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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 따라, 낭만 따라…자전거 타고 누빈 '행복도시'
정책 기자가 직접 다녀온 가을 추천 여행지, 행복도시를 달리다
도심과 금강 자전거길, 원수산 MTB 코스까지 취향에 따라 행복도시를 즐겨요!
오랜만에 찾아온 주말 휴무일, 에어컨과 선풍기 청소를 마쳤다. 내년 여름을 부탁하며 가전제품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서니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이제는 정말 가을이 왔다는 것이 실감 난다. 부모님은 주말이면 근교로 나들이를 떠나시고, 나 역시 등산이나 자전거 라이딩을 즐긴다.
이곳저곳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는 편이라 숨겨진 명소를 찾아다니곤 한다. 그런 나에게 지인이 매력적인 장소라며 추천해 준 곳이 바로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였다. 업무차 정부세종청사를 자주 찾았지만, 여행을 목적으로 방문할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던 곳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도심형 수목원인 국립세종수목원을 방문했을 때 느꼈던 만족감을 떠올리며, 이번에도 행복도시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아침 일찍 기차에 몸을 실었다. 행복도시를 방문할 때 추천하는 이동 방법은 기차와 버스의 조합이다. 평소 대전 정도의 거리는 자가용을 이용하지만, 행복도시를 찾을 때는 대중교통을 먼저 고려하게 된다.

대전역에서 내려 간선급행버스인 BRT에 탑승해 약 40분을 이동하면 행복도시 중심부에 도착할 수 있다. 필자는 세종특별자치시청에서 내려 이날의 목적인 라이딩을 즐기기 위해 금강으로 향했다. 5분도 채 걷지 않아 금강 변에 도착했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전거를 빌리는 것이었다. 세종특별자치시에서는 '어울링'이라는 이름의 공공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다.
앱을 설치하고 간편하게 회원 가입을 마친 뒤 일일 대여권을 구매했다. 가격은 단돈 1000원이다. 대여 후 90분 동안 이용할 수 있으며, 이용 시간이 90분을 초과하면 30분당 1000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90분 이내에 반납하면 무료 이용 시간 90분을 다시 이용할 수 있다. 어울링은 만 15세부터 대여할 수 있으므로 가족 단위로 방문할 계획이라면 미리 이용 나이를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평소 타던 개인 자전거라면 기본적인 점검 후 바로 라이딩을 시작할 수 있지만, 공공 자전거를 이용할 때는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안전 점검을 하는 것이 필수다. 먼저 안장 높이를 자신에게 맞게 조절하고, 브레이크와 자전거 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천천히 움직여 보며 체인이 원활하게 작동하는지, 핸들 조작에 이상은 없는지 살펴보면 출발 준비는 끝. 안전을 위해 헬멧을 착용하는 것도 잊지 말자!

필자가 자전거를 대여한 곳은 금강보행교 남측(좌) 대여소였다. 자전거에 올라타 약 20초만 이동하면 행복도시의 명물인 이응다리(금강보행교)에 도착할 수 있다. 이날 라이딩의 출발점인 이응다리는 하단부가 자전거 전용도로, 상층부가 보행자 전용도로로 이루어져 있다. 덕분에 출발부터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보행자와 동선이 겹칠 걱정 없이 라이딩을 즐길 수 있었다.

다리를 건너 금강을 바라보며 본격적인 라이딩을 시작했다. 평소 한강에서 따릉이를 타곤 했기에 강을 끼고 달리는 풍경이 익숙할 법도 했지만, 이곳에서의 라이딩은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우선 한적함, 수많은 사람과 전문 라이더를 피해 주행해야 했던 한강 자전거길과 달리,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이 강했다. 몇 분에 한 번씩 자전거로 지나는 사람들을 마주하긴 했지만, 필자가 자전거를 타는 것 자체에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평소라면 이어폰을 끼고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달렸겠지만, 이날은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이렇게 다채로울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멀리서 들려오는 도시의 소음마저 새소리와 어우러지니 오히려 새로운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자전거길을 따라 몇 분 더 달리자, 전망대가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에서 살펴보기 위해 잠시 다리 위로 올라갔다.

