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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농무기 연안사고 예방은 이렇게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2017.04.11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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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은 바다 안개가 잦은 남도 해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은 ‘안개’ 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져 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한편, 건조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배였던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 14일 짙은 해무 속에서 진행 항로에 있던 빙산을 제때 인지하지 못하면서 배가 빙산에 부딪쳐 대서양에 침몰하고 만다. 이처럼 해무는 신비롭고 아름답지만, 때로는 안전 운항에 치명적인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바로 지금이 그런 시기다. 최근 3년간의 해양사고 통계를 보면 총 5,210건의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짙은 해무가 발생하는 시기인 3월부터 6월까지에 1,615건의 해양 사고가 발생해 전체 사고의 3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바다에 안개가 끼면 그만큼 가시거리가 줄어 충돌이나 좌초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해빙기 기상변화와 해무가 해양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운항 부주의나 정비 불량 등의 인적 과실(human error)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안사고가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안전 부주의’에 의한 사고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갯바위나 갯벌에서의 고립사고, 항·포구에서의 차량 추락사고, 방파제나 테트라포드에서의 낚시객 추락사고 같은 연안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야외 활동이 시작되는 봄 행락철을 기점으로 연안사고가 증가하고, 물놀이가 활발한 6월부터는 익수, 표류, 고립사고가 급증하고 있어 행락객들의 안전의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해양 체험캠프나 해양 레저스포츠 활동 중에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제정된 ‘연안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하였다. 이 법에서는 인명사고가 자주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높은 장소에 대해서는 출입을 통제한다든지 연안체험활동 운영자와 안전관리요원들은 반드시 안전교육을 받도록 하는 사고의 예방을 위한 규정을 두고 있고, 안전수칙 준수에 대한 규정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법률 시행 이후 일선 현장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간담회와 토론을 통해 국민안전처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넓혀나가고 있다. 또한,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현장의 애로 및 건의 사항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지자체와의 꾸준한 협업을 통해서 위험지역에는 경고판을 설치하거나 추락 방지턱을 마련하는 등의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국민안전처는 연안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감독 활동을 해왔지만,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각종 위험 상황을 제재·관리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도 연안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위험 상황에 대해 보다 실질적인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되어 법률 시행 전보다 더 큰 예방 효과를 거두고 있다.

손자병법에서는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을 최상의 전략으로 친다. 되풀이 되는 연안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일선 해경관서에는 현장 안전관리에 보다 힘쓰고, 국민들은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면서 연안체험활동을 즐긴다면 더 이상의 해양안전사고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비로우면서도 멋스러운 해무가 드리워진 바다에서 봄 향기에 흠뻑 취하기 전에 우리의 안전의식부터 먼저 챙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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