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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녹음과 함께 ‘6월의 독서산책’

2022.06.03 정책브리핑 이정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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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녹음과 함께 ‘6월의 독서산책’

  • 6월 독서산책 하단내용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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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의 문턱, 그리고 장미의 계절을 만끽하며 6월의 추천도서를 소개합니다.

1. [문학]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김혜순, 문학과지성사

2019년 캐나다 그리핀 시 문학상, 2021년 스웨덴 시카다상을 수상하기 이전부터 세계 문단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인 김혜순의 신작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를 읽는 시간은 쉽지 않다. 눈을 반만 뜨고 읽어도 감정의 동요가 너무 크게 일어서.

전체 3장 중 1장 ‘지구가 죽으면’은 엄마를 잃은, 엄마의 죽음을 경험한 시인의 생체험에 대한 기록의 시들을 모았다. 눈물 없이 통증 없이, 내 엄마를 떠올리지 않고서는 페이지를 넘기기 불가능하다. ‘몸’의 시인이자 난해하고 철학적인 이 시인의 시를 읽고 논리가 아니라 이렇게 감정부터 꺾여버리게 된다니.

첫 페이지 <지구가 죽으면>이라는 시부터 그랬다.
“장의사가 아빠를 보여주었다/ 엄마가 관에 누운 아빠를 향해 소리쳤다/ 이게 무슨 짓이야!/ (…중략…) 그리고 곧 엄마도 죽었다/ 이게 무슨 짓이야!/ 이번엔 내가 엄마를 향해 소리쳤다/ 그다음 세상의 모든 저녁이 엄마의 피부로 만든 텐트 아래 있게 되었다/ 말하자면 나는 엄마의 얇은 피부 아래서 살게 되었다/ 언제나 어떤 죽은 생명체가 나를 감싸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내 얼굴을 내 손으로 감싸면 엄마의 얼굴부터 만져졌다.”

더 소개해도 된다면 79쪽의 <엄마란 무엇인가>라는 시도 펼쳐 보여드리고 싶다. “엄마는 나를 두 번 배신했다 첫 번째는 세상에 나를 낳아서 두 번째는 세상에 나를 두고 가버려서”라는 연으로 시작하는.

엄마가 죽고 나서야 엄마를 대면하게 되면 어쩌나. 아직 나는 엄마를 잘 안다고도, 모른다고도 말하기 어려운 사람인데.

이 시집을 정독하고 나니 알 것 같다. 여성에게, 한 사람에게 ‘엄마’라는 이 “사나운 애착(Fierce Attachments)”이 왜 생의 필수조건인지를. 우리는 거기서 태어났고 그 안에서 살았다. 우리가 거기를 벗어났다고 잠시 착각하고 있을 때까지. ‘엄마’는 우리를 배신하지 않고 ‘엄마’는 우리를 결코 세상에 두고 가버리는 법이 없다. 달은 잠들지 않는 지구를 무한한 힘으로 계속 돌 수밖에 없을 테니까.

_조경란 위원, 소설가

2. [인문예술] 경성의 화가들, 근대를 거닐다(서촌·북촌 편)│황정수, 푸른역사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까닭에 서촌과 북촌은 내게 꽤나 친숙한 곳이다. 사는 곳이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요즘에도 적어도 1년에 몇 차례씩은 서촌과 북촌 일대를 다녀올 일이 생긴다. 하지만 내게 이곳은, 경복궁을 중심으로 오래된 한옥들이 있고 각종 고미술상이나 화랑 등이 즐비한 지역이라는 곳 이상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이런 참에 황정수 선생의 이 책을 읽으니, 서촌과 북촌에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깊이 깨닫게 되었다. 조선 후기 궁중미술 관청인 도화서와 가까웠던 이곳은 광통교를 중심으로 서화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곳이기도 했으며, 이름난 화가들이 가까이 살며 교류하던 곳이기도 했다. 선생은 서촌과 북촌에 각각 한 권씩을 할애하여, 이 두 지역이 한국 근대 미술사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뜻깊은 곳인지 자상하게 알려주고 있다. 선생은 마치 입담 좋은 이야기꾼이 청중들에게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장승업에서 안중식, 이상범, 변관식에 이르는 한국 동양화가들의 삶과 예술을 이야기하고, 고희동에서 이승만, 구본웅, 이쾌대, 이중섭에 이르는 서양화가들의 굴곡진 예술의 삶을 전해주고 있다. 나혜석에서 천경자에 이르는 여성 화가들의 고단했던 삶의 이야기도 책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책에는 화가들의 여러 도판이 수록되어 있어 다양한 작품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특히 중요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수록하려고 애쓴 선생의 노력 덕분에 한국 근대미술사 입문서로서 안성맞춤인 책이 되었다.