'햇무리 전망대'는 다리 위에 조성된 전망 공간으로, 탁 트인 금강의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었다. 자전거를 타던 오전에도 전망이 훌륭했지만, 일출이나 일몰 시각에 맞춰 방문한다면 전망대의 매력을 한층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강은 자전거길에서 마주했던 풍경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울창하게 펼쳐진 풀밭과 금강으로 날아드는 새들, 그리고 습지가 어우러져 지금껏 경험했던 라이딩 풍경과는 분명히 달랐다.

잠시 숨을 고른 뒤 라이딩을 이어갔다. 중간중간 혼자만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금강의 풍경도 카메라에 담았다. 별도의 코스를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라이딩을 즐겼지만, 보다 체계적으로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고 싶다면 공식적으로 안내되는 자전거길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이응다리 남측 자전거 도로에서 출발해 금강 수변공원을 지나 학나래교에서 돌아오는 금강 수변공원 자전거길(약 8㎞)이 있다. 세종시청에서 출발해 한글공원과 합강정, 세종보 인증센터(무인 인증센터)를 거쳐 다시 세종시청으로 돌아오는 금강나루길(19.7㎞)도 추천할 만하다. 장거리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국가 지정 국토종주 자전거길인 금강 종주 자전거길(146㎞)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필자는 금강을 중심으로 라이딩을 즐겼지만, 자연 속 풍경보다 도심에서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행복도시 곳곳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실제로 어울링의 대여소는 생각보다 꽤 많았고, 도시 내에서도 자전거 도로와 자전거 전용 횡단보도 등 자전거를 이용하기 편리한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전거로 도심을 달리며 정부 기관과 산하 기관을 찾아보고, 힘들면 카페에 들러 음료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등 소소한 즐거움도 가득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평소 자주 다니던 한강과 근교 자전거길에 비해 자전거길 주변의 휴식 공간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이다. 오전과 낮 시간대에 라이딩을 즐기는 방문객들이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도록 차양막이나 다리 아래 의자, 간이 쉼터 등이 확충된다면 더 많은 사람이 찾는 행복도시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편, 세종에 거주하는 지인은 금강을 중심으로 행복도시 라이딩을 마쳤다는 나에게 진정한 행복은 해가 질 무렵 시작된다고 이야기했다. 넓게 펼쳐진 분지 위에 세워진 만큼 금강과 전망대, 특히 이응다리에서 바라보는 노을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실제로 검색 누리집에서 세종과 금강 여행 후기를 보면 이응다리를 중심으로 노을 지는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행복도시 여행을 계획한다면 노을 지는 시간대의 이응다리를 메모해 두자.
약 한 시간 반 동안의 금강 라이딩은 기존에 필자가 경험했던 라이딩과는 또 다른 매력이 가득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여유 있는 자전거 데이트를 원하는 커플에게도 꽤 좋은 관광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참고로 행복도시에서는 가족이나 연인 간 자전거 코스로 금강 변을 추천하고 있고, 액티브한 라이딩을 즐기는 동호인이나 청소년이라면 원수산에 있는 MTB 코스도 경험해 볼 것을 이야기하니, 취향에 맞춰 라이딩 코스를 계획해도 좋겠다.
다가오는 가을, 선선한 바람과 함께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행복도시는 어떨까? 딱딱한 행정 건물에 숨겨진 자연의 아름다움에 여유가 더해지니, 기존의 유명한 관광지에서 느낄 수 없는 행복감이 저절로 느껴졌다. 아직 이번 주말 나들이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면,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행복도시로 떠나보자.
* 위 사진들은 라이딩 중 주변 안전을 확인한 상태에서 완전히 정차 후 촬영했습니다. 자전거 운행 중 휴대전화 사용은 안전운전의무 위반에 해당해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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