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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새 행정부 통상정책과 우리의 대응 방향

[트럼프 시대 한미관계]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연구위원

2016.11.24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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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연구위원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연구위원
트럼프 당선되자 세계경제와 무역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선거 기간 동안 트럼프가 내세웠던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얼마나 그리고 어떤 강도로 실행될 것인가에 따라 그 파급효과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트럼프가 신행정부 출범 즉시 TPP 철회 의사를 회원국들에게 통보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향후 보호무역주의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 최우선 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의 통상정책 방향은 당분간 보호무역주의적인 기조가 강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당면한 현실을 직시할 경우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얼마나 지속가능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트럼프는 선거기간 동안 철강, 자동차 등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린 러스트벨트를 돌며 미국의 일자리를 지켜내겠다고 목소리를 드높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무역을 희생양으로 삼고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급증을 비판하고 미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을 향해 화살을 쏘아댔다.

선거기간을 통해 고조된 미국내 보호무역 기조와 트럼프의 지지층을 인식해서 당분간 보호주의적인 조치가 상당히 강화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미국의 과거 관행과 경제 상황을 감안하여 반덤핑, 상계관세 등 합법적인 무역구제조치가 증가하고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외에 어떠한 보호무역조치를 어떤 강도로 취할 것이냐는 것이다.

선거기간 내내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했던 무역협정에 대해 살펴보자. TPP는 정식 서명을 거쳤을 뿐 발효 이전의 협정이기 때문에 미국이 가입을 철회할 경우 기대이익은 사라지겠지만 이미 향유하고 있는 효과와 이익이 후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NAFTA 등 이미 발효 중인 무역협정에서 탈퇴하는 것은 체결 상대국과의 외교적, 정치적인 문제 뿐 아니라 경제적 파장이 매우 크다. 이러한 이유로 트럼프 인수위가 밝힌 향후 통상정책 계획에서 취임 후 첫날 관련 당국에게 NAFTA 개혁에 따른 경제적 영향 조사를 지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또한 200일째 NAFTA 탈퇴를 고려하되 경제적 파장이 클 경우 캐나다, 멕시코와 각각 양자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내용만 보더라도 선거 기간 NAFTA로 향했던 불꽃 화살과는 상당히 온도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1995년 발효한 NAFTA가 이미 20주년이 지난 시점이며 현재의 경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 있어 NAFTA의 현대화 개정 요구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그러나 20년 이상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여했던 특혜의 무효화라는 극단적인 선택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맥락에서 내년 3월 15일에 5주년을 맞이하는 한미 FTA의 경우 미국의 이익을 더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으나 상호간 부여하는 혜택을 철회하는 방향의 역행적인 개정 요구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의 이익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이익에 더욱 부합하기 위해서는 이미 발효 중인 무역협정을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개정해야하며 과거로의 후퇴는 트럼프가 약속한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 산업의 보호와 무역협정의 파기를 통해 과거의 영광과 일자리를 되찾겠다는 트럼프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무역에 대한 화살은 곧바로 트럼프 자신을 향하게 될 것이다.

미국 국내에서도 트럼프의 극단적인 조치가 결국 미국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당분간 미국에서 보호무역조치가 강화되고 이는 다른 국가에게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기조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날 때까지 우리나라와 같이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경계를 낮출 수가 없다. 미국 신행정부의 향후 행로에 대한 억측으로 과도하게 우려하기보다는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내야 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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