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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덕에 행복했습니다

2022.12.07 정책기자단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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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들이 잔디 위로 슬라이딩을 했다. 순간 20년을 돌아 2002년이 겹쳐졌다. 난 지금 꿈속에 있는 걸까. 12월 3일 대한민국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12년 만이다. 기대 없이 보던 난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그 새벽 꽉 닫은 창문으로도 환호 소리가 들려 왔다. 이웃 상황도 비슷한가 보다.

가나와 우루과이전을 동시에 보면서 참 변덕스러운(?) 응원을 했다. 우리 경기는 끝났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가나와 우루과이전을 더 초조하게 지켜봤다. 경기장에 있는 선수들과 한국에 있는 국민의 똑같은 간절함이 전해진 걸까. 도하의 기적이 일어났다. 모든 게 신기하게 돌아갔다. 그런 경기를 각본 없이 봤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5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 앞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우리집은 축구 덕후인 아이 덕에 왠만한 해외 축구선수 신상까지 좔좔 외고 있다. K리그는 물론 EPL(프리미어리그), 라리가, 세리에 등 5대 리그까지 섭렵하느라, 이적 시장이 끝나면 굳어진 내 뇌는 과부하가 온다. 

그렇다 해도 고맙게 생각되는 건, 말도 표현도 없던 사춘기 자녀들을 끌어준 비법이 축구라서다. 골만 넣으면 되는 줄 알았던 나는 어느새 바나나킥이나 무회전 슛을 판단하고 있었다. 

3년 전, 호날두가 노쇼한 경기장에서 직관했다. 많은 사람이 호날두 옷을 입고 멀리서 찾아왔었다.
3년 전, 호날두가 노쇼한 경기장에서 직관했다. 많은 사람이 호날두 옷을 입고 멀리서 찾아왔었다.


그렇게 모두 기다린 월드컵이었다. 죽음의 조편성을 만나니 허탈해졌다. 가장 강력하다는 포르투갈이 눈에 들어왔다. 3년 전, 난 호날두 선수가 노쇼했던 경기장에 있었다. 그때 힘없이 돌아가던 팬들을 봐서 그럴까. 지고 싶지 않았다. 

16강에 오르고 소소한 움직임이 있었다. 포르투갈을 이긴 날, 일본 친구에게 축하 문자가 왔다. 그 덕에 오랜만에 안부를 전했다. 축구에 관심 없는 내 친구들조차 신나게 봤다고 이야기했다. 피로했던 요즘 이만한 회복제가 있을까. 신청해 놓고 계속 미뤄온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응원하던 광화문 광장.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했던 광화문광장.


요즘 주말이면 시위로 통행조차 어려웠던 광화문이다. 이번 월드컵 때는 많은 사람이 모여 함께 태극전사를 응원했다. 모두 한마음으로 모였다는 사실이 흐뭇했다. 

브라질전은 다치지 않고 끝까지 싸워주기만을 바랐다. 그냥 그거면 충분했다. 후반전 예상치 못한 백승호의 중거리 슛이 골문을 갈랐다. 승부를 가르는 골은 아니었지만 그 한 골이 어떤 골보다 값졌다. 적어도 나에겐.   

K문화축제에서 새로워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전시했다.
K문화축제에서 새로워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전시했다.


특히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여러 면에서 꽤 흥미로웠다. 월드컵 중 아시아 첫 단독 개최국이자 최초로 늦가을에 개최됐다. 발전하는 과학기술도 볼 수 있었다. 반자동 판독 기술로 오프사이드를 밝혀냈고, 공 안에 있는 가속도 센서로 호날두 골을 정정했다. 또 추가 시간이 몇 배로 늘어나 전후반 20분 넘게 받은 곳도 있었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조성된 태극전사 포토존.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조성된 태극전사 포토존.


굳이 아쉽다면 이번 월드컵에서 8강에 가진 못했다. 그렇지만 많은 국민이 큰 힘을 받았다. 여전히 선수들이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하는 인터뷰가 마음이 아프다.

후반전 브라질과 밀리지 않고 골문 앞에서 당당했던 모습이 아른거린다. 아픈 걸 참고 뛰어준 선수들의 인내심에 감복했고, 백승호, 조규성, 이강인과 같은 젊은 세대들이 주는 희망도 봤다. 손흥민 선수가 남긴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우리를 여러분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란 말 역시.

이전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태극전사 김민재, 손흥민, 황희찬 선수 등신대.
이전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태극전사 김민재, 손흥민, 황희찬 선수 등신대.


이제 오늘(7일) 그들이 입국한다. 맘 같아선 공항이라도 달려가고 싶다. 공은 둥글다. 끝까지 결과는 모른다는 소리다. 여기에 난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다. 둥글어서 모든 면이 땅에 닿는다.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중요하다는 소리다. 국가대표팀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은 마음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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