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이따금씩 ‘혹시 내가 부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장경제의 모든 업체들이 표준화된 가격과 서비스를 제공하면 좋겠지만 자유시장경제 안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바로 ‘공정함’입니다. 공평하고 올바른 사회의 공론에 따라 정해지는 룰을 공정하다고 볼 수 있지요. 현 정부는 모든 국민이 일한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고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만드는 일에 힘써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바로 이 공정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각종 불공정 거래에 관한 사안을 심의, 의결하는 국가기관입니다.
경제주체들이 이 공정함 속에서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동안 관행처럼 굳어진 갑질근절과 재벌개혁 등의 문제가 해소되어야 합니다. 공정경제 국정과제는 크게 갑을문제 해소, 기업지배구조 개선,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촉진, 소비자 권익보호 등으로 구분됩니다. 공정위는 이런 문제들을 찾아내고 개선하는 업무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2019년 10월 기준 총 64개의 과제 중 법률개정이 필요한 30여개의 과제를 제외하고 34개의 과제가 추진 완료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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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브이로그 촬영현장. 정책기자와 정책담당자가 만나 경제민주화 2년 반 성과를 돌아보았다. |
공정위가 2년 반 동안 추진한 사업들을 브이로그로 제작하는 현장입니다. 정책기자가 신동민 공정위 디지털소통팀장을 만나 공정위의 역할부터 그간의 성과들을 자세히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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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과 담합 등으로 시장경쟁력을 하락시키는 경제주체를 제재하는 공정위. |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민주화의 큰 축은 바로 갑을문제 해소와 재벌개혁입니다. 단어만으론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막연합니다. 그럼 하나씩 세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갑을문제 해소! 힘 있는 권력자가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횡포, 갑질. 얼마 전까지 사회 다방면에서 이슈가 된 문제입니다. 경제시장 내에도 이런 갑질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대기업과 여기에 종속된 중소기업과의 관계, 가맹·유통·대리점 등이 대표적입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유용하거나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여 중소기업에게 불합리한 거래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가맹점은 본사의 불공정행위로 각종 부담을 필요 이상 떠안기도 합니다. 공정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되는 이 불공정거래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들을 개선했습니다.
본사의 보복조치에 대한 손해배상제 도입, 불공정행위 빈발 업종을 대상으로 표준계약서를 도입하는 등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의 어려움을 완화시키는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했습니다. 2018년 서면실태조사에서 전체 하도급 업체의 94%, 중소 납품업자의 94.2%, 가맹점주의 86.1%가 지난해에 비해 거래관행이 개선됐다고 응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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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익편취의 대표사례인 순환출자를 설명하는 정책담당자. |
우리 경제를 불공정하게 만들었던 오랜 숙제, 재벌개혁! 기업 총수를 중심으로 여러 계열사가 운영되는 기업을 대규모기업집단이라고 합니다. 기업의 총수를 쉽게 재벌이라고 하지요.
실제 존재하지 않는 회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자금을 사적으로 편취하는 일이 재벌기업 내에서 종종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순환출자를 들 수 있습니다.
한 그룹 내에서 A기업이 B기업에게, 다시 C기업에게 순환적으로 출자하는 방식으로 계열사들끼리 자금을 돌리며 자본을 늘려갑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의 부당 지원 및 일감 몰아주기에 엄정 대응하며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2017년 282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2019년 14개로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또한 법 위반행위 22건을 적발해 46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공정위의 이러한 움직임은 대규모기업집단에 부당한 사익편취가 더 이상 용인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강경하게 전달한 것이죠. 최근에는 이런 사회적 흐름을 반영하여 기업 스스로 고질적인 병폐를 고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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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년 반 동안 추진될 공정위의 과제를 설명하는 정책담당자. |
갑을문제 해소와 재벌개혁이 현 정부에서 공정위가 열심히 달려온 길이라면 앞으로 남은 2년 반은 어떠한 과제에 중점을 둘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신동민 공정위 디지털소통팀장은 ‘체감’이란 두 글자를 종이 위에 적었습니다.
현재까지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 추진한 다양한 사업들이 상당 부분 성과를 거뒀지만 정작 경제주체들은 이를 잘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공정위는 앞으로 모든 경제주체들이 피부로 실감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를 위해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화의 입법화 추진 및 공정경제 추진 간사부처로서 범부처 협력과제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걸어온 길 위에서 지속적인 거래관행 개선과 모범사례 확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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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년 반 사업성과를 담은 브이로그 촬영 시 작성된 메모. |
공평한 기회가 최고의 화두로 떠오르는 요즘입니다. 힘과 권력에 의해서만 시장이 움직인다면 우리 경제에 더 이상의 혁신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아직은 미숙한 단체의 빛나는 아이디어가 성장하기 위해서, 힘이 조금 부족한 기업이 굳건하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존의 힘과 권력에 의해 흔들리지 않는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공정위의 더욱 활발한 움직임으로 혁신적이고 공평한 대한민국의 경제시장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