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5일은 환경의 날이었다. 환경의 날은 1972년부터 유엔이 기념일로 지정해 시작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부터 이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해 해마다 환경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환경의 날 주제는 ‘녹색전환’이었다. 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환경 가치가 내재화되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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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환경의 날’ 포스터.(출처=환경부) |
녹색전환이란 저탄소 순환경제를 실현하고 녹색산업의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국토의 건강성 강화 등 탄소사회에서 탈탄소사회로, 산업사회에서 생태사회로의 전환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올해 환경의 날 행사를 계기로 국민 모두가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녹색전환에 참여하자는 주제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국민들이 생활 속 녹색실천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주목해 볼 만한 협약식 하나가 개최돼 눈길을 끈다. 바로 ‘포장·배달 플라스틱 사용량 감량을 위한 자발적 협약식’으로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배달의 민족, 자원순환연대가 포장·배달 음식에 주로 쓰이는 1회용품 사용 저감을 위해 마련한 자리다.
이 협약은 작년 11월 22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된 ‘1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 중 하나로 포장·배달업계가 음식 용기에 쓰이는 플라스틱을 근본적으로 감량해 자원순환사회 실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자 했다는데 의의가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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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을 위한 노력으로 달라진 모습들.(출처=환경부) |
용기의 규격화를 통해 포장·배달 용기의 개수를 줄이고 용기 두께를 최소화하는 등 경량화를 추진하는 한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1회용 식기 사용을 소비자의 선택에 맡겨 되도록 제공 횟수를 줄이고 다회용 용기의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등 친환경 소비문화를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협약 내용이 현장에서 잘 적용되기 위해서는 포장·배달업계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일반 국민들의 의식도 상당 수준 변화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포장이나 배달 음식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실천이 꽤나 의미 있는 노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당장 우리집만 해도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외식이 꺼려지다보니 포장을 해 와 집에서 먹거나 비대면 결제를 통해 음식을 배달하는 횟수가 이전보다 많아졌고, 이 때문인지 요즘 들어 분리수거함에 플라스틱 용기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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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부쩍 1회용 포장용기가 많아진 분리수거함. |
분리수거함에 가득 쌓인 플라스틱들을 보니 그간 편리함만 쫓아 포장이나 배달을 이용할 때 생기는 플라스틱 용기에는 너무 무관심했던 것 같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
사실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분리수거함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플라스틱 종류는 1회용 컵이었다. 하지만 정책적으로 카페 내 플라스틱 사용이 제한됨에 따라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 마시는 것이 습관이 돼 근래에는 1회용 컵을 거의 쓰지 않고 있다.
이 같은 1회용 컵 감량을 위한 움직임이 포장·배달업계에도 분명 확대될 수 있지 않을까? 보다 자발적인 차원에서 포장이나 배달을 이용할 때 플라스틱 용기를 줄이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면 텀블러 사용이 자연스러워진 것처럼 또 다른 긍정적 변화가 곧 우리 생활에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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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포장할 때 사용하는 용기는 충분히 재활용이 가능하다. |
먼저 음식을 포장해 올 땐 되도록 집에 있는 용기를 재활용해 볼 예정이다. 음식을 포장하면 보통 1회용 그릇에 내용물을 담아주는데 이 용기를 버리지 않고 다시 사용한다면 경우에 따라 2~3회 가량 더 쓸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깨끗이 씻고 잘 보관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 중 비교적 쉬운 한 가지가 아닐까 싶다.
더불어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에도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실천해 볼 수 있다. 전화로 주문한다면 1회용 식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사전에 요청을 하면 되겠고 배달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한다면 1회용 식기 사용에 체크하지 않거나 간단히 메모를 남겨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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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품의 사용을 소비자의 선택에 맡겨 되도록 제공 횟수를 줄이고자 하는 것도 이번 협약식의 내용 중 하나다. |
실제로 얼마 전 음식을 배달하려고 보니 배달 애플리케이션의 최종 주문 단계에서 1회용 수저, 포크의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체크박스가 있는 것을 보고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체크를 하기도 했다. 수저나 포크와 같은 식기들은 집에 다 비치돼 있기 때문에 굳이 1회용품을 받아 쓸 이유는 없는 듯하다.
‘포장·배달 플라스틱 사용량 감량을 위한 자발적 협약식’에 참석한 홍정기 환경부 차관은 생산에 5초, 사용은 5분, 분해는 500년인 플라스틱 폐기물 감량에 사회 구성원 모두 적금 동참해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이들 협약사의 앞선 노력에 보다 많은 국민들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보며, 포장·배달 관련 식문화에서도 편리함보단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소비문화가 정착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 깊게 느끼고, 질문하는 글쓴이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