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3.1운동 101주년이 되는 해이다. 101년전 오늘, 서울 인사동 태화관에서 민족대표들의 독립선언서 낭독과 만세삼창을 도화선으로 독립만세운동의 열기는 들불처럼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군산은 일제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곳으로, 일제 강점기 시절의 일본식 가옥과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촬영지인 초원사진관 등이 있어 시간 여행의 대표적 관광지로 소문난 곳이다. 하지만 군산이 한강 이남 최초로 만세운동이 열린 발원지라는 점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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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3.1운동역사공원 입구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
3.1운동이 일어난 뒤 나흘 후인 1919년 3월 5일, 군산에서 3.5만세운동이 펼쳐졌다. 그날의 함성을 들어보고자, 거주하는 곳 인근인 군산으로 향했다.
군산 3.5만세운동의 발생지인 ‘군산3.1운동역사공원’은 군산의 만세운동을 알리고, 당시의 독립투사들을 기릴 수 있는 곳이다. ‘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과 ‘충혼탑’, ‘구암교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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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3.1운동역사공원 정문. |
군산에서는 애초 3월 6일에 만세운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영명학교 기숙사에서 비밀리에 만세운동을 준비했다. 하지만 3월 4일 새벽, 일제에 발각이 되면서 주동자들이 끌려갔다.
이에 격분한 시민들이 모여 3월 4일 그들의 석방을 위한 시위를 벌였고, 3월 5일까지 이어지며 영명학교 학생들, 구암교회 교인들 등이 합세해 점차 큰 규모의 만세운동으로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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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3.5만세운동 조형물. |
이후 수십여차례에 걸쳐 3만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한 만세운동에서 피살자 53명, 부상자 72명, 투옥자 195명 등 큰 상처를 남겼지만, 당시 일본군이 주둔하고 있는 군산에서 자주독립을 향한 강한 의지를 알렸다는 점, 더 나아가 호남지역 3.1운동의 불씨가 되었다는 점에서 독립운동 역사에 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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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 |
‘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은 이 사건을 기리기 위해 2018년 개관했다. 1919년 당시 영명학교의 모습을 재현했다. 총 3층으로, 1층 추모기록실에서는 ‘군산 3.5만세운동’에 대한 역사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고, 2층 역사재현실에서는 만세운동 주요 인물들의 음성을 통해 당시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해 놓았다. 3층 체험교육실에서는 태극기 만들기, 독립군 기념촬영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현재는 코로나19 심각 단계 격상에 따라, 무기한 휴관된 상태다.) ‘충혼탑’은 독립투사를 기리기 위해 만든 동상이다. 만세운동과 관련한 세부적인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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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혼탑. |
월명공원은 군산에서 3.1운동을 기릴 수 있는 또 다른 곳이다. 이곳은 군산의 상징인 월명산을 비롯해 장계산, 설림산 등으로 이어진다. 구불구불한 산책로를 따라 10분 정도 올라가다보면 ‘삼일운동기념비’와 ‘만세상’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개항 35주년 기념탑’, ‘채만식 문인비’ 등도 함께 있어, 군산의 역사와 자랑거리를 한걸음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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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명공원 삼일운동기념비. |
아쉽지만 올해 군산시는 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 광장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을 취소한다.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다. 이와는 별개로 태극기 달기 운동은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