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혹시 내년 2월에 많이 바쁘니?"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던 11월, 갑작스레 내년 일정을 묻는 아빠의 질문에 급하게 머리를 굴렸다.
혹시 내가 중요한 날을 놓치고 있었던 건 아닐까 곰곰이 떠올려 보았지만, 엄마의 생일 외에는 특별히 생각나는 일정이 없었다.
2월 초에는 해외 일정이 있고, 그 이후에는 아직 별다른 계획이 없다고 답하자, 내년이 엄마의 칠순이라는 아빠의 말이 돌아왔다.
가족과 가까운 곳으로라도 여행을 가고 싶다는 말에 표현할 수 없는 공허함이 밀려왔다.
바쁜 일상에 치여 살다 가끔 주변을 돌아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른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부모님의 시계는 그보다 두 배는 더 빠르게 흘러가는 것만 같다.
엄마를 위한 가족여행은 책임지고 준비하겠다고 아빠에게 말한 뒤, 혹시 엄마를 위해 더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하다 여름쯤 스치듯 들었던 '노인일자리' 이야기가 떠올랐다.
수원시청 맞은편에 2026년도 노인일자리 모집에 관한 홍보물이 게시되어 있다. 지자체별 모집 일정이 조금씩 달라 지원을 희망한다면 담당자에게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엄마에게 노인일자리에 대해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물어보자, 엄마는 가끔 등산하다 만나는 이웃 주민이 알려주었다고 했다.
그분이 노인일자리를 통해 소소한 생활비를 벌어 손자들 용돈도 주고, 과일도 사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엄마는 큰 부담 없이 지역 사회에 봉사하며 매달 활동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아 보였다고 했다.
단순히 생활비가 부족한 거라면 내가 조금 더 챙겨드리겠으니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했지만, 돈을 떠나 무언가를 하고 있는 편이 더 낫지 않겠느냐는 엄마의 말에 그때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얼마 전, 마침 퇴근길에 노인일자리 관련 홍보물을 본 기억이 떠올라, 이번에는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일자리 서비스 사업으로,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사회활동 참여 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해 활력있는 노후생활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익활동형, 사회서비스형, 사회서비스형 선도모델 등 세 가지 정부 주도 사업을 중심으로, 기타 민간 및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사업도 함께 시행되고 있었다.
노인일자리 사업의 모집 시기는 통상 전년도 12월로,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2026년도 노인일자리 사업 모집을 진행 중이거나 이미 모집을 마친 상태였다.
실제로 내가 거주하는 경기도 내 다수의 시·군·구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12일까지 모집을 진행해 1차 접수를 마감한 상황이었다.
노인일자리도 다양한 유형이 있고, 지원자격의 제한 역시 존재한다. 노인일자리를 희망하는 경우 잘 알아보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출처=화성시청 누리집)
일자리 유형은 안전감시원, 환경정비활동, 시설 보조원 등 공익 중심의 활동부터 어르신들이 직접 운영하는 카페, 소규모 수작업까지 매우 다양했다.
가장 보편적인 공공형 일자리의 경우 근무 시간은 하루 4시간 이내, 월 10일 내외로 일반적인 근로시간보다 훨씬 짧게 구성되어 있었다.
엄마가 거주하는 화성시 노인일자리 사업의 경우 대부분 월 10일, 하루 3시간 활동으로 월 총 근무시간은 30시간, 임금액은 29만 원으로 안내되고 있었다.
사업 신청을 위해서는 몇 가지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만 65세 이상이며, 해당 노인일자리 사업을 시행하는 시·군·구에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
기초연금 또는 직역연금 수급자여야 하며, 다만 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생계급여 수급자, 정부 및 지자체 일자리 사업 참여자,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자(1~5등급)는 신청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엄마에게 현재 화성시에서 모집중인 노인일자리 사업을 정리해서 알려주며, 이미 지난 12일부로 모집이 마감된 활동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모집 중인 활동 역시 12월 중으로 마감될 예정이니, 관심 있는 활동을 추려서 다시 알려달라고 전했다.
대부분의 노인일자리 사업 신청이 오프라인으로 진행되거나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노인일자리 여기' 누리집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엄마 혼자 신청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노인일자리 여기 누리집 메인.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노인은 물론 노인 채용을 위한 기업 전용 페이지도 운영중이었다. (출처=노인일자리 여기 누리집)
참고로 '노인일자리 여기' 누리집은 현재 거주 지역에서 모집 중인 노인일자리 사업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내년도 노인일자리 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방문해 볼 만하다고 느꼈다.
다만 모집 인원이 한정되어 있고 이미 마감되는 활동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신청을 고려한다면 빠른 준비가 필요해 보였다.
한편 노인일자리 사업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미 마감된 사업의 추가 모집 가능성을 문의해 보았다.
담당자는 노인일자리 사업에 대한 수요가 매년 증가하면서 모집이 빠르게 마감되는 추세라고 설명하며, "이미 모집 마감된 사업의 경우 추가 모집 계획은 없지만, 중도 포기 등의 이유로 공석이 생기면 내년 1~2월 중 추가 모집 공고가 올라갈 수 있다." 라고 안내했다.
다만 추가 모집 역시 빠르게 마감되는 경우가 많고, 노인일자리 사업은 선착순 방식이 아닌 경우도 많으니 공고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지원해 달라고 덧붙였다.
화성시의 한 노인일자리 운영처는 이미 2026년도 모집이 마감되었다고 한다. 노인일자리는 추가모집이 드물기에 가급적 12월 이내 신청을 하고, 1~2월 중에는 추가모집을 노려보는 것이 좋겠다. (출처=노인일자리 여기 누리집)
엄마와 노인일자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노인일자리는 단순히 노동의 대가를 받는 것을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느꼈다.
사회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타인과 교류하며 소속감을 느끼고, 우울감을 낮추는 등 마음 건강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정 수준의 신체 활동을 통해 신체 건강 유지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노인일자리와 관련된 여러 연구에서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의미 있는 활동을 수행하고 스스로 번 돈을 사용하다는 경험이 내 가치를 찾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해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노인일자리 사업은 단순한 정책을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고 느껴졌다.
정부 역시 초고령사회 진입과 수명 연장이라는 사회 변화에 대응해 노인일자리 사업을 매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다만 이번에 직접 알아보며 느낀 점은, 양적인 확대만큼이나 정보 접근성이 낮은 노인들에게 해당 사업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누구나 쉽게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적·행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엄마는 주말까지 조금 더 고민해 본 뒤 다음 주 초에 노인일자리 신청 여부를 이야기해 주겠다고 했다.
내년도 사업에 신청하게 될지, 혹은 신청하더라도 최종 선발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여전히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무언가를 해보려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마음 한편이 든든해졌다.
노인이 대한민국 사회의 한 축으로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노인일자리 사업이 앞으로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폭넓게 확대되기를 바란다.
☞ (보도자료) 노인이 행복한 진짜 대한민국,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세요!
국민의 시선에서 정책 현장의 생동감을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