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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군 벌교의 꼬막여행

200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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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낙안뻘에 꼬리처럼 매달려 한낱 갯가 빈촌에 불과했던 벌교. 그러던 벌교가 ‘벌교 가서는 주먹 자랑도 돈 자랑도 하지 말라’ 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세를 떨칠 수 있었던 이유는 보성과 순천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이자 고흥반도 사람들이 벌교 땅을 밟지 않고는 외지로 드나들 수 없는 지리적 위치 때문이다. 또 하나를 꼽자면 대하소설 ‘태백산맥’ 의 힘이다. 아니 벌교 뻘밭에서 무진장 잡히는 꼬막의 힘이다. 한 됫박 막걸리에 꼬막 한 사발 까는 것을 큰 낙으로 즐겼다는 벌교의 장돌뱅이부터, 해맑은 유백색 빛으로 치장하고는 쫄깃하고 알큰한 몸으로 나랏님을 매료했던, ‘감기 석 달에 입맛은 소태 같아도 맛은 변치 않는다’ 는 참꼬맛의 그 맛. 살을 에는 듯한 찬 바닷바람 속에서도 뻘배를 띄워 꼬막을 캐는 아낙네들의 숭고한 땀이 배여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 맛은 누구를 막론하고 감동이다.
 
벌교서 맛보는 쫄깃 알큰한 참꼬막 …
겁나 거시기 허요!


예로부터 벌교에서 물 인심 다음으로 후한 것이 꼬막 인심이었다. 그만큼 벌교 뻘밭에서 엄청난 양의 꼬막이 생산되었던 것. 제사상에서 홍어 없어도 요놈의 꼬막만은 반드시 올라와야했고, 여자치고 꼬막무침 못하는 이 하나 없었다 하니 꼬막이 벌교를 대표하는 명물로 손꼽히는 것은 당연지사.
소설 ‘태백산맥’ 에서처럼 간간하고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꼬막은 가을 찬바람이 불어오는 10월 말부터 제법 쫄깃한 맛을 내는 데 이듬해 춘삼월까지가 제철이다.
 

모래밭에 사는 조개들과는 달리 진흙을 제 집으로 삼고 사는 참꼬막은 온몸에 거무스름한 갯뻘을 먹칠하고 있다. 주름 골이 깊고 껍질도 단단하다. 씻기에도 번거롭고 다루기가 꽤나 어렵다는 얘기다. 꼬막을 캐는 일도 그리 쉬운 게 아니다. 꼬막은 찬바람이 불어야 제 맛이 나기 때문에 천상 뻘일은 겨울이 제철이라는 것.

 
 
뻘빼를 타고 가르는 여자만의 개펄 풍경,
“워메 멋져부러”


벌교 갯사람들의 갯벌, 여자만. 남해안에서 가장 기름진 개펄을 자랑하는 여자만에서 나오는 참꼬막은 명성이 자자하다. 살이 찢어지는 듯 겨울 바닷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에도 갯가의 아낙들은 바지를 허벅지까지 걷어 올려 뻘 밭으로 들어간다. 한번 빠지면 못나올 정도로 가슴 깊이까지 들어가는 질퍽한 개펄. 그래서 산타클로스 썰매처럼 생긴 뻘배를 타고 뻘일에 나선다.
 

뻘배는 널빤지를 사각으로 오린 다음 한쪽 무릎을 올리고, 다른 한쪽은 노처럼 개펄을 차고 나가는 원리를 이용한 것. 왠만한 배보다 빠른데 보통 작업은 4~5시간 정도 걸린다. 해가 중천으로 떨어질 무렵, 머릿수건을 쓴 채 꼬막을 한가득 안고 뻘배에 몸을 싣고 귀환하는 아낙네들의 행렬은 마치 밀레 ‘만종’ 에서처럼 아름다움마저 느껴진다. 감히 살을 에는 듯한 그들의 고통을 예술과 견줄 순 없지만.

 
 
반드르르 윤기가 도는 꼬막, 꼬막정식에 군침도네잉

벌교꼬막은 삶아서 양념치 않고 그대로 까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절대 푹 익혀서는 제 맛을 내지 못한다. 일반 조개와는 달리 입이 벌어지지 않도록 삶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팔팔 끓여낸 물을 식힌 뒤 꼬막을 넣고 중불에서 삶아내야 한다. 이때 주걱 등으로 끓고 있는 꼬막을 한 방향을 계속 돌려줘야 입이 벌어지지 않는다.
벌교꼬막은 삶아서 양념치 않고 그대로 까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절대 푹 익혀서는 제 맛을 내지 못한다. 일반 조개와는 달리 입이 벌어지지 않도록 삶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팔팔 끓여낸 물을 식힌 뒤 꼬막을 넣고 중불에서 삶아내야 한다. 이때 주걱 등으로 끓고 있는 꼬막을 한 방향을 계속 돌려줘야 입이 벌어지지 않는다.
 
 

알맞게 잘 삶아진 꼬막은 껍질을 까면 몸체가 하나도 줄어들지 않고 물기가 반드르르르 윤기가 돈다.

영양학적으로 볼 때 벌교 꼬막은 무기질이 풍부하고 코발트가 많아 음주 해독이나 허약체질을 강화하는 데 좋다. 예로부터 수랏상에 빠지지 않고 올랐던 특산품일 정도로 영양만점.


