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여지도는 우리나라를 남북 22개 층으로 나누어, 각 층을 한 권의 '첩'으로 엮은 지도책이다.
평소에는 접힌 상태의 책이지만, 22첩을 모두 펼쳐 이으면 세로 약 6.7m, 가로 3.8m에 달하는 초대형 전국 지도가 완성된다.
책에서만 보던 그 지도가 지난 12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1층 상설 전시실 '역사의 길'에서 펼쳐진 형태로 전시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찾아가 봤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갈 때는 늘 버스를 이용했는데, 이번에는 지하철을 타고 방문했다. 그런데, 이촌역에 내려 지하철 통로를 따라가니 '국립중앙박물관 지하보도 나들길'이 나왔다. 매일 버스만 타고 다녀서 이런 길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지하철과 박물관이 바로 연결돼 있다니.
심지어 그 길목에서 또 하나의 전시를 만났다.
마침 '한류, 세계 문화가 되다' 2026 국가브랜드업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던 것.
국립중앙박물관 지하보도 나들길
오늘날 한류는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문화가 됐다. 이런 한국 문화 유행의 양상을 담아 금관, 한글, 택견, 대취타, 갓, 음식 등 다양한 주제를 집약적으로 담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잠깐 들러 전시회를 구경하는데, 아이들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한 갓을 직접 써보며 거울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내가 꿈꾸는 미래와 사랑하는 한국을 자유롭게 표현해 볼 수 있는 병풍 체험 공간에 소망을 작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까지 그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한류, 세계 문화가 되다. 전시회까지 관람
이 전시회는 2월 25일부터 3월 2일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대동여지도를 보러 간다면, 가는 길에 잠시 들러 함께 관람해도 좋겠다.
간단히 한류 전시회를 감상한 후,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대동여지도를 찾아 1층 상설 전시실로 들어섰다.
이미 SNS에서 입소문이 난 탓인지, 평일인데도 관람객이 적지 않았다.
대동여지도
전시 설명
전시장 한가운데, 길게 펼쳐진 대동여지도 앞 사람들이 빙 둘러서 있었는데 사진을 찍거나, 손가락으로 특정 지역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설명문을 천천히 읽는 등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기고 있었다.
우연히 한 관람객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너무 경이롭지 않니? 우린 지금도 지도 앱 켜고도 도로 못 찾을 때가 많은데, 지도 없이 직접 돌아다니면서 저걸 만들었다는 거잖아."
그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대동여지도 관람객
한쪽에서는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작은 몸으로 휴대전화를 높이 들어 대동여지도를 촬영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담으려 손을 쭉 뻗으며 애쓰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얼마 남지 않은 방학, 많은 아이가 교과서 속 사진이 아닌 실물 크기의 대동여지도를 직접 마주하는 기회를 누려보길 바란다.
멀리서 본 대동여지도는 상상 이상으로 거대해 특유의 웅장함이 인상적이었다.
마침, 새로 산 휴대전화의 40배 줌 성능도 시험해 볼 겸 화면을 확대해 봤다.
40배나 당겨보니 위성이나 드론도 없던 시절에 어떻게 이런 작업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세심한 묘사가 돋보였다.
대동여지도의 섬세한 표현
이번 전시회는 박물관이 소장한 대동여지도의 고화질 데이터를 전통 한지에 출력해 제작한 전시물이다.
덕분에 원본의 섬세함은 살리면서도, 22첩 전체를 한눈에 펼쳐 보여줄 수 있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 뒤 남산타워
박물관을 나와 뒤편을 바라보니 멀리 남산타워가 보였다.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풍경이 유난히 맑았다.
이렇게 좋은 날씨, 아이들 또는 친구들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나들이를 나서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