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은 저희만 하면 재미없죠? 모두 함께 불러주셔야 해요. 외국어지만 할 수 있죠? 제가 켄타레(노래해~) 하면 여러분은 오오오오 라고 외쳐주세요!"
관객에게 노래를 요청하며 마이크를 내밀고 있다.
무대에서 공연자가 말하자, 관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팝페라 그룹 스페스의 선창에 따라 관객들은 "오오오오" 라고 외쳤다.
흥겨웠던 만큼 후련했던 걸까.
복잡했던 명동 일대가 함께 부른 노래로 확 뚫린 듯했다.
의자가 없어 서서 구경하는 관객들.
지난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웰컴대학로' 축제의 일환으로 명동예술극장 앞마당에서 '웰컴프린지' 야외 공연이 열렸다.
열기 가득한 그곳에 내외국인이 모여 K-컬처의 매력을 만끽했다.
인디 밴드 공연, 마술쇼, 버스킹 등 다채로운 '웰컴프린지'는 '도심 속 무대'라는 기획 의도처럼 명동 거리를 특별한 공연 여행장으로 바꿨다.
9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진행되는 '웰컴대학로'는 2017년부터 매년 가을 대학로 일대에서 펼쳐지는 대표적인 공연관광 축제다.
특히 외국 관광객에게 파격적인 할인은 물론 지역 관광까지 결합해 K-공연의 매력적인 역동적인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웰컴대학로' 중 30분씩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는 웰컴프린지가 진행됐다.
이중 '웰컴프린지'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야외에서 펼치며 지나가던 사람들은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거리에는 활력을 주고 오가며 부담 없이 관람하기 좋다.
평소 또 문화를 접해보지 않았거나 한국 문화를 어떻게 알아야 좋을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이 '웰컴프린지'를 통해 조금씩 알아가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공연을 정할 수 있다.
음식으로 말하자면 문화 테스팅이랄까.
'웰컴프린지'는 올해 9월 말부터 10월 1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명동예술극장,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행돼 30분씩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내가 찾은 10월 8일은 추석 연휴 기간이라 더욱 많은 사람과 외국인으로 북적댔다.
친구가 보내준 오사카 엑스포 사진.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명동.
이처럼 활기 넘치는 명동을 찾게 된 것은 일본 친구가 보내준 사진 때문이었다.
얼마 전 친구는 오사카 엑스포에 다녀왔다며 사진과 함께 겨울쯤 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문자를 보냈다.
자연스레 이야기는 한국 관광지로 흘렀고, 명동을 궁금해하는 친구를 위해 정보를 찾다 '웰컴대학로 페스티벌'을 알게 됐다.
나도 친구에게 보내줄 멋진 사진 한 장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명동의 '웰컴프린지'가 열리는 명동예술극장 앞마당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이 몰려 앞마당에 세워둔 간이 의자에 앉지 못한 사람들은 바닥에 앉거나 서서 구경하고 있었다.
외국어는 물론 구수한 사투리까지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담당자가 리플릿을 가리키며 공연을 설명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다국어로 마련된 안내 책자.
외국인을 위한 기술도 선보였다.
스마트 글래스(AI 스마트 자막 안경)이다.
안내자에게 묻자, 그는 리플릿을 가리키며 "최신 AI 스마트 안경으로 실시간 다국어 자막을 볼 수 있는 공연(스마트 씨어터)들이 있다" 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스마트 글래스(AI 스마트 자막 안경) 안내판.
친구 같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소개와 할인 혜택이 담긴 글로벌 인터파크 티켓 사이트.
오래전 외국 영화관에서 이해를 못 해 흥미를 잃었던 기억이 스쳐서일까.
스마트 글래스의 존재가 몹시 반가웠다.
올해 처음 스마트 씨어터에 도입된 스마트 글래스는 공연 대본을 번역해 실시간 자막을 제공한다.
10월 한 달간 운영하는 스마트 씨어터는 외국인 관람객의 공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티켓을 최대 80% 할인해 판매한다.
또한, 공연 관람과 연계한 투어 코스와 맛집 소개 등 공연과 관광이 결합한 형태의 다양한 매력을 누릴 수 있다.
"와 저 노래는 아빠가 좋아하는 거잖아!"
팝페라 그룹 스페스가 공연을 하고 있다.
팝페라 가수들이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부르자 듣고 있던 아이가 옆에 앉은 아빠를 보며 말했다.
관객들은 흥겨운 듯 어깨를 으쓱였다.
국적은 달라도 감흥은 다르지 않았다.
외국인 관광객은 음률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워 보였지만, 영어 가사가 들리자 더 크게 환호했다.
내 기분도 흥겨워서인지, 바닥에 앉아도 불편하지 않았다.
'불편한 편의점' 출연 배우들이 극 소개를 하고 있다.
어린아이가 바닥에 앉아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팝페라 공연 후 곧 '불편한 편의점'의 공연이 시작됐다.
무대에서 빠르게 소품을 정비하는 동안 배우는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했다.
예전 책으로 읽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연극으로 보니 또 새로웠다.
"네가 만난 사람은 모두 힘든 삶을 살고 있어. 그러니까 모두에게 친절해야 해." 배우의 대사에 공감이 됐다.
긴 연극을 30분으로 간추린다면 너무 짧아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꽤 재밌었다.
동행한 딸의 웃음소리가 옆에서 계속 들렸다.
연극 내용을 꼬마 아이들은 이해했을까 싶기도 했지만, 얌전히 앉아서 관람하는 뒷모습이 대견해 보였다.
안내자들이 티켓을 제공하는 이벤트 안내판을 들고 서 있다.
내외국인들이 SNS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은 간단한 이벤트를 통해 공연 티켓을 제공했다.
한국어는 물론 외국어로도 적힌 홍보 안내판을 들고 서 있는 안내자들은 관객들을 불러 모았다.
외국인이 핸드폰을 들고 이벤트에 참가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특히, 올해 '웰컴대학로'는 공연 성수기인 10~11월에 진행되는 '2025 대한민국은 공연 중' 캠페인과 연계돼 시너지를 더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공연 중'은 전국 각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 정보를 국민에게 알리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천하는 대표 공연의 정보와 혜택을 소개하는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웰컴대학로 페스티벌'을 비롯해 '서울아트마켓(PAMS)', '리:바운드 축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등 주요 축제와 마켓을 통합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웰컴대학로' 리플릿.
10월, 문화의 달이다.
가을을 맞아 주변을 돌아보고 마음 가득히 문화의 감성을 담아보면 좋겠다.
특히 '웰컴대학로'같은 다양한 공연들이 많은 만큼 충분히 즐길 수 있으리라 본다.
나도 덕분에 딸과 함께 명동에 나가 친구에게 보낼 멋진 사진도 찍었다.
친구가 이 사진을 보고 겨울 휴가 때 한국의 진정한 멋을 찾길 기대한다.
K-문화, 한국인의 정이 어우러진 진정한 한국의 매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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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걷고, 두 번 더 생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