_진태원 위원, 성공회대 연구교수

3. [사회과학] 동아시아 역사학 선언│강상규, 에피스테메

역사 이해는 과거의 해석에 그치지 않고 미래 전망에 영향을 미친다. 동아시아 한·중·일 세 나라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기 위해서는 지난 19세기 말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지역의 역사를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는 한국사, 중국사, 일본사라는 민족주의적 일국사가 아니라 한·중·일을 하나의 단위로 아우르며 민족주의를 넘어서는 지역사가 필요하다. 20세기의 역사는 흔히 양차 세계대전과 냉전 그리고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그려진다. 그 밑에는 서구중심적 역사관이 자리잡고 있다. 동아시아의 20세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와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이 책은 1894년 청일 전쟁에서 시작하여 1945년 원폭투하로 끝난 태평양전쟁의 종전에 이르는 일본이 저지른 ‘50년 전쟁’이란 새로운 개념으로 20세기 동아시아 역사를 조망한다. 저자는 그런 관점에서 동아시아에서의 냉전과 한반도의 분단, 일본 경제의 성장, 한미일 안보체제 형성, 중국의 부상과 미중 갈등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변동 과정을 일국사, 동아시아 지역사, 세계사라는 맥락을 자유롭게 오가며 종합적으로 조망한다. 중간중간에 배치된 62개의 간략하지만 명확한 주제별 노트가 독서에 즐거움을 더한다.

_정수복 위원, 사회학자/작가

4. [자연과학] 왼손잡이 우주│최강신, 동아시아

이 책은 우주의 가장 심오한 비밀이 오른손과 왼손을 구별하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왼손과 오른손을 구별할 수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무엇이 왼손이고 무엇이 오른손인가? 왼손과 오른손을 구별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심지어 왼손을 오른손이라 부르고 오른손을 왼손이라고 부른다 해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왼손과 오른손은 마주칠 수는 있지만 겹쳐지고 닮았지만 서로 다르다. 이를 물리학은 대칭이라 하고 최근까지 물리학자들은 자연법칙은 대칭성은 가지고 있다, 혹은 가져야만 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전기는 양극과 음극이 있고, 자기는 N극과 S극이 있다. 작용 법칙은 또한 반작용의 법칙이기도 하다. 입자는 스핀을 갖는데, 왼쪽으로 돌면 오른쪽으로 도는 것이 있다. 그런데 1956년 물리학자들은 중성미자는 오로지 왼쪽으로만 돌아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볼프강 파울리는 “신이 왼손잡이라니!”라며 경악했다고 한다. 이 책은 왼/오른쪽으로 구별로부터 시작하여 전기와 자기, 약한 상호작용과 끈이론까지 현대 물리학을 대칭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물리학자인 저자는 물리 전공자가 아닌 학생들이 물리학에 빠지도록 만드는 경이로운 능력의 소유자이고, 이 책은 그 놀라운 능력의 비밀을 슬쩍 보여준다.

_권복규 위원, 이화여대 의학교육학교실 교수

5. [실용일반] 놀이, 놀이터, 놀이도시│김연금, 한숲

저자는 커뮤니티 디자인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고 동료들과 함께 조경작업소를 운영한다. 어린이 눈높이에서 바라보고자 노력한 놀이터 디자이너의 고민을 담은 책이다. 그렇다고 어린이의 참여를 미화하지 않았다. “원하는 놀이터를 그려달라는 요구에 어린이들은 테마파크에서나 봄직한 놀이터나 자신이 경험한 놀이터를 그리기 십상이었다.” 놀이의 조건부터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어린이가 놀기 위한 조건은 단 세 가지, 시간, 공간, 친구다.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장소, 시간, 친구를 스스로 정할 수 있어야 한다. 어쩌다 남는 시간이 아니라 놀고 싶을 때 놀 수 있어야 한다. 공간은 놀이시설물로 채워진 놀이터여야만 하는 건 아니다. 모든 어린이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무료여야 하고 장애 어린이를 포함해 특정한 필요와 요구가 있는 어린이도 환대받아야 한다. 또한 혼자서도 놀 수 있지만, 항상 친구없이 놀 수는 없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우리나라만의 어린이 놀이터 제약 요소도 있다. 세대 간 공간 싸움이다. 흔히 보는 놀이터는 법적으로는 도시공원 중 하나인 어린이공원이다. 그런데 어린이공원이 동네에 하나밖에 없는 공원인 경우가 많다. 주민들은 어린이공원에서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한다. 체육 시설도 들어서고 경로당이 들어설 때도 있다. 어린이들의 놀이와 어른들의 생활이 공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저자가 새로운 놀이터를 디자인하여 조성하기 위한 회의에 참석한 경험이 인상적이다. 저자가 놀이를 어떻게 유발하고 연결할지 고민하고 상상하며 디자인한 내용을 설명해도, 회의 참석자들은 장바구니에 물건 넣듯 놀이기구를 챙기기 급급한 경우가 많다. 놀이는 보이지 않지만 놀이기구는 보이다 보니 놀이기구 중심으로 놀이터를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이 대목에서 속으로 뜨끔한 사람은 필자만이 아닐 것 같다.

