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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열린 학교 운동회에 가보았더니~

2022.06.22 정책기자단 안선영

학교의 문이 3년 만에 열렸다. 코로나19 이후 이듬해 졸업하게 된 조카아이에게는 초등학교 졸업식과 중학교 입학식이 없었다. 첫 조카라 애정이 남달랐지만 소중한 순간을 함께할 수는 없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으리라. 

그럼에도 시간은 흐른다. 드디어 올해는 운동회와 함께 학교가 개방되었다. 이번 운동회에는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초대한다니… 마을에 작은 축제가 열린 셈이다. 

학교는 아이들의 사회다.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 같이하는 반 친구들, 담임선생님을 직접 보게 된 만남의 자리! 그동안 단톡방에서만 보던 친구 부모와도 대면으로 인사하는 반가운 시간이었다. 

3년만에 열린 학교 운동회 풍경… 마스크 너머 아이들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
3년 만에 열린 학교 운동회 풍경. 마스크 너머 아이들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한데 모인 학교 운동장은 만남의 장소다. 입학식 하는 날에도 들어가 보지 못한 교정이지만 얼마 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있는 투표 장소였기에 그렇게 딱 2번을 가보았는데… 그때와는 기분이 남다를 수밖에!

아침 8시 30분, 국민의례를 첫 순서로 아이들의 작은 축제가 시작되었다. 학년별·반별·조별로 거리두기를 하고 곳곳에 가림막과 손 소독제가 준비되는 등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는 모습이었다. 

반 친구들이 함께 안무를 짜고 연습하며 준비했다는 학급별 퍼포먼스 시간!
반 친구들이 함께 안무를 짜고 연습하며 준비했다는 학급별 퍼포먼스 시간!


경기에 앞서 학급별 퍼포먼스라며 단체 응원을 하는 시간, 추억의 시절 그때는 춤을 잘 추는 아이들 몇 명만 대표로 앞에 나왔고 그걸 보고 따라하는 모양새였는데 요즘 애들은 누구 하나 빼는 이들이 없다. 어려운 춤도 함께! 재미난 율동도 함께! 담임선생님까지 다함께 하는 모습이 놀랍다. 

각 반마다 주어진 시간은 1분, 박수 치고 호응하다 보니 금세 지나가 버렸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춤을 잘 췄던가?” 객석에 앉은 중학교 학부모들은 깜짝 놀랐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지만 아기 때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내 아이의 춤 실력에 놀라고 반하는 시간이었다. 

사진으로 찍어 놓아야 추억할 수 있다. 남는 게 사진이다.
사진으로 찍어 놓아야 추억할 수 있다. 남는 게 사진이다.


나중에 조카아이에게 물어보니, 안무를 잘 짜는 친구가 일부러 멋져 보이는 동작을 많이 넣은 덕분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운동회의 의미란 이런 것이 아닐까? 그날 벌어지는 경기만큼 중요한 건 그동안의 과정, 서로를 응원하는 마음, 하나를 향해 반 아이들이 함께 달려가는 일 말이다.

5월에 중간고사가 끝나고 후련한 마음으로 한 달 동안 체육시간과 특별활동을 이용해서 운동회를 준비했단다. 하루 만에 끝나는 축제가 아닌 반 친구들과 돈독해질 수 있게 시간을 함께 보내는데 의미가 있는 것. 

파란 하늘을 수놓는 알록달록 만국기는 얼마만에 보는 풍경인지…
파란 하늘을 수놓는 알록달록 만국기는 얼마 만에 보는 풍경인지…


지난 4월 거리두기가 해제되었고 5월부터 야외 마스크도 완화되었지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건강과 안전을 생각해 그 누구도 마스크를 벗는 이가 없다. “개인 달리기 할 때 빼고는 마스크를 꼭 쓰자”며 저희들끼리 운동회 규칙을 만들었고, 그마저도 자율에 맡겨 착용하고 뛰는 친구도 있다.

사실 운동회만한 공부가 없다. 중학교 첫 운동회의 소감을 물었더니 친구들과 친해진 건 물론이고 반 분위기도 더 좋아졌다고 한다. 호흡을 맞춰 뛰어야 하는 2인3각 달리기, 미션을 더해 둘 이상이 함께 해야 하는 줄넘기, 선생님들의 이벤트 경기 등 교과서에는 없는 이야기가 운동장에서 만들어졌다. 

답답하고 더울 텐데 저희들 키만큼 훌쩍 자란 사회의식을 보았달까? 힘든 상황에서도 끝내 적응하고 이 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모습이었다. 

도시락 대신 급식을 먹었지만 이런 날은 무얼 먹어도 좋은 날이다.
도시락 대신 급식을 먹었지만 이런 날은 무얼 먹어도 좋은 날이다.


그 밖에도 달라진 운동회 풍경은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과 후 손 소독을 꼼꼼히 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고, 식사도 도시락 대신 급식이다. 학부모도 따로 마련된 자리에서 급식을 먹었다. 

매일 먹는 학교 밥이라 아쉬울 법도 한데 불평하는 얼굴은 없다. 이럴 땐 어른보다 아이들이 규칙을 더 잘 지킨다는 걸 알 수 있는 법!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선생님과 아이들이 힘을 모아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재미와 감동이 다 있는 시간이었다. 

마스크를 벗고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마스크를 벗고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2학기부터는 초등학교에도 운동회와 소풍이 재개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e알리미로 전해졌다. 어느 곳으로 떠날지 소풍 장소까지 아이들의 투표로 정해졌다. 학교에 따라 달리 운영되기 때문에 1학기는 달랐지만 2학기에는 대부분 이전으로 돌아갈 듯하다. 

천천히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려 노력하는 학교 풍경을 보며 희망을 느낀다. 마침내 돌아온 운동회 현장에서 그 오랜 시간 동안 훌쩍 자란 것은 아이들의 키뿐만이 아니라는 점을 느꼈다.



정책기자단 안선영 사진
정책기자단|안선영tjsdudrhad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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