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초, 베트남 성평등국 공무원들이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법무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를 찾았다. ‘위치추적 전자감독제도’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서다.
‘전자감독제도’란 재범 위험성이 높은 특정 범죄자(성폭력범, 미성년자 유괴범, 살인범, 강도범)의 신체에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고 24시간 대상자의 위치와 이동 경로, 상태를 파악하고 보호관찰관의 밀착 지도 및 감독을 통해 재범을 억제하는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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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전경. |
여기서 말하는 ‘위치추적 전자장치’란 흔히 ‘전자발찌’라고 부르는 것으로 대상자의 몸에 부착되어 지도 및 감독을 더욱 수월하게 하는 장치이다.
‘전자감독제도’는 올해로 벌써 시행 11년째를 맞았다. 이 제도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베트남 공무원들이 방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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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회 모습. |
이날 설명회는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성의찬 사무관이 진행했다. 전자감독제도 도입 경과, 전자감독 대상자 및 부과 절차, 전자감독 시스템과 운영, 실시 현황, 집행 성과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전자발찌를 부착한 대상자가 학교 근처 어린이보호구역에 진입하고 보호관찰관의 연락에 응하지 않았을 시, 보호관찰관의 출동과 함께 직접적인 지도 및 감독을 받게 되는 케이스 등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이해를 도왔다.
베트남 공무원들은 어린이보호구역을 특별 관리한다는 점, 보호관찰관이 실시간으로 감독하고 연락을 취한다는 점, 연락이 취해지지 않았을 시 즉시 출동해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점에 큰 관심을 보이며 좋은 제도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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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명회를 진행하고 있는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성의찬 사무관. |
설명회를 통해 이론적인 내용을 설명한 뒤에는 1층에 마련된 홍보전시관으로 이동해 실제 전자발찌를 체험해보고 시스템의 운영 방식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베트남 공무원 중 한 분이 직접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출입금지로 규정돼 있는 특정 지역으로 걸어 들어가자, 센서가 이를 바로 감지하고는 큰 경보음을 울렸다. 베트남 공무원들은 센서가 굉장히 빠르게 작동한다며, 한 치의 오차 혹은 지체 없이 빠르게 운영되는 시스템에 놀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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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발에 부착해본 베트남 공무원. |
전자발찌는 이처럼 대상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아 피해자를 보호하거나, 재범하는 것을 막아 국민들의 안전을 도모한다.
이 전자발찌는 24시간, 매일매일 대상자의 몸에 부착되어 있어야 하는데, 대상자가 조금이라도 전자발찌로 인한 물리적인 불편함을 덜 느낄 수 있도록 피부에 해롭지 않은 소재와 비교적 가벼운 무게로 제작됐다. 직접 전자발찌를 착용해 본 베트남 공무원은 무게가 무척 가볍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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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직접 전자발찌를 발에 부착하고 센서를 체험해봤다! |
나도 직접 전자발찌를 착용해봤는데, 매우 가벼워서 일상생활을 하는 데 무리가 없을 거라고 느껴졌다. 또한, 출입금지 지역과 출입가능 지역을 빠르게 넘나들며 돌아다녀 봤는데, 센서가 굉장히 빠르게 반응하여 경보음이 울리는 것에 놀랐다.
실제로 전자감독제도 시행 후 재범률이 1/8로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전자발찌 적용을 통해 위기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보호관찰관 및 관리자를 현장에 출동시켜 최대한 빠르게 대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그 변화의 주축이라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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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공무원들이 1층에 전시되어 있는 다양한 전자발찌 및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구경하고 있다. |
베트남 성평등국 부국장(Khanh Luong Le)은 “베트남에는 아직 범죄자를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한국의 전자감독제도는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재범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적절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이 굉장한 고도 기술을 사용해 제도를 운용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앞으로 이런 유사한 시스템을 베트남에도 적용해 가고 싶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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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를 차고 출입 금지 지역으로 걸어들어가보는 베트남 공무원. |
법무부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 성의찬 사무관은 현재 대한민국 전자감독제도에 대해서 크게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첫째는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계속해서 개발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발찌가 착용 대상자의 일상생활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편한 동시에, 본 목적과 기능은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몇 년에 걸쳐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스트랩이 훼손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 정도를 더욱 강화하여 올해 6월부터 새로운 전자발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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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추적 전자장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
두 번째는 CCTV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대상자를 더욱 철두철미하게 관리 및 감독한다는 점이다. 이전까지는 대상자의 위치는 실시간으로 파악이 되나, 대상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CCTV를 적극 활용하여, 대상자의 위치는 물론 행동까지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게 됐다.
마지막은 범죄자의 범죄 성향과 위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범죄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에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올해부터 활용하게 된 시스템으로, 단순히 대상자를 보호관찰 하는 것을 넘어, 재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는 대상자가 누구인지를 실시간으로 가려내어 바로 조치를 취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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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는 전자발찌에 대한 연구 뿐만 아니라, 피해자를 위한 스마트워치도 적극적으로 개발해나가고 있다. |
이외에도,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에서는 피해자를 위한 스마트워치를 개발 중이다. 이는 피해자가 언제든지 빠르고 간편하게, 무엇보다도 별다른 절차 없이 바로 경찰 및 보호관찰관에게로 연락을 취해 직접적인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다.
앞으로도 법무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에서의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재범률이 낮아지고 피해자들이 덜 힘들어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기를 바라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곽민경 lovestargir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