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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탄소중립, 그린시티가 간다

제9회 그린시티 공모전 대통령상 받은 서울 양천구 방문해 보니

정책기자 윤혜숙 2020.12.02

인간이 이뤄놓은 문명은 발전을 거듭하면서 삶을 편리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그 반대급부로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안그래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월 27일 열린 ‘2050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대통령 직속 가칭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설치하고 모든 경제 영역에서 저탄소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환경문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요즘, 환경관리 우수 지방자치단체에 선정된 양천구를 찾아봤다. 서울 양천구는 지난 10월 환경부 ‘제9회 그린시티’ 공모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양천구가 그린시티로 선정된 요인들이 무엇인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전 다녀온 곳입니다)

양천구청역 1번 출구로 나오니 화단이 조성되어 있다.
양천구청역 1번 출구로 나오니 화단이 조성되어 있다.

 

양천구청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가니 조성된 화단이 나를 반기고 있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이파리를 떨군 채 앙상한 나뭇가지로 변해 있지만, 잠깐 가는 발길을 멈추게 한다.

양천구청으로 가는 길은 쓰레기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잘 정돈된 느낌이다. 심지어 길거리 게시판에도 유리문이 달려있어서 광고지가 바람에 흩날리지 않았다. 첫인상이 좋았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양천구청 청사 안내데스크에 플랜트월이 있다.
양천구청 청사 안내데스크에 플랜트월이 있다.

 

양천구청 1층 안내데스크 뒤편에 초록색 풀잎이 그린시티 양천구를 돋보이게 한다. 계단 구석에 화분이 놓여 있고 계단 벽에 푸르른 나무 이미지가 있어서 삭막한 청사 건물이 활기차 보인다.

양천(陽川)은 낮은 구릉지로 높은 산이 없어서 ‘볕이 잘 들고, 하천이 많은 고장’을 뜻한다. 양천이라는 명칭에 태양과 하천이 있으니 친환경적인 요소가 내포되어 있다. 양천구는 2019년 기준 인구 45만8691명, 총 면적 17.4㎢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다. 그래서 주민과의 소통 및 참여 등을 통한 공감대 형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초록거리에 조성된 초록울타리.
초록거리에 조성된 초록울타리.

 

양천구가 표방하는 그린시티는 크게 포용도시, 생태도시, 안전도시 3가지 범주로 묶을 수 있다. 포용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30만 그루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도로변에 초록울타리를 조성하고 있다. 생활권 내에 지역적 특성을 살린 테마거리를 20개 조성해서 녹지 축과 연결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자투리 땅을 활용,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해와 별의 거리.
해와 별의 거리.

 

생태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시농업공원을 만들어 무장애 텃밭을 분양하고 도시농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주거지 내 연의생태공원을 조성해서 생태학습관을 개방하고, 멸종 위기종인 맹꽁이 등 다양한 생물서식지를 복원했다. 

신월정수장을 서서울호수공원으로 재탄생시키면서 가압장, 침수장 등 과거 정수장 시설물을 공원 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서서울호수공원 인근에 김포공항이 있어서 소음이 심한 편이다. 그런데 비행기 소리를 센서로 감지해 공원 내 분수의 물줄기가 치솟으며 너울너울 춤을 춘다. 분수의 물줄기를 보면서 주민들은 잠시 소음을 망각한다. 도로변에 방치된 땅에 폐배터리로 만든 태양광 충전소 솔라스테이션을 설치했다.

구청사에서 내려다 본 솔라스테이션.
구청 청사에서 내려다 본 솔라스테이션.

 

양천구 녹색환경팀 정은영 팀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도로변에 조성됐다는 초록울타리를 보고 싶었다. 양천구의 번화가로 꼽는 신월동 거리에 34개의 초록울타리가 있다. 신월로 분전함 31개, 신정네거리역 및 목동역 자전거보관대 3개소가 초록울타리로 탈바꿈했다.

자전거보관대에 설치한 초록울타리.
자전거보관대에 설치한 초록울타리.

 

초록울타리를 조성하기 전 구에서 주민들과 함께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고민하는 100인 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거기서 미세먼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 나무를 심고 가꾸자는 의견이 많이 나왔지만 정작 나무를 심을만한 땅이 없었다. 그래서 수직 녹화하기로 했다. 수직 녹화는 나무 심을 공간이 없을 때 층층이 수직으로 나무를 심는 방식이다.

초록울타리 설치 전과 후.(사진=양천구청)
초록울타리 설치 전과 후.(사진=양천구청)

 

도로변에 있었던 전봇대가 지중화한 자리에 분전함이 설치되어 있었다. 지중화는 지상에 노출된 전선 등을 땅 속에 묻는 방식이다. 그런데 다른 문제가 생겼다. 직사각형 모양의 분전함에 홍보물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다 보니 미관상 좋지 않았다. 분전함을 수직 녹화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물론 한국전력공사와의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었다.

초록울타리 위는 꽃, 아래는 나무가 심어져 있다.
초록울타리 위는 꽃, 아래는 나무가 심어져 있다.

 

분전함을 에워싸는 나무 울타리를 만들고 울타리 위에 사계절에 피어나는 꽃을, 울타리 아래에 사철 푸른 맥문동을 심었다. 이 과정에서 녹색환경과에서 정원박람회도 가보고 추운 겨울에 도로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식물 종류를 알아보는 노력을 기울였다.

초록울타리를 관리하는 우아미봉사단 명단이 보인다.
초록울타리를 관리하는 우아미 봉사단 명단이 보인다.

 

초록울타리를 만들고 나서 수시로 들여다보고 관리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 우아미(Wood Army) 봉사단 초록지기가 가족 단위로 각자 초록울타리를 관리하고 있다. 울타리 위쪽에 우아미 봉사단의 이름이 나와 있다. 물론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이름 일부는 가려져 있다.

양천구가 주민들과의 협의를 거치고 주민들을 참여시킨 결과물인 초록거리의 초록울타리는 양천구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그새 김해시, 광주시 동구, 서울시 강남구 등 여러 지자체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04년부터 2년마다 그린시티 공모사업을 벌이고 있다. 1차 서류심사, 2차 현장조사를 거쳐서 환경관리 우수 자치단체를 선정해서 시상함으로써 환경친화적인 지방행정을 확산시키고 있다.

제9회 그린시티 공모전 시상식.(사진=양천구청)
제9회 그린시티 공모전 시상식.(사진=양천구청)


올해 ‘그린시티’ 공모에 총 23곳의 지자체가 참여했다. 대통령상을 받은 서울 양천구는 도시농업공원 조성, 신월 빗물저류시설 구축 및 초록울타리 민관협치사업 본보기 제시 등 ‘주민과 함께 푸르고 깨끗한 녹색도시 예스(YES) 양천 만들기’ 비전 달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장조사에서 전문가들의 찬사를 받을 만큼 그린시티로서 갖춰야 할 요소가 잘 구현되어 있었다.

국무총리상을 받은 경기 시흥시는 노후 하수처리장을 환경교육 및 시민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 기피 시설을 시민의 환경 놀이터로 재탄생시켰다. 경기 고양시는 생태교통사업 도입, 경남 김해시는 100만 그루 나무 심기, 충남 서천군은 장항제련소 주변 토양오염 정화사업, 충남 홍성군은 에너지 효율형 스마트팜 축사 사업의 우수성을 각각 인정받아 환경부 장관상을 받았다.

서울 양천구를 방문해 초록울타리가 조성된 초록거리를 둘러보면서 다른 테마거리도 산책하고 싶었다. 겨울 추위가 가신 뒤 따스한 봄날에 다시 양천구를 방문해야겠다.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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