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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붙은 주차 딱지 한 장…법은 '보여줘야' 이해된다

법제처 '한눈에 이해되는 법령정보' 시각 콘텐츠 제공
국민 눈높이에 맞춘 법령 정보 전달 방식의 변화

2025.12.30 정책기자단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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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 딱지 한 장이 알려준 것, 법은 '보여줘야' 이해된다

걸어 다닐 때는 잘 몰랐다.

주차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주정차 금지 규정은 분명 존재했지만, 주차하면서 그 기준을 떠올려 본 적은 거의 없었다.

작년 출근길, 아직 주차장이 개방되지 않은 대곡역 인근에 차를 세워두었다가 주차위반 과태료를 부과받은 적이 있다.

주변에 다른 차들도 주차돼 있어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담당 부서에 문의해 보니 노란 실선과 점선 구간은 주차가 금지된 곳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면허를 딴 지는 오래됐지만 운전 경력이 길지 않아 도로 표시를 정확히 숙지하지 못했던 터였다.

주차 딱지 한 장은 꽤 뼈아픈 학습이었다.

한 번 겪고 나니 쉽게 잊히지 않았다.

차를 타고 다니며 체감하게 된 주정차의 어려움.
차를 타고 다니며 체감하게 된 주정차의 어려움.

최근 주차 단속과 관련한 공지를 직접 접하면서 또 한 번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횡단보도 인근에 주차했다가 단속된 실제 사례였는데, 단속 당시 촬영된 사진을 보니 왜 위반에 해당하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같은 공지에는 불법 좌회전 사례도 함께 안내되어 있었는데, 사진 위에 화살표를 직접 그려 '이 방향으로는 좌회전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한 방식이었다.

글로만 규정을 읽을 때보다 시각 자료를 통해 보니, 왜 단속되는지와 기준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 경험을 통해 느낀 건 분명했다.

법령을 '읽는 것'과 '이해하는 것'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극이 있다는 점이다.

◆ 글로는 헷갈리던 기준, 그림으로 보니 바로 이해됐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한눈에 이해되는 법령정보 제공 서비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법령정보센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한눈에 이해되는 법령정보 제공 서비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한눈보기'를 클릭하면 법령 내용을 시각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한눈보기'를 클릭하면 법령 내용을 시각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법제처가 운영하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는 '한눈에 이해되는 법령정보 제공 사업'을 통해 국민의 일상과 밀접한 법령 속 이해하기 어려운 조문의 내용을 다양한 시각 콘텐츠로 보여준다.

글 중심의 법령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를 정확히 짚어 국민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정차·주차 금지 기준을 한눈에 정리한 시각 콘텐츠.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정차·주차 금지 기준을 한눈에 정리한 시각 콘텐츠.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특히 주정차 금지 관련 시각 콘텐츠는 최근의 경험과 정확히 맞닿아 있었다.

횡단보도를 기준으로 10미터 이내가 주정차 금지 구역이라는 점이 그림으로 명확하게 표현돼 있었다.

그 밖에도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 버스 정거장 반경 10m, 보도 등 실제 도로 상황을 그대로 옮긴 이미지 덕분에 단속 기준이 머릿속에 바로 자리 잡았다.

◆ 세금도, 법도 구조를 보면 이해가 된다

지난 5월, 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공간인 근로자이음센터에서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의 기본 개념에 대해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세금의 구조와 용어를 설명으로 이해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세금계산서 기재 사항과 납부·환급 세액 계산 방법도 그림으로 제공된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세금계산서 기재 사항과 납부·환급 세액 계산 방법도 그림으로 제공된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세금계산서 기재 사항과 납부·환급 세액 계산 방법도 그림으로 제공된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세금계산서 기재 사항과 납부·환급 세액 계산 방법도 그림으로 제공된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그런데 법제처의 시각 콘텐츠를 살펴보니 상황이 달라졌다.

어떤 소득이 과세 대상이 되는지, 세금은 어떤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되는지, 간이과세 적용 여부는 어떻게 판단하는지 등이 그림과 표로 정리돼 있어 전체 구조가 한눈에 들어왔다.

말로 들을 때는 흩어져 있던 정보들이 이미지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어렵다'라고 느꼈던 세법 역시 표현 방식이 바뀌니 접근성이 크게 달라진다는 걸 실감했다.

◆ 집 계약과 근로기준법, 꼭 알아야 할 기준도 한눈에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정리한 시각 자료.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정리한 시각 자료.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정리한 시각 자료.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정리한 시각 자료.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전월세 계약을 할 때마다 헷갈리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역시 시각 콘텐츠의 효과가 두드러지는 분야다.

대항력 발생 시점과 계약 갱신 요구권과 같은 내용은 글로 읽으면 놓치기 쉽지만, 그림으로 보면 순서와 조건이 분명해진다.

연장·야간·휴일 근로 시 가산임금 계산 기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연장·야간·휴일 근로 시 가산임금 계산 기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기준법 역시 마찬가지다.

법정 근로시간과 유급 휴일 적용 여부, 연장·야간·휴일 근로 시 추가 수당이 발생하는 조건, 연차 유급휴가 산정 기준 등이 시각적으로 정리돼 있어, 자신의 근무 조건이 법 기준에 해당하는지 스스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상과 밀접하지만 정확히 알기 어려운 법령일수록, 이런 방식의 정보 제공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법은 아는 사람만의 것이 아니어야 한다

이번에 추가 공개된 시각 콘텐츠에는 자동차 타이어 소음 기준, 건축물의 채광·환기 기준, 기계식 주차장 구조처럼 조문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도 포함돼 있다.

법제처는 2025년 기준 총 533개의 시각 콘텐츠를 제공하며, 법령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환경·소방 등 분야를 중심으로 2026년 새롭게 추가된 시각 콘텐츠.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환경·소방 등 분야를 중심으로 2026년 새롭게 추가된 시각 콘텐츠.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이번 취재를 통해 법령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주차 단속, 세금, 계약, 근로 기준처럼 늘 곁에 있지만 막연히 어렵다고 느꼈던 규정들이 시각 콘텐츠를 통해 한층 또렷해졌기 때문이다.

법을 몰라서 생기는 불이익이 줄어든다면, 그 변화는 이런 작은 이해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누리집(law.go.kr)

☞ (카드뉴스) 어려운 법령정보 '한눈보기' 서비스로 쉽게 확인하세요!


정책기자단 정수민 사진
정책기자단|정수민sm.jung.fr@gmail.com
글을 통해 '국민'과 '정책'을 잇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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