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픽시자전거의 사망사고가 학부모들 사이에 화두로 떠올랐다.
사실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는 것이 위험해 보인 것은 한두 해 된 일은 아니다.
픽시자전거는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었는데 사망사고로 그 위험성을 인지하게 된 것뿐이다.
그렇다면 이 픽시자전거가 뭐기에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픽시는 '고정 기어 자전거(Fixed-gear bicycle)'의 줄임말로 일반 자전거와 달리 기어가 고정되어 있다.
때문에 일반 자전거는 주행 중 페달을 멈춰도 바퀴가 계속 흐르지만 픽시자전거는 페달과 뒷바퀴가 고정돼 있어 페달을 멈추면 바퀴도 멈추고, 바퀴가 돌아가면 페달도 강제로 돌아가는 구조라고 한다.
그래서 자전거의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기 위해선 발로 페달을 꽉 잡아야 하는데 기술이 부족할 경우 쉽지 않다.
그런데 픽시자전거에 달려 나오는 '브레이크' 장치도 아이들 사이에선 없애는 게 하나의 유행처럼 정착했다고 하니, 이른바 '노(No)브레이크 픽시'로 스릴을 즐기는 아이들을 보면 간담이 서늘할 지경이다.
한 중학생이 브레이크 없는 픽시자전거를 타다가 사망한 사건으로 단속이 강화되었다. (출처=KTV)
실제로 지난 12일, 한 중학생이 브레이크 없는 픽시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다 속도를 줄이지 못해 에어컨 실외기에 부딪혀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이에 경찰청에서는 등하굣길 중·고등학교 주변에 교통경찰관 등을 배치해 도로 및 인도에 픽시자전거 주행 시 정지시켜 계도·단속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동호회 활동을 하며 자전거 도로를 중심으로 제동장치 없는 자전거를 타는 행위를 집중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도로교통법 제48조 1항에 근거해 적극적으로 픽시자전거 단속에 나선다고 밝혔다. (출처=경찰청)
경찰청의 픽시자전거 단속은 정말이지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다.
경찰청의 법률 검토 결과에 따르면 픽시자전거는 차에 해당하고 제동장치를 정확하게 조작, 운전해야 한다는 도로교통법 제48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18세 미만 아동의 경우 즉결심판 대상임에도 부모에게 통보하고 경고 조치할 예정이지만 이후에도 개선이 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면 부모에게 아동 학대 방임 행위를 적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 (보도자료) 개학기 제동장치 없는 '픽시자전거' 안전운전 의무위반 계도·단속 강화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온 가정통신문, 픽시자전거 이용 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점들을 계도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일제히 가정통신문을 배포하고 교육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내가 운영하는 공부방에 다니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학교에 픽시자전거를 타고 오는 아이가 있는데 등굣길에서도 바퀴 자국을 내며 멈추는 묘기를 부려서 너무 위험했다고 한다.
담임 선생님도 학부모에게 전화를 몇 번이나 걸어 픽시자전거 등,하교를 절대 금지시키고 혹시라도 픽시자전거를 타는 친구들을 보면 그 아이를 위해 꼭 선생님께 말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경찰청의 픽시자전거 단속 이후, 픽시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학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중학교 1학년인 아들과 친구들도 픽시자전거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다.
중학교 입학 후 많은 아이들이 픽시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사달라며 아침저녁으로 졸라대던 아들은 일단 잠잠해졌고, 일반 자전거를 타고 있지만 픽시자전거를 사겠다고 용돈을 모으던 아이들은 조용하다.
그리고 등굣길에 보니, 늘 픽시자전거로 떼 지어 등교하던 무리도 어쩐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아이들의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보면 늘 불안불안했다.
그렇지만 그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함부로 계도하거나 제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안타까운 사망 사건이 있었지만 다행히 법적 근거도 있고 경찰청이나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단속한다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
부디 아이들이 잠깐의 유혹이나 멋을 따르기보다 부모의 타들어 가는 속마음을 좀 헤아려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른들도 이제 지나치지 말고, 아이들을 위해 위험성을 인지시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다시 아이를 잃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 (정책뉴스) 브레이크 없는 '픽시자전거' 단속 강화…규정 위반, 사고 위험
우리의 삶과 정책 사이에
징검다리를 놓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