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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학습과 과제 작성 중 저작권법 위반 사항은?

공정이용 가이드라인이 밝힌 일상 속 AI 저작권 침해

2025.12.19 정책기자단 한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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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기말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 학교 e-클래스에 접속했다가 새로운 공지를 봤다.

'AI를 사용한 리포트 적발 시 F 학점으로 처리하겠다' 라는 교수님의 경고문이었다.

e-클래스에 공지된 생성형 AI 이용 금지 사항. 표절 검사를 통해 진위를 가리고, 적발 시 F 학점이 예고되었다.
e-클래스에 공지된 생성형 AI 이용 금지 사항. 표절 검사를 통해 진위를 가리고, 적발 시 F 학점이 예고되었다.

그러고 보면 요즘은 ChatGPT, Gemini 등 다양한 AI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누구나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성이 크게 보편화되었다.

불과 몇 달 전에 기사화되었던 대학가 AI 집단 커닝 사건도 있어서 그런지, AI 사용에 더 민감해진 것 같기도 하다.

같은 과목을 듣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자신은 혹시라도 부정행위 의혹을 받고 싶지 않아 AI 전용 '카피킬러'로 AI 유사도까지 점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직접 쓴 해당 기사 원문을 그대로 복사하여 AI 유사도 판독을 돌려보았다. 황당하게도 80퍼센트가 넘는 유사도가 출력되었다. 리포트를 제출할 때 필수적으로 돌리는 검사기인 만큼, 요즘은 AI가 인간을 사용하는 것인지 인간이 AI를 사용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직접 쓴 해당 기사 원문을 그대로 복사하여 AI 유사도 판독을 돌려보았다. 황당하게도 80퍼센트가 넘는 유사도가 출력되었다. 리포트를 제출할 때 필수적으로 돌리는 검사기인 만큼, 요즘은 AI가 인간을 사용하는 것인지 인간이 AI를 사용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런 한편 AI에게 일단 물어본 다음, '사람이 쓴 것처럼 자연스럽게' 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해서 AI를 사용한 티를 감춘다는 꼼수를 쓴다는 학우도 있어서 약간 충격을 받았다.

AI를 쓰지 않는 학생들은 괜히 손해를 보는 기분이 들고, AI를 사용하는 학생들은 점점 더 교묘해지는 이 상황 속에서 AI 저작물을 어떻게 이용해야 윤리적으로 안전한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정보를 찾아보던 중, 지난 12월 4일 새로 나온 AI 가이드라인을 발견했다.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에 대한 안내서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대국민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출처=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에 대한 안내서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대국민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출처=한국저작권위원회)

바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발표한 'AI 저작물 학습 공정이용 안내서'다.

AI 무단 학습과 저작권 문제가 끊임없이 화두에 오르고 있는 만큼, 보다 정확한 규정을 제시한 것이다.

사례와 가이드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안내서에서 발표한 '공정 이용에 해당하지 않는 사례'는 권리자 이익 침해, 이용 목적의 변형성 부재, 사회 공익적 목적 부재, 영리 목적 등 네 가지다.

그런데 안내서를 읽다 보니 미처 몰랐던 저작권 침해 사실이 있어서 조금 놀랐다.

시중에 판매되는 교과서나 문제집을 AI에 학습시켜 새로운 교과서나 문제집을 만드는 행위도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해당 항목에는 공부를 목적으로 문제집이나 강의 교본을 AI에 학습시키고 공유하거나 하는 행위 역시 포함한다.

내 주변에는 방학마다 자격증 공부를 하는 친구들이 많다.

이 중 문제집 일부를 AI에게 학습시켜서 유사한 문항을 만드는 문제은행식 공부법이 유행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준 적이 있다.

다 함께 만든 문제를 교환하거나, 자격증 준비생이 모인 카페 등에 올리기도 한다고 했다.

이번에 발표된 공정이용 안내서에 따르면, 해당 내용 역시 저작권법 위반이다.

당장 이번 기말고사를 해당 방식으로 준비하겠다는 동기에게 이 소식을 전해주었더니, 전혀 몰랐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친구가 이용했던 시험공부 준비 방법이라고 한다. 교재 통합본을 pdf로 준비하고, 그것을 AI에 학습시켜 문제를 만들어 푸는 식이라고 한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해당 공부법을 선택하고 있다.
실제 친구가 이용했던 시험공부 준비 방법이라고 한다. 교재 통합본을 pdf로 준비하고, 그것을 AI에 학습시켜 문제를 만들어 푸는 식이라고 한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해당 공부법을 선택하고 있다.

