰레기도 쌓여 있다. 화재라도 나면 순식간에 가가호호 불이 옮겨 붙을 만큼 열악한 환경이다. 그런데 쪽방촌과 같은 주거취약지역을 대상으로 생활 여건을 개조하는 새뜰마을사업이 시행되고 있어서 다행이다.

돈의동 쪽방촌 입구에 자리잡은 돈의동 주민공동시설, 새뜰집
돈의동 쪽방촌 입구에 자리잡은 돈의동 주민공동시설, 새뜰집.


지하철 종로3가역 3번 출구로 나오니 고층건물이 즐비하다. 그런데 뒷골목으로 가면 딴 세상에 온 듯하다. 흔히들 말하는 쪽방촌이 밀집한 골목길이 나타난다. 골목길 입구에 쪽방촌과 어울리지 않을 법한 5층 건물이 보인다. 간판을 보니 돈의동 주민공동시설 새뜰집이다. 새뜰마을사업에 선정되면서 주민복지 증진에 성과를 보여준 서울 돈의동 새뜰마을이다.

쪽방촌은 방을 여러 개의 작은 크기로 나눠 한두 사람 들어갈만한 비좁은 방들이 밀집된 곳이다. 쪽방촌은 별도의 세면시설, 화장실, 샤워장, 취사공간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새뜰마을사업 시행하면서 주민들과의 간담회 개최
새뜰마을사업을 시행하면서 주민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출처=종로구청)


종로구는 새뜰마을사업에 선정된 후 돈의동 쪽방촌의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환경 개선을 위해 마을주민들을 참여시켰다.

쪽방촌 주민들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고 새뜰마을사업을 이해시키기 위해 주민 설명회 및 간담회를 약 120여회 개최했다. 그러자 초기에 의구심과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던 쪽방촌 주민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새뜰마을사업의 취지를 이해하고 해결책까지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새뜰집에 마련된 주민공동시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샤워실, 세탁실, 공동작업장, 화장실
새뜰집에 마련된 주민공동시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샤워실, 세탁실, 공동작업장, 화장실.


새뜰마을 입구에 주민공동시설 새뜰집을 건립했다. 샤워실, 세탁실, 화장실, 주방 공동작업장 등 공동의 편의시설을 갖춘 새뜰집은 주민들의 쉼터 및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마침 더위를 피해 새뜰집을 찾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주민들이 있었다. 

과거의 주민공동시설은 경로당 지하에 있어서 정작 그곳을 지나다니는 주민들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쪽방촌의 비좁은 방과 유사한 어두침침한 실내에 머무느니 차라리 바깥 골목을 선호했다. 

새뜰마을사업 시행으로 달라진 쪽방촌 골목길 풍경
새뜰마을사업 시행으로 달라진 쪽방촌 골목길 풍경.


마을환경개선과 생활안심사업에 주민들이 직접 앞장섰다. 먼저 주민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해충방제작업을 시행했다. 집안이나 동네 골목에 방치되어 있던 생활 쓰레기를 주민 스스로 비우는 비움데이를 시행하면서 총 6톤에 가까운 쓰레기를 버렸다. 그리고 수납 솔루션 사업을 추진해서 쪽방촌 주민의 집안을 정리했다. 

아울러 주민들과 함께 마을 담장과 바닥을 도색했다. 밝은 색으로 도색해 골목이 한결 넓어 보인다. 종로소방서와 연계해 골목 곳곳에 비상벨과 수신기를 설치하고 주민들의 눈에 띄도록 소화기를 둔 구역을 표시했다.

해충방제작업 중인 마을집사 홍반장(출처=종로구청)
해충 방제작업 중인 마을집사 홍반장.(출처=종로구청)


종로구 건강도시과 행복드림팀 신정미 팀장이 골목길 곳곳에 달라진 점들을 하나씩 알려줬다. 여기가 쪽방촌이 맞나 싶을 만큼 골목길이 깨끗하고 쾌적해 보였다.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으로 마을집사 돈의동 홍반장이 생겨났다. 쪽방촌 주민이 마을집사가 되어서 이웃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병원 동행, 근거리 이삿짐 운송, 세탁물 수거 및 배달, 청소, 텃밭 가꾸기 등 이 모든 일들이 홍반장을 부르면 해결된다.

홍반장은 빨간 조끼를 입고 있어서 쪽방촌 주민 누구나 멀리서도 홍반장을 알아보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새뜰집에 도착했을 때 1층에서 홍반장이 먼저 다가와 인사하면서 커피를 건넸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홍반장이 나타나서 다 해결해 줄 것 같았다.

돈의동 행복마을학교에서 수강 중인 주민들(출처=종로구청)
돈의동 행복마을학교에서 수강 중인 주민들.(출처=종로구청)


또한 돈의동 행복마을학교를 개설하여 주민들에게 공동체 참여의 기쁨을 알려주고 있다. 올 가을 주민들의 요청으로 한글교실, 희망밥상, 영화인문학, 캘리그라피 등의 강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돈의동 새뜰마을에는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19년 현재 5차년도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그동안 종로구청과 돈의동 쪽방촌 주민들의 공동 노력에 따른 보상이라 할까? 2018년 국민디자인단 성과공유대회에서 돈의동 맞춤방제 솔루션이 대통령 기관표창을 수상했다.  

새뜰마을사업 시행 전과 후 쪽방촌 골목길(출처=종로구청)
새뜰마을사업 시행 전과 후 쪽방촌 골목길.(출처=종로구청)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위원장 송재호)는 새뜰마을사업을 통해 지역의 기초생활 인프라가 확충되고, 마을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실질적인 생활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새뜰마을사업은 주거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을 뜻하며, 도시 내 주거환경이 극히 열악한 지역에 대해 생활 인프라, 집수리, 돌봄·일자리 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현재 전국적으로 68곳에서 추진 중이다.

특히 2015년 착수했던 30곳에서 729채 노후주택 수리, 1849 가구 도시가스 공급, 11.3km의 소방도로 정비, 33동의 커뮤니티센터 조성, 20개의 마을기업 운영 등 가시적 성과가 나타났다. 서울 돈의동 새뜰마을도 그 중의 한 곳이다.  



윤혜숙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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