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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명품부터 K-뷰티까지…국경 없는 '위조상품' 주의보
약 10년 전 필자가 중국에서 유학할 당시, 현지에서는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상당히 높았다. 이니스프리나 네이처리퍼블릭, 미샤 같은 국내 로드숍 브랜드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주변 외국인 친구들도 한국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다.

당시 함께 유학하던 러시아 친구도 한국 화장품을 중국에서 판매해 보고 싶다며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학생이었고 수출입 절차도 잘 알지 못해 실제로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몇 년 뒤 한국에 돌아온 후 친구의 근황을 물어봤는데, 2~3년 정도 소규모로 화장품을 수입해 판매하다 위조상품 문제로 금전적인 손해를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만 해도 필자에게 '짝퉁'이라고 하면 해외 명품 가방이나 의류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한국 화장품도 위조상품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은 오히려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K-뷰티와 K-팝 등 한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해외 유명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 브랜드 역시 위조상품의 대상이 되고 있다.
◆ 두 달 동안 위조상품 28만 점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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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위조상품 집중 단속 결과를 살펴보니 적발 규모가 상당했다. 관세청은 지난 8월 3일부터 9월 30일까지 전국 34개 세관에서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 집중 단속을 시행해 국내로 반입되려던 위조상품 28만 733점을 통관 단계에서 적발했다. 하루 평균 약 4700점이 국경에서 걸러진 셈이다.
가장 많이 적발된 품목은 완구·문구류로 9만 3862점, 전체의 33.4%를 차지했다. 이어 신변잡화 6만 9531점, 의류 3만 4789점, 가방류 2만 7298점 순이었고 화장품도 5596점이 적발됐다. 명품 가방이나 의류뿐 아니라 완구, 화장품, 전자제품, 건강기능식품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이 위조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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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K-브랜드 위조상품의 증가도 눈에 띈다. 전체 적발 물품의 96.6%는 해외 브랜드였지만, 국내 브랜드를 위조한 상품도 9571점이 적발됐다. 지난 5~6월 특별 단속 당시 4744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설화수·달바·AHC 등 국내 화장품과 BTS·아이브 등 K-팝 관련 굿즈도 주요 적발 품목에 포함됐다.
중국 유학 당시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 화장품에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직접 봤던 필자로서는 이런 변화가 더 와닿았다. 당시에는 해외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지도가 높아지는 모습이 반가웠다면, 이제는 그 인기를 노린 위조상품도 함께 늘고 있다는 점을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 해외직구할 때도 판매처부터 확인
이번 단속 결과에서는 위조상품이 국내로 들어오는 경로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반 수입 화물을 통해 적발된 물품이 14만 6323점으로 가장 많았지만, 특송·우편물품도 12만 9627점으로 전체의 46.2%를 차지했다.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직접 상품을 구매하는 해외직구가 익숙해진 만큼 소비자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필자도 국내보다 가격이 저렴하거나 국내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발견하면 해외 사이트를 찾아보곤 한다. 같은 제품이라면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세와 비교해 지나치게 저렴하다면 가격만 보고 바로 구매하기보다 판매자가 누구인지, 공식 판매처인지, 상품 설명과 판매 정보가 충분한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관세청도 위조상품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나치게 저렴한 상품은 위조 여부를 의심해 보고, 가능하면 브랜드 공식 누리집이나 공식 판매처를 이용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물론 가격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위조상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가격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면 구매 전 한 번 더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 '짝퉁'의 더 큰 문제는 안전
위조상품은 단순히 브랜드 이름이나 디자인을 베끼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이번 집중 단속에서는 피부에 직접 사용하는 화장품뿐 아니라 가전·전자제품,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위조상품이 적발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위조상품은 밀수 등 불법적인 경로로 반입되는 경우가 많아 정상적인 안전성 검증이나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위조 화장품이나 완구, 의류에서는 납과 카드뮴, 가소제 등 유해 물질이 안전기준을 초과해 검출될 수 있으며, 위조 가전제품은 화재나 감전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건강기능식품처럼 직접 섭취하는 제품이라면 건강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에는 의약품을 위조한 사례까지 적발됐다. 관세청은 지난 9월 해외에서 반입된, 이른바 '짝퉁 마운자로'를 분석한 결과, 성분 함량이 일정하지 않고 확인되지 않은 불순물도 발견돼 위조품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정 제품 자체보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위조상품의 범위가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넘어 의약품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피부에 바르거나 직접 섭취하는 제품은 잘못된 제품을 사용할 경우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구매처와 유통 경로를 더욱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 지나치게 싸다면 구매 전 한 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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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취재를 시작하기 전까지 필자에게 위조상품은 해외 명품을 흉내 낸 '짝퉁'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실제 단속 결과를 살펴보니 완구와 문구류부터 화장품, 전자제품, 건강기능식품까지 품목이 다양했고, 해외 브랜드뿐 아니라 K-뷰티와 K-팝 굿즈 같은 국내 브랜드도 예외가 아니었다.
관세청은 위조상품 피해 예방을 위해 ▲정품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상품은 위조상품인지 먼저 의심하기 ▲브랜드 공식 누리집 또는 공식 판매처에서 구매하기 ▲위조상품의 판매·유통이 의심되는 경우 관세청 밀수 신고센터 125로 신고하기 등을 안내하고 있다.
필자 역시 앞으로 해외 사이트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단순히 '한국보다 싸다'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하기보다 판매처와 상품 정보를 먼저 확인해 보려 한다. 10여년 전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를 직접 봤다면, 이제는 높아진 한류의 인지도만큼 국내 브랜드를 노린 위조상품 문제도 함께 살펴봐야 할 때다. 특히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처럼 몸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저렴한 가격보다 믿을 수 있는 판매처인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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