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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엔 '문학'…문학주간 맞아 '힐링북콘서트'

'문학주간 2026'의 하나인 '힐링북콘서트'에서 '시(詩) 낭송'으로 진정한 쉼을 실현
책과 멀어진 직장인의 마음퇴근! 문학과 다시 만난 저녁

2026.09.21 정책기자단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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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궁금한 것이 생기면 책이나 자료를 직접 찾아보기보다 AI를 먼저 켜는 일이 많아졌다. 

궁금한 내용을 입력하면 짧은 시간 안에 필요한 정보를 정리해 주니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게 언제였는지도 까마득하다. 

특히 문학과는 더더욱 오랫동안 멀어져 있었다. 

학생 때는 국어 시간에 시와 소설을 읽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하면 수첩에 적어두기도 했는데,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에는 일부러 문학 작품을 찾아 읽을 일이 거의 없었다.

그렇게 출퇴근길에는 짧은 영상이나 뉴스, 업무와 관련된 정보를 보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검색이나 AI를 활용하는 루틴에 익숙해지던 차에 '문학주간 2026' 소식을 접했다.

문학주간은 작가와 독자가 직접 만나고, 낭독과 대화, 공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문학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다. 

올해도 주제 프로그램과 협력 프로그램, 전시와 참여 프로그램 등 여러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진행됐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니 종류가 상당히 많았다. 

그중 눈에 들어온 것이 전국 협력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힐링북콘서트 - 마음퇴근, 쉼을 읽는 저녁(9월): 곁을 내어주는 마음'이었다.

힐링북콘서트-마음퇴근, 쉼을 읽는 저녁(9월)
힐링북콘서트 - 마음퇴근, 쉼을 읽는 저녁(9월): 곁을 내어주는 마음 (본인 촬영)

무엇보다 '마음퇴근'이라는 제목이 끌렸다.

몸은 매일 퇴근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업무를 떠올리거나 내일 할 일을 생각하고, 휴대전화를 열면 내일 일에 참고해야 할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다 보니 항상 마음은 부담감과 '함께'였다. 

그런 저녁에 문학을 읽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시 쉬어갈 수 있다면 어떨지 궁금했다.

다만 막상 신청하고 나니 혼자 가는 것은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다.

오랫동안 문학 행사에 가본 적이 없었던 만큼 괜히 낯설고 어색한 마음에 용기가 나지 않아 친구를 데려가기로 했다.

친구 역시 고등학교 졸업 이후 책과 관련된 행사에 한번도 참여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래도 혼자보다는 둘이 낫겠다는 생각으로 퇴근 후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

문학주간 2026
문학주간 2026 (본인 촬영)

참가자에게는 사전에 읽어볼 '낭독글'이 문자로 전송됐다. 

김현 시인의 '이 별과 이미지 사이에서'와 같은 작품을 미리 읽어보고, 글을 읽으며 떠오른 자신의 사연이나 생각을 보내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현장에서는 참가자들이 보낸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직접 낭독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오랜만에 시를 읽으니, 처음에는 한번 읽고도 무슨 의미를 얻어야 할지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그런데 행사에서 함께 읽게 될 글이라고 생각해 다시 한번 읽어보니 처음엔 그냥 지나쳤던 단어가 눈에 들어와 문장을 읽으며 내 경험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평소 정보를 접하는 방식과 문학을 읽는 방식의 차이를 새삼 느꼈다.

검색창이나 AI에 질문을 입력하면 대체로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시에는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정답이 없이, 같은 문장을 읽고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처음에는 바로 이해되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오히려 그것이 문학을 읽는 재미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의 걱정과는 다르게 실제 현장의 분위기도 편안한 느낌이었다.

작품을 전문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어서 그냥 웃으면서 서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무언가를 잘 말해야 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니 나도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낭독 역시 기억에 남았다.

글은 눈으로 읽을 때와 소리 내어 읽을 때 느낌이 달라서, 이런 매력으로 독서 행사들에 낭독 시간이 그렇게 많았구나 하고 깨닫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힐링북콘서트-마음퇴근, 쉼을 읽는 저녁(9월)
힐링북콘서트 - 마음퇴근, 쉼을 읽는 저녁(9월): 곁을 내어주는 마음 (본인 촬영)

행사가 끝난 뒤에는 친구와 함께 늦은 저녁을 먹으러 갔다.

우리 둘은 모두 경제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평소 만나서 나누는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일 이야기, 주식시장 이야기, 돈 이야기, 앞으로의 계획처럼 현실적인 주제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밥을 먹으면서도 방금 들었던 시와 행사 이야기를 계속 나누면서 오랜만에 감성을 깨우는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친구 역시 행사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좋았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이후 처음 참여한 책 관련 행사여서 처음에는 자신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자리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와보니 편하게 즐기면서 오랜만에 새로운 지적 자극을 받은 기분이라고 했다.

나는 이번 경험을 통해 멀게만 느꼈던 문학을 다시 조금 더 가깝게 느끼게 됐다. 

두꺼운 소설 한 권을 당장 완독할 필요도, 시의 의미를 정확히 해석할 필요도 없이 그냥 '관심이 가는 북토크에 한번 가보고, 낭독회에서 작품 한 편을 들어보고, 시 하나를 읽어보는 것부터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문학이었지'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더불어 나처럼 오랫동안 문학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면 이런 프로그램이 문학을 다시 만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그날 이후 갑자기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된 건 아니지만 문학이 지금의 내 일상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다.

숫자와 정보, 빠른 판단에 익숙한 우리의 생활에 가끔은 이런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책을 통해 천천히 감정을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평소에는 잘 꺼내지 않던 자기 생각을 이야기해 보는 시간이 내게는 행사 이름처럼 힐링의 시간으로 다가왔다.

문학을 읽은 지 오래됐다면 문학주간 2026의 프로그램을 한번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어렵게 느껴졌던 문학이 뜻밖에 평범한 퇴근길의 새로운 즐거움이 되어줄지도 모른다.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아르코: 문학주간 2026 개막식 바로 가기

박세아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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