 

태백산맥 문화기념관 옆 보성군 벌교읍 화정리. 벌교 꼬막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꼬막정식을 처음으로 소개했다는 홍도회관을 찾았다.

“꼬막은 크다고 다 좋은 게 아니구마잉. 알이 작고 갈색빛이 많이 도는 참꼬막이 맛이 좋지. 얼마 전에도 왜 태백산맥 작가님 알지라잉? 조정래 작가님이 오셨는데, 드실 때마다 감탄을 하시더라구.
아따~지금처럼 한창 꼬막 맛이 제대로 들 때 쯤 오셨음 좋겠구만….”

 

이어 달걀을 풀어 미나리, 부추, 당근 등 야채와 함께 꼬막살을 넣어 만든 고소한 꼬막전, 삶은 꼬막살을 부추 등과 함께 다진 양념을 재래식 장과 애간장으로 섞어 간을 맞춘 양념꼬막, 한번 삶아낸 꼬막 속살을 발라낸 다음 부추, 당근, 미나리 등 채소를 넣고 초양념으로 무쳐낸 알싸한 꼬막무침, 뜨끈한 속을 달래주는 꼬막탕까지 푸짐하게 한상 차려진다.

 
이어 달걀을 풀어 미나리, 부추, 당근 등 야채와 함께 꼬막살을 넣어 만든 고소한 꼬막전, 삶은 꼬막살을 부추 등과 함께 다진 양념을 재래식 장과 애간장으로 섞어 간을 맞춘 양념꼬막, 한번 삶아낸 꼬막 속살을 발라낸 다음 부추, 당근, 미나리 등 채소를 넣고 초양념으로 무쳐낸 알싸한 꼬막무침, 뜨끈한 속을 달래주는 꼬막탕까지 푸짐하게 한상 차려진다.
 
 
구석구석 남은 ‘태백산맥’ 의 흔적 … 한국 현대사의 아픔 재연
 
앞서 말한 것처럼 사실 꼬막을 벌교의 명물로 내세울 수 있었던 데는 소설 ‘태백산맥’ 의 역할이 컸다. 비록 픽션이지만 소설 속 배경이 된 벌교의 구석구석에는 일제시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소설의 현실감을 곱절로 높여준다. 염상구가 주먹패거리와 겨루던 철다리, 홍교, 현부잣집, 김범우네집, 중도방죽 등 소설에서 묘사되었던 모습 그대로다. 처음으로 만나는 곳은 바로 무지개다리인 홍교. 조선 영조 때 뗏목다리였던 것을 송광사 승려가 돌다리로 만들었다는 홍교는 지금까지 남아있는 홍교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다리다. 소설 <태백산맥>에서 홍교는 염상진 등이 유지들의 창고를 털어 굶주리고 있던 주민들에게 주려고 곡식을 모아둔 곳이다. 소설 속에서 품격 있고 양심을 갖춘 대지주 김사용의 집으로 그려지고 있는 김범우의 집도 가까이에 있다. 사랑채, 겹안채, 창고자리, 장독대, 돌담 등 그 모든 형태와 규모들이 대지주의 생활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한다.
 

홍교 아래 포구 쪽에 있는 소화다리는 우리 민족의 비극과 상처의 아픔을 가장 많이 품고 있는 장소였다.

소설 속에서 여순사건의 회오리에서부터 6.25의 대격랑이 요동치면서 남긴 피비린내의 현장이었다. ‘소화다리 아래 갯물에고 갯바닥에고 시체가 질펀허니 널렸는디 아이고메 인자 징혀서 더 못보겠구만이라.’ 라고 묘사되고 있다.

이 외에도 정하섭과 소화가 사랑을 나눴던 현부잣집, 염상구가 벌교의 주먹세계를 장악하기 위해 결투를 벌였던 철다리, ‘ 그 성이 워디 사람 헐 일엇간디라’ 고 묘사돼 농민들의 한이 서린 역사의 현장인 중도방죽, 임만수와 대원들이 숙소로 사용하던 전형적 일본식 건물인 ‘남도여관’, 좌우로 첩첩 산줄기들이 뻗어내려오다 문득 만들어낸 커다란 물사발 같은 율어의 지세 등…. 태백산맥의 무대를 돌며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되새겨볼 수 있어 더욱 가치있는 여정이다.

 
<여행 즐기기>
 

◎ 벌교 꼬막 맛있는 집
벌교읍의 홍도회관(857-6259),
거시기꼬막식당(858-2253) 등이 있는데 정식이 1만원에서 15000원 사이로 다양하다.

◎ 벌교 가는 방법
1) 호남고속도로 주암교차로 - 27번 국도 - 벌교
2) 호남고속도로 순천IC - 2번 국도 - 벌교

◎ 벌교꼬막축제안내
* 행사명 : 제 7회 벌교꼬막축제
* 주제 : 문학과 갯벌이 하나 되는 시간
* 일시 : 2008. 11. 14 ~ 11. 16 (3일간)
* 장소 : 벌교읍, 대포리갯벌일대.
* 행사안내 : 벌교읍사무소 061-850-5602
☞ 벌교꼬막축제 자세히 보기

◎ 태백산맥 주무대 걷기 코스 안내
부용교(소화다리)~돌 교회~현 부잣집~벌교 철교~중도방죽~옛 벌교 동초등학교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http://www.knt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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