저자는 놀이터를 보는 시선의 폭을 넓히자고 제안한다. 놀이터를 단지 어린이들이 노는 곳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세상에서 제일 처음 만나는 그들의 도시공간으로 보자는 것. 저자가 서울 양천구의 한 놀이터 시설물 아래에서 컵라면 먹는 어린이들을 만났다. 좁고 모래 먼지 날리는 그곳에서 굳이 라면을 먹어야겠냐고 물으니, 아이들은 더 맛있다고 답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놀이터와 아이들의 느끼고 경험하며 생각하는 놀이터는 다르다.

어린 시절 놀이의 기억, 놀이터의 추억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그 기억과 추억을 되살피면서, 오늘날 놀이터의 문제점을 고민하고 그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해보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린이 놀이터를 지나갈 때 한 번은 더 돌아보고 한 번은 더 생각하게 될 것이다.

_표정훈 위원, 평론가

6. [그림책/동화] 걸어요│문도연, 이야기꽃

묵묵히 자기 속도로 걷는 사람 이야기. 한 사람(여행객일수도 있고, 산책자일 수도 있는)이 노란 모자를 쓰고 빨간 배낭을 메고, 양손에 등산 스틱을 짚고 길을 걷기 시작한다. 잠자리와 나비와 무당벌레가 배웅을 받고 걷던 사람은 곧 길 위에서 복슬복슬한 강아지를 만나 함께 걷는다. 둘은 묵묵하게 우거진 숲을 지나고 징검다리를 건넌다. 잠시 멈춰 하늘을 같이 보고, 계곡의 출렁다리를 건널 때 손을 잡기도 한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지치면 잠깐 차 한 잔 하고 다시 걷는다. 그러다 많은 만남이 그렇듯 갈림길에서 헤어져 각자의 길로 간다. 걷는 사람은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그 길 끝에 해바라기 밭 사이, 푸른 바다가 보인다. 하지만 그 바다 또한 그에겐 끝은 아니다.

모든 길이 그렇듯 그림책은 인생에 대한 비유이자 은유로 읽힌다. 그런 점에서 그림책은 자신의 인생을, 누가 뭐라든 제 속도로 묵묵히 걷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런 은유에 기대지 않고 그냥 책장을 넘겨도 좋다. 글이 거의 없는 책인데 오히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 고요함이 좋다. 마치 내가 고요함 속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산과 들, 구름이 떠있는 하늘 아래를 걷는 것 같다. 자연의 색감이 따뜻하고 예뻐서 그림책 가득한 자연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그래서 그림책의 끝장에 이르면, 다시 돌아가 첫 장을 펼치게 된다. 어린이뿐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독자에게 호소하는 그림책이다.

_최현미 위원, 문화일보 문화부장

7. 10대를 위한 의학을 이끈 결정적 질문│예병일, 다른

건강한 사람도 몸이 아파 병원에 가는 사람도 언젠가 죽는다. 생로병사의 순환과정에서 예외인 사람은 없다. 의학은 이렇게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중요한 분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간의 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의학에 관한 객관적 사실을 접할 기회도 부족하다. 대부분 ‘질병과 치료’에만 관심이 집중된 탓일까. 의학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그 궤를 함께하며 인간의 히로애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가장 실용적이면서도 즉물적인 학문에 대해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사람들은 질병을 신이 내린 형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병에 걸렸을 때는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 신전에서 신의 분노를 풀기 위해 기도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일부 종교에서는 여전히 나약한 인간의 마음을 이용해 이런 치료법을 권하거나 시행하기도 하지만 21세기의 의료기술과 의학적 성취는 놀랄 만큼 발전해왔다. 예병일은 수천 년간 누적된 의학의 성취 중에서 결정적인 질문 일곱 가지를 선정했다. ‘질병, 해부, 마취, 수혈, 백신, 임신과 출산, 이식’은 인류의 삶을 뒤바꾸는 결정적인 요소에 해당한다.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전염병을 예방하고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인간다운 삶을 위한 고단한 과정이다. 그러나 우리는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역사를 움직이는 결정적 계기는 ‘좋은 질문’이었다. 인류가 생명 현상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도전하는 과정에서 오늘날과 같은 눈부신 성취를 이룩할 수 있었다. 미래도 마찬가지다. 미지의 세계를 향한 관심과 열정이 한발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 책은 인류의 끈질긴 탐구의 역사를 보여준다. ‘피를 공급할 수 있을까?’, ‘감염병을 막을 수 있을까’, ‘몸의 일부를 주고받을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은 난치병과 불치병에 대한 도전과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일들이 현실이 되었다. 꿈꾸는 사람을 누가 이길 수 있겠는가. 청소년들은 단순히 인류의 성취와 현재의 학문적 성과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의학 분야도 다르지 않다. 호기심을 가지고 계속 의문을 품는 사람이 인류의 삶을 개선하고 밝은 미래를 이끈다. 개인의 이기적 욕망보다 더 나은 공동체를 결정적 질문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 더 많이 읽혀야 하지 않을까. 우선 내 몸과 인류의 건강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 보자.

_류대성 위원, 『읽기의 미래』저자 


이 중에 당신의 마음을 울리는 책 한 권이 있기를 바라며!

다음 달에도 풍성한 책 추천과 함께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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