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우리의 삶에 거대한 벽처럼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 벽에 작은 틈새 하나씩 만들어 서로의 시선을 나눌 수 있는 숨통을 트여줬습니다. 바로 4차 추경입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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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0년도 제4회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4차 추경안이 지난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4차 추경 배정 계획안과 예산 공고안 등을 의결했습니다. 정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이번 추경은 응급상황에 처한 분들을 구할 심폐소생술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4차 추경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매출이 줄어든 연 매출 4억원 이하 일반 업종 종사자에 기본 100만원을 지급하고 음식점 등 영업시간 제한을 받는 ‘집합제한업종’에는 150만원을, PC방이나 학원·독서실 등 ‘집합금지업종’에는 200만원을 지급합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득이 감소한 특수고용노동자와 프리랜서에게는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50~150만원을 지원합니다.
아울러 ‘16∼34세 및 65세 이상’에게 통신비 2만원을 지원하고, 아동특별돌봄비 지급 대상을 중학생(1인당 15만원)까지 확대했습니다. 또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을 장애인연금·수당 수급자 등 취약계층 105만명으로 넓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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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경이 진흙 속에 묻힌 소중한 일상을 들어 올리는 지렛대가 되기를 바란다. |
새벽이슬이 대지를 적시던 시간에 남동생과 통화를 했습니다. 주말도 없이 너무 열심히 살고 있는 동생과의 통화는 늘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로 자발적인 휴업을 하면서 그동안 못한 통화를 마음껏 했습니다.
“추경안 발표를 보면서 이상하게 코끝이 찡해왔어. 대한민국이 나를 정말로 생각해주는 것 같아서.” 동생은 휴업하는 동안 마음을 잡을 수 없어서 가게 이곳저곳을 손봤습니다. 인건비를 줄이려고 손수 페인트칠도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면서 어떻게든 버텨야 했던 까닭은 한 집안의 가장이자 2곳의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 때문이었습니다. 동생이 무너진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들이 현실이 될까 무서웠던 것입니다.
멀리 떨어져 있기에 마음처럼 밥 한 끼 제대로 하기도 힘듭니다. 더구나 코로나19 상황이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이씨 남매입니다. 통화를 하는 내내 동생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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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
50대 초반의 친구들은 자식 걱정으로 작은 한숨을 달고 삽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어려워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취업을 못한 자녀들이 많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서 워크넷 등을 서핑하며 이력서를 내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지만 그것마저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서로 어떤 마음인지 충분히 알기에 자식들의 안부를 묻지 않습니다. 미취업 청년 20만명을 선별해 구직지원금 50만원을 나눠준다니 이번 추경안이 고맙지만 우리 부모들은 ‘미취업 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어서 빨리 코로나19가 안정되어 ‘취업’을 하는 날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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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4차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신속하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남대문시장의 한 상가.(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조카는 아직도 한 개의 매장을 자진휴업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하고자 하는 후배들을 위해 재능기부로 자신의 노하우를 전해주고 있는 조카는 이번 추경안이 반갑습니다. 월세를 못내 폐업했거나 폐업을 고민하고 있는 후배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창업한지 1년이 된 조카의 후배는 이번 추경이 크리스마스 선물 같다고 합니다. “폐업을 하려고 고민하고 있는데 못하고 있어요. 아직 계약 기간도 남아있고, 폐업할거면 바닥까지 원상태로 돌려놓으라고 하네요. 가계세, 보험료, 관리비에 인터넷 요금까지 빚내서 내고 있어요. 그런데 단비 같이 지원금을 준다고 하니 또 희망이 생겨요.”
지원금을 받아 몇 달간 밀린 임대료를 충당하기에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정말 필요한 이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조금이라도 나은 분들이 콩 한쪽도 나눠먹는 마음으로 서로를 격려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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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년 풍화를 이겨낸 무등산 서석대. |
‘여러분’이라는 노래가사를 자꾸 되뇌게 되는 요즘입니다. “내가 외로울 때면 누가 나를 위로해 주지~ 바로 여러분!!!” 대한민국 국민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전체 경제활동 인구 중 1/3이 자영업자입니다. 이번 4차 추경에 따른 지원금은 정말 힘든 분들에게 양보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습니다.
하늘에 짙게 드리운 구름이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머물지는 않습니다. 바람이 구름을 밀어내면 찬란한 햇빛이 대지를 비추듯이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 곧 그날이 올 것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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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정지’. |
각종 지원금에 대한 기본적인 상담은 범정부 차원의 원스톱 콜센터(110)에서 받을 수 있고, 추경 사업별 지원 내용과 절차 등에 대해서는 사업 주관부처 콜센터인 중소기업벤처부 콜센터(1357), 고용노동부 콜센터(1350), 보건복지부 보건복지상담센터(129)를 이용하면 됩니다. 통신비 지원사업은 이동통신 3사(SKT·KT·LG) 및 알뜰폰 사업자별(41개) 고객센터에서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서경 amaw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