이미 지난 학기부터 ChatGPT를 이용해서 문제를 제작하는 식으로 시험을 준비해왔고, 주변을 둘러보면 AI를 쓰지 않는 것이 오히려 바보가 되는 분위기라 더 아무렇지 않게, 경쟁적으로 AI를 활용했다고 실토했다.

이러한 행위는 왜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할까?

답은 목적의 변형성을 인정하기 힘들며, 출판사의 경제적 이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상업적 이용으로 원작자의 권리를 침해하여 저작권법에 위반되는 사례는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우리가 웹 서핑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흔히 볼 수 있는 'AI 요약', 'AI 기사 브리핑' 등 뉴스 기사 원문 전체를 학습해서 요약하는 서비스도 저작권 침해라고 한다.

우리가 정책을 찾기 위해, 이슈를 보기 위해 키워드를 검색하면 AI 브리핑이나 AI 요약이 검색창 최상단에 뜨곤 한다. 이렇게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정보가 저작권 침해 사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니, 놀랍기만 했다.
우리가 정책을 찾기 위해, 이슈를 보기 위해 키워드를 검색하면 AI 브리핑이나 AI 요약이 검색창 최상단에 뜨곤 한다. 이렇게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정보가 저작권 침해 사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니, 놀랍기만 했다.

우리가 요즘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음원을 대량 구매하여 AI에 학습시킨 후 출력하는 'AI 커버 곡' 또한 상업적으로 이용하면 공정 이용 위반이다.

다양한 음악 플랫폼에서 AI 커버 곡과 진짜 사람이 부른 노래가 점점 무분별하게 섞이는 요즘, 적절한 제지와 저작권에 대한 올바른 경고가 필요해 보인다.

출처가 불분명한 대량 음성 정보를 이용해 가수의 AI 커버 음악을 만들어주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엄연히, 저작권법 위반 사례다.
출처가 불분명한 대량 음성 정보를 이용해 가수의 AI 커버 음악을 만들어주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엄연히, 저작권법 위반 사례다.

이 외에도 유료 이미지를 구매해서 AI 학습에 이용한 후 재생산하는 '이미지 창출' 사례 역시 공정 이용이라고 볼 수 없다.

기사에 사용할 사진을 편집하는 데 Adobe Photoshop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생성형 이미지 만들기 버튼을 몇 번 누르기만 하면 이미지가 바로 출력되기 때문에 편리한 한편 위기감이 들기도 한다.
기사에 사용할 사진을 편집하는 데 Adobe Photoshop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생성형 이미지 만들기 버튼을 몇 번 누르기만 하면 이미지가 바로 출력되기 때문에 편리한 한편 위기감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공정이용에 해당하는 사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AI 이용물이 '공정 이용'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원저작물을 재구성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AI가 학습하고 만든 결과물의 목적, 성격이 원저작물과 현격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습한 저작물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결과물, 세상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 등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애초에 저작권이 무료로 개방되어 있거나, 공유저작물이라 모두가 접근 가능한 형태의 저작물이라면 AI 학습에 활용하더라도 저작권법에 위배되지는 않는다. (출처=공유마당)
애초에 저작권이 무료로 개방되어 있거나, 공유저작물이라 모두가 접근 가능한 형태의 저작물이라면 AI 학습에 활용하더라도 저작권법에 위배되지는 않는다. (출처=공유마당)

또한, 이미 공공저작물로 공개되어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된 자료를 학습한 경우를 공정 이용이라고 볼 수 있다.

공개된 논문을 학습해서 요약문을 제공하도록 서비스하는 경우, 공공저작물로 공개된 논문의 자료를 학습한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더불어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해치지 않으면서 공익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된 자료 역시 저작권 위반 사례가 아니다.

AI를 사용하면서도 괜히 찜찜한 마음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었는데,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그 의문점이 한결 명확하게 해소된 기분이었다.

편리함을 이유로 생각보다 너무 많은 침해 사례가 일상에 침투해 있었음을 깨닫자, 새삼 사용자 개개인의 경각심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올해 안에 저작권위원회 누리집을 통해 최종 개정안이 발표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입력하고 누르면 바로 결과물이 출력된다는 장점 때문인지, 요즈음 특히 무분별한 사용 사례가 종종 목격되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지금 AI를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창작자들의 결과물 덕분이라는 것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저작권과 권익 보호를 위해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가 필요하겠다.

☞ 한국저작권위원회 누리집 바로 가기



정책기자단 한유민 사진
정책기자단|한유민ybonau@naver.com
생생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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