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발표한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은 ‘지역이 강한 나라, 균형 잡힌 대한민국’이 슬로건이다.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자체의 경기를 살려 대한민국 구석구석이 모두 잘사는 나라를 만들려는 계획에 지역화폐는 아주 중요한 열쇠이다. 행정안전부 조사 결과 지역화폐를 발행한 지역에서 소상공인 매출 증가, 관광객의 지역 내 지출 3.75배 증가, 투입 예산 대비 15.9배의 부가가치 효과를 보여 지역화폐가 지역경제를 살린다고 나왔다.
추석과 설에 어머니께 드리던 용돈 30만 원을 이번 추석엔 10% 더 드릴 수 있게 됐다. 내가 사는 가평군의 지역화폐 ‘가평사랑상품권’ 덕분이다. 가평군뿐만 아니라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대부분 지자체가 추석, 설 명절 전후 1개월간 평소 6%인 인센티브를 10%로 올린다. 즉 종이 상품권 30만 원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27만 원만 내면 되고, 30만 원을 온라인으로 카드에 적립하면 3만 원이 인센티브로 더해져 33만 원이 적립된다. 지역화폐를 이용하면 10%의 용돈을 더 드릴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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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인 가평사랑상품권을 사용하면 평소 6%, 추석과 설에는 10%의 인센티브를 더해 준다. |
며칠 전 지역 독거노인들을 모시고 식사를 대접하는 봉사에 참가해 식사비를 가평사랑상품권으로 계산했다. “사장님, 가평사랑상품권 받죠?” 라고 하자 “당연하죠! 우리 지역경제를 살리는 지역화폐를 안 받으면 손해에요. 카드 수수료가 0.3% 더 싸고 가맹비도 받지 않거든요” 라고 한다.
소비자는 소득공제도 30%를 받는데 전통시장에서 결제한 금액은 40%까지 받는다. 소비자와 가맹점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석2조의 장점을 지닌 화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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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사장님이 "지역화폐는 카드 수수료가 0.3% 더 싸고 가맹비도 받지 않아 좋다"며 대환영한다. |
세계 지역화폐의 역사는 1832년 영국에서 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간 가치를 정부에서 노동시간으로 환산한 노동증서를 발행, 이 증서를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와 교환할 수 있도록 한 것에서 시작됐다.
영국 브리스톨시의 지역화폐 ‘브리스톨 파운드’는 1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사용하며, 또 세금까지 낼 수 있어 지역화폐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 받는다. 독일 킴가우어, 프랑스 뤼스코, 미국 버크셰어, 스위스 비아프랑, 캐나다 레츠 등이 각 나라별 대표 지역화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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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리스톨 파운드, 독일 킴가우어, 프랑스 뤼스코, 미국 버크셰어, 스위스 비아프랑, 캐나다 레츠 등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나라가 많다. |
우리나라는 31개 시군에서 발행하는 경기지역화폐가 지역화폐를 선도하고 있다. 지역화폐를 발급받으려면 ‘경기지역화폐 앱 설치-은행계좌 등록-카드 발급 신청’을 하면 집으로 카드가 배송된다. 카드를 수령한 뒤, 앱에 카드 번호를 등록하고 금액을 충전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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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토어에서 경기지역화폐를 검색한 후 자신이 사는 지역의 지역화폐를 선택하면 카드를 집에서 받을 수 있다. |
스마트폰에서 잔액 확인도 가능하고 충전 금액과 인센티브 금액 등도 한눈에 확인이 가능하다. 개인 충전 한도인 매월 30만 원 충전시 1만8000원을 더 주니 1년에 24만 원을 추가로 받는다. 부부가 지역화폐를 사용하면 매월 60만 원 충전시 3만6000원, 1년이면 48만 원을 생활비로 더 사용할 수 있다.
지역화폐는 보통 지역 이름 다음에 사랑 혹은 고향을 적어 ‘OO사랑(고향)상품권’으로 불리지만, 최근에는 톡톡 튀는 이름으로 바뀌며 지역주민에게 어필하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은 양평통보, 오산시 오색전, 고양시 고양페이, 하남시 하남머니, 과천시 토리 등이 있다.
전국 최초로 선불형 지역전자화폐를 도입한 인천시 ‘인천e음카드’는 가입자 수가 35만 명에 이른다. 대전시 지역화폐 ‘대덕e로움’은 전자카드 형태로 스마트폰에 앱을 깔고 충전만 하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어 별도의 발행 비용이 들지 않아 젊은 층에서 선호한다.
마포 망원시장에서만 인기리에 통용되는 화폐인 ‘모아’는 매출액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기금으로 기부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카드로 발전하며 지역사회의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제 몫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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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은 카드형, 지류형 지역화폐 2종류를 발행하며 지류형 화폐는 농협, 축협, 새마을금고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가평군 관계자가 지역화폐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지역화폐는 지역에서 발행하고 지역에서 소모되는 휴머니즘 화폐라고 할 수 있다. 지역화폐의 장점이 부각되며 발행 예정인 지자체를 포함하면 100곳이 넘는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지역화폐가 지역 속에 자리 잡아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어 정부의 약속대로 ‘대한민국 구석구석’이 모두 잘사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