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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 시작, 학교 현장은?

2020.04.14 정책기자 최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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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했던 온라인 개학이 정말로 시작됐다. 후배 교사들과 나누는 SNS에는 ‘저녁 9시까지 초과근무하며 수업자료 만들었어’, ‘슬라이드제작-대본쓰기-녹음-비디오만들기 단계가 너무 어렵고 힘들어’ 등 온라인 수업에 대한 얘기들이 가득이다.

지난 4월 9일 고등학교 3학년, 중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단계적 온라인 개학을 한다.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학교의 모습은 어떤지,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서울 백운중학교 김영진 교사와 신현고등학교 김현 교사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 개학의 이모저모를 살펴볼 기회를 얻었다.

온라인 수업 준비에 열중인 교무실의 분위기가 비장함이 느껴지는듯 고요하다.
온라인 수업 준비에 열중인 교무실의 분위기가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신현고등학교 교무실에 들어서니 온라인 개학과 온라인 수업 준비로 바쁘게 움직이는 교사들의 모습에서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난생처음 접하는 온라인 개학과 수업이라 IT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교사들은 정말 힘들 거란 생각이 든다.

고3 영어를 담당하는 김현 부장교사는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온라인으로 학생들 얼굴을 확인하고 수업의 방향을 안내하는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화상회의 시스템인 줌(Zoom)을 이용해 학생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며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

김현 교사가 ZOOM을 이용해 학생들과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김현 교사가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학생들과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 시작 10분 전, 대기실에 총 28명 중 16명이 이미 들어와 있었고, 수업이 시작된 후에 대부분의 학생이 다 입장했다. 학생들은 집에서 수업을 듣고 있음에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다.

온라인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표정은 대부분 밝아 보였다. 반려견을 품에 안고 수업에 참여하거나, 일부러 얼굴이 반만 보이게 등장하는 학생도 있다. 웹캠이나 노트북이 없는 학생은 영상으로 참여를 할 수 없는 부분이 아쉬웠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한 학생은 “3학년이라 대학입시 걱정이 큰데 온라인 개학이라도 해서 다행이에요. 그래도 등교하는 게 좋아요. 빨리 학교 가고 싶어요”라며 온라인 개학의 소감을 이야기했다.

"온라인 개학이라도 해서 다행이에요"라고 말하는 한 학생.
“온라인 개학이라도 해서 다행이에요”라고 말하는 한 학생.


신현고등학교 교정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마냥 개학을 미루기보다는 온라인 개학이 낫습니다. 초창기는 혼란도 있고 선생님들의 어려움도 크겠지만 이 고비를 잘 넘기도록 애써 주시고 등교를 하지 않는 아이들을 SNS나 전화로라도 잘 관리해주면 고맙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중학교 온라인 개학 취재차 찾은 백운중학교 김영진 3학년 부장교사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제공하는 e학습터를 이용해 온라인 개학과 온라인 수업을 한다. 과목별, 학급별 방을 만들어 그 시간에 성취해야 하는 학습과제를 올리면 학생이 내려받아 과제를 수행하는 비대면식으로 진행한다.

학급별, 과목별 개설된 방에서 학생들이 참여해 과제를 수행하고 완료여부를 멘트를 단다.
학급별, 과목별 개설된 방에서 학생들이 참여해 과제를 수행하고 완료 여부에 댓글을 단다.


한문을 가르치는 한 교사는 “가장 두려운 게 딥페이크(인공 지능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합성 기술) 영상이라 첫 시간에는 정보통신망법과 인터넷 윤리에 대한 고지를 먼저하고 수업을 시작한다”며 온라인 수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체육 과목 교사는 “좋은 장비를 갖춘 숙달된 온라인 강사의 강의와 갑작스럽게 준비한 교사의 강의가 온라인상에서 비교되는 것이 문제다. 학교에서는 수업에 사용할 수 있는 저작권을 가진 자료가 많지 않아 고품질 온라인 강의를 만들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라며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정?통신망법과 온라인 에티켓을 먼저 주지시키고 SNS로 쌍방향 소통하며 온라인수업을 한다.
정보통신망법과 온라인 에티켓을 먼저 주지시키고 SNS로 쌍방향 소통하며 온라인 수업을 시작한다.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며 학부모들의 관심도 크다. 학교는 전인교육 기관이고 온라인 수업 능력만으로 사설 강사와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 EBS와 동등한 레벨의 강의 영상을 만들려면 뛰어난 장비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의 전인교육과 행정업무 등에 매달리는 교사의 수업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라보면 좋겠다.

진달래와 철쭉이 활짝 핀 교정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차야 진정한 봄이 오는 것이다.
진달래와 철쭉이 활짝 핀 교정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 차야 진정한 봄이 오는 것이다.


“오프라인 개학에 대비해 학교 곳곳을 매일 소독하고 학생 개인별로 배부할 방역 물품과 발열체크 준비를 마쳤습니다. 교사들의 온라인 원격수업 콘텐츠 예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혹시나 등교 후 환자 발생 상황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하는 백운중학교 이민이 행정실장의 이야기를 들으니 학교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 하루빨리 아이들이 등교해 교정에서 마음껏 웃을 날이 왔으면 좋겠다.

교사들외에도 학교에 근무하는 많은 분들이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를 대비하고 있다.
교사들 외에도 학교에 근무하는 많은 직원들이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에 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갑자기 결정된 온라인 수업이라 학생도, 학교도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우리 교육의 힘을 다시 믿어본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게 대한민국 교육이다.



최병용
정책기자단|최병용